많은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에만 신경쓰는데, 자유가 진짜로 중요한 것임. 민주주의의 논리적 토대가 자유에 있음. 세상을 살아갈수록 인민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음.
선진국의 기준은 경제 성장을 통해서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는 것임.
지금은 동성애자가 이슈지만, 장애인을 생각하면 자유민주주의의 의미를 파악하기 용이함. 신체적 장애가 개인이 하고자하고 되고자하는 바를 이루는데 큰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선진국임.
물론 이렇게 하기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감. 한국에서 명절마다 장애인이 고속버스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GDP의 액수가 아니라 GDP를 높여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임.
다리가 불편하거나 쓸 수 없는 사람이 일상적 이동에 제한 없이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교통체제가 갖추어져야함. 대중교통, 도로, 공공시설의 모든 인프라를 장애인을 위해 추가로 갖추는 것을 의미함. 이를 갖추기 위한 비용은 정말 비쌈. 일반인들이 이동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투입하는 비용보다 수십수백배의 비용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투여됨. 예를 들어 당장 시내, 시외, 고속버스를 모두 바꿔야 함. 경제가 발전하지 않으면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음. 그래서 경제발전이 중요한 것.
장애인을 위해 추가 시설을 하는 것이 특혜가 아니라, 모두가 당연히 누려야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유의 확대임.
비용만이 문제가 아님. 장애인이 버스를 타기 위해서 리프트를 내리고 올리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가 기다리는 공공의 의식과 합의도 필요함. 그 합의가 상식이 된 사회가 수준 높은 사회임.
자유의 확대란 개인이 가지는 여러 제약과 한계를 타파해 나가는 것임.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이 같은 권리를 가지고 살 수 있게 하는 것. 이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게 자유임.
개개인 모두가 스스로에 대한 각자의 자유로운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 권리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것임. 자유민주주의보다 더 급진적이고 더 평등한 이념은 아직까지는 없음. 자유주의의 폐기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진보적 해석이 좌파가 살 길임.
동성애 문제도 마찬가지. 동성애를 좋아할 필요도 동조할 필요도 없음. 동성애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이성애자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임. 장애인을 보고 편하게 느끼게 되지 않듯, 동성애자도 마찬가지임. 하지만 사회적 다수가 느끼는 이러한 불편한 감정을 넘어서 사회적 소수가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함. 그게 바로 진보임.
이런 불편한 감정을 없애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적 훈련과 교육이 필요함. 집단적으로 이러한 훈련과 교육이 되어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고 그렇지 않은 사회가 후진국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기타 서비스업을 이용할 때 장애인을 자주 마주치면 선진국이고, 모두가 획일적으로 사지가 멀쩡하면 후진국임. 성적 지향이 다수의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개인이 누려야할 사회적 행위에 제한이 있는 사회가 후진국이고 그런 제약이 없는 사회가 선진국임.
지구상에서 가장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는 동성애자를 잡아서 태형에 처하고, 그 다음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는 동성애자를 잡아서 투옥하고, 가장 자유로운 국가는 동성애자에게 이성애자와 같은 가족 생활의 권리를 부여함.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지 않는 진보는 모두 가짜임.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공동체 좋아하지 말 것.
문재인 정부에서 우선 순위로 동성애 문제를 삼을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음. 하지만 동성애자들의 권리 찾기 운동이 진보고, 자유민주주의의 원리에 더 적합함. 문재인 정부가 이들로부터 욕먹는다고 불만 터뜨리지 말 것.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토론에서의 발언은 표를 얻는데는 도움이 되었을지라도 자유의 확대라는 입장에서 욕먹어 쌌음. 명시적으로 지지하지 못하겠으면 입이라고 닫고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