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하고 얘기하다보면 제일 짜증나는게 언론기사 몇 개 검색하고 우기는 것. 데이타 해석하면서 라면사설 써대면, 대꾸하자니 시간 낭비고 그냥 두자니 답답하고. 관점의 차이는 인정하고 넘어가면 그만인데 이런건 참... 


언론에서 고용보험 가입자의 40만 증가의 원인이 15시간 단시간 근로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보도하니까, 마치 단시간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40만 증가의 주원인인줄 아는데, 그거 아님. 


아래 그래프는 고용노동부 블로그에서 퍼온 전년 동월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수. 15시간 단시간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 허용 법제가 통과된 것이 올해 7월인데, 보다시피 그 이전에도 고용보험 가입 노동자수가 30만명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였음. 


전년 동월대비 6월 가입자수 증가분이 34만명이고, 9월 가입자수 증가분이 40만명이니, 단시간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 허용의 효과는 최대 6만명 정도임. 이는 고용보험에 가입되는 안정된 임노동 일자리가 전년 대비 올해 약 34만명 증가했다는 것임. 이러한 증가분은 작년 동기간 보다 증가율이 높음. 작은 증가분이 아님. 


임노동 일자리에서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가 적용되지 않는 일자리보다 괜찮은 일자리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4대 보험 중에서 고용보험의 적용 기준이 가장 까다로움. 고용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은 4대 보험이 모두 적용된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음.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은 사회안전망에 포함되는 노동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임. 더욱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을 상기할 것.





통계로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완전무결하고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는 그런 경우는 별로 없음. 통계는 항상 일시적으로 이상하게 튈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음. 몇 가지 통계를 교차 체크해서 일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게 중요함. 


경활조사에서 상용직이 증가했고, 가계동향조사에서 임노동자의 소득이 증가했고, 행정자료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였음. 모든 조사가 일관되게 괜찮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임노동직이 증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음. 


기업규모별로는 300이상 대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보다 높음. 이러한 대기업 고용증가 현상은 2018년에 뚜렷하게 나타남. 2017년과 16년에는 그렇지 않았음. 


이 모든 조사가 뭔가 잘못되었을 일말의 가능성이 물론 전혀 없지는 않음. 하지만 여러 결과를 종합할 때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은 임노동자의 괜찮은 일자리는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여기서 벗어난 결론은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가정을 해야 함. 





고용보험 통계를 보면 한가지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농림어업의 증가분이 제로라는 것. 이는 농림어업 종사자가 전년 대비 5만명 이상 늘었다는 경활조사와 일치하지 않음. 고용통계에서는 농림어업 종사자가 오히려 약간 줄어든 듯. 


농림어업 종사자는 고용보험에 해당되지 않는 자영농이나 초단시간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경활조사에서 늘어난 5만명이 모두 자영농이라는건 뭔가 이상함.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음.  


농업인구 증가는 그래서 판단 유보임. 의심되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통계로 직접 확인되는 것은 아니니 좀 기다려 볼 생각.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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