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양권모 칼럼: 문재인 정부의 토건 본색


차마 이럴 줄 몰랐어요. ‘토건 대통령’ 때의 삽질을 문재인 정부에서 겪게 될 줄 짐작이나 했겠어요. ... 개발과 토건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자유한국당 뺨치는 것 같아요. ... 모욕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런 토건 잔치는 ‘MB 따라하기’ 같아요.


이 문제로 화난 진보 분들도 많고, 문재인 정부 비판안하고 뭐하냐고 한 마디씩 하는 분들 많은 듯. 


최저임금 문제로 어용지식인 벌써 다 죽었냐고 한 마디 한 적 있는데, 이 번에도 마찬가지. 어용지식인도 아무나 하는거 아닌 듯. 그러길래 토건 욕은 왜 그렇게들 하셨는지. 


이 블로그에서 꾸준히 얘기했듯, MB의 4대강이 꼭 나쁜게 아님. 경기가 다운되고 마땅한 수단이 없을 때는 삽질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함. 특히 경기 하강으로 불평등이 확대될 때는 삽질이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도 있음 (요기서도 얘기). 이 얘기 하고 다니다가 민주당 인사들과 진보 분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문재인 정부도 결국 삽질을 하고야 마는 것. 


일자리 통계를 통해서도 여러 번 얘기했듯, 건설경기만 과거 정권처럼 유지되었으면 작년 일년 내내 떠들었던 고용참사도 그 정도가 상당히 달랐을 것. 고용에 가장 큰 문제가 생긴 집단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저소득 여성층이 아니라 40대 남성임을 기억할 것. 한국의 경제 구조상 40대가 무너지면 가계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감. 이들 완화시켜주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함.  


올해도 상당한 수준으로 최저 임금이 인상됨. 작년처럼 일자리에 문제가 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보수 측에서 생난리를 칠 것은 명약관화. 최저임금은 이미 올리기로 했고, 복지도 확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정책을 필수있는 정치적 동력을 유지할 것임? 40대 남성의 고용을 유지하고, 자영업의 반발을 억누를 가장 좋은 수단이 무엇임? 지역에 돈 풀기에 삽질보다 더 나은 수단이 현재 있음? 추세적 경기 하강을 예측하면서 돈을 풀지 말라는 것은 또 뭐임? 


작년 연말 통계로 민간소비가 증가하니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나오는데, 1년 내내 종말이 다가오는 듯이 얘기하다가 이제서야 뭔가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 작년에도 삽질을 해서 경기를 유지했으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도 달랐을 것. 올해 삽질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작년에 삽질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이 문재인 정부의 패착. 


물론 예타면제가 가진 문제점들이 있음. 하지만 삽질을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현재 나은 정책임. 복지확대와, 최저임금인상, 소득증대 정책은 그것대로 또 해야. 


진보의 토건울렁증을 이 번 기회에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람. 





Ps. . 소득주도성장으로 진보의 성장 울렁증도 극복했으면. 1인당 GDP로 경제 성과를 측정하는걸 많이 비판하는데, 문제가 있는거 다 알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보는 딱 한 가지 지표만 선택하라면, 1인당 GDP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것보다 더 나은 지표는 아직 없음. 온갖 삶의 질을 측정하는 인덱스를 살펴보면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역시 1인당 GDP임.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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