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7.16 컴퓨터의 한계 (8)
  2. 2009.06.17 파이의 크기와 분배 (7)
  3. 2009.06.10 신경제와 경제위기 (5)
  4. 2009.05.30 중국에서도 제조업은 사양 산업 (2)
정보통신혁명이 20세기와 같은 비약적인 생산력을 가져오지는 않을거라는 신경제 비판론자들의 요지는 간단하다. 정보통신혁명이 서비스산업의 비약적 생산력 발전을 "아직은" 동반하지 않는다는 거다.

컴퓨터 사용은 60년대부터 꾸준히 늘었다. 90년대에 퍼스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사람들이 컴퓨터를 피부로 느끼지 시작했을 뿐이다. 중요산업에 중앙컴퓨터는 우리가 PC를 쓰기 이전부터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그래도 컴퓨터 칩의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컴퓨터의 연산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지 않냐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맞다, 컴퓨터 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하급수적 발전이 생산력의 기하급수적 발전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인간의 능력이 그에 맞춰서 늘지 않기 때문이다. 수백가지 저널이 출간되자마자 도서관에 갈 필요없이 내 이메일로 출간 사실을 통보해 오고, 인터넷 접속 만으로 논문을 받아볼 수 있지만, 내가 그 저널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없을 때와 마찬가지로 궁둥이 붙이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가 어떤 쌈빡한 아이디어가 있을 때 가지고 있는 데이타를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단시간 내에 복잡한 모델을 돌려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을 논문으로 쓰기 위해서는 옛날에 타자기로 썼던 것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만큼을 라이팅에 보내야 한다.

인간이 손과 머리로 직접 해야 하는 서비스를 기계와 로봇이 대신해주는 발전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즉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인간이 만족할만한 자동화, 로보트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20세기에 봤던 급속한 생산력 발전을 신경제로 다시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ps1. 전기모터는 1800년대 초에 발명되었지만, 전기가 일상의 삶을 바꿔놓은건 20세기 중반이다.

ps2. 오트론 대신에 스타크래프트하는 게 발전인 건 분명한데, 자치기 하다가 오트론하는 발전만 못하다.

ps3. 아이팟이 워크맨보다 훠~얼씬 좋기는 하지만, 라이브 연주회가 아니면 음악이 없었던 시절에서 워크맨 듣던 것과 비교해서 훠~얼씬 덜 혁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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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6 2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피노키오 2009.07.16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스카이넷(양사모가 아니라 터미네이터의 그 스카이넷)이 싫어요.

  3. getabeam 2009.07.17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잘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전신환으로 돈부치고 은행에서 줄서서 돈 찾고, 증권 거래 하려면 종이에다가 써서 창구 직원에게 건내주고, 이런 형태에 비해 집에서 24시간 외환거래 하고, 휴대폰으로 실시간 오더내리는 현상황은 기하급수 적인 발전을 보인게 아닌가요? (아,금융은 서비스 산업으로 분류가 안되나요?)

    • 바이커 2009.07.17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20세기의 발전은 미국에서 영국으로 돈 보낼 때, 배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기간만큼 걸리던 시간을 전신환으로 보내고 은행에 줄서는 시간으로 단축시킨거고, 정보통신혁명은 그걸 집에서 인터넷 하는 시간으로 단축시킨거죠. 발전이긴하나, 아직은 20세기 만큼 비약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 오돌또기 2009.07.17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술발전에도 결국 한계효용(편익)체감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미대륙 발견 이후에 이를 뛰어 넘는 발견은 나오질 않았...

    • 바이커 2009.07.18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새로운 기술혁신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의 IT가지고는... 어렵다는게 신경제 비판론자들의 주장이죠. 바이오가 뭔가를 해줄줄 알았는데, 별로 그래보이지 않고요.

      이렇게 될 경우 파이를 키워 나눈다는 20세기를 관통한 경제운용원칙이 도전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클린턴-블레어의 노선도 지속가능성이 없는 반짝 구호에 그치게 되고요.

      신경제 부정론자들이 맞고, 앞으로 생산성 향상이 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파이는 안커지지만 나누기는 해야 하지 않냐는, 분배 중심의 경제 운용 원칙에 대한 얘기가 대두될 수 밖에 없는거죠.

미국(유럽) 경제의 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 그 전과 비교해서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다가 1990년 후반 이후 급속히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일컬어 "신경제"라고 한다

사람들은 1970년대 이후 왜 성장률이 줄었을까 묻지만, 실상 진짜 질문은 도대체 왜 20세기에 경제성장률이 그토록 높았을까 물어야 한다. 20세기의 경제성장률은 인류역사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다. 수많은 발명과 사상이 만개하던 19세기의 성장률도 1970년대 이전의 20세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미국의 집안을 그린 영화를 보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0년대의 모습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그로부터 60년 전인 1890년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방2개인 집에 5명도 못살게 법으로 정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당시에는 7-8명이 조그만 방에 사는게 당연했다. 뉴욕의 거리에는 돼지새끼들이 우글거렸는데, 사람들은 돼지가 있는게 좋다고 여겼다. 이유는 돼지가 똥을 먹어서 거리를 청소하기 때문이다. 냉장고가 없으니 모든 집안이 음식 썪는 냄새로 진동을 했고, 집에 상하수도가 모두 없으니, 인간과 쓰레기가 구분도 되지 않았다.

파이를 키우는게 우선이고, 그렇게 큰 파이를 결국 다 같이 나눠먹어 모두가 좋아진다는 성장 우선 경제 논리는 인류 역사에서 오직 20세기의 일부 짧은 기간 동안만 실현된 찰라의 논리다. 그 짧은 기간을 제외한 수천년의 인류 역사가 파이를 키우는 것 보다 분배가 더 중요한 경제 원리였다.

며칠 전에 포스팅한 신경제에 논의는 21세기도 정보통신의 발전 때문에 20세기와 같은 비약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세기가 될지 아니면 성장보다는 분배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될지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신경제라 일컬어졌던 1995년 이후의 빠른 경제 성장이 실제로는 단지 통계상의 오류에 불과했다면 1970년대 이후 지속된 느린 경제성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이는 다가올 21세기는 20세기와 같은 영광의 세기는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복지국가는 빠른 성장 속에 같이 사는 분배시스템을 구축한 경우다. 이 경우 설사 성장이 조금 느려져도 안정된 사회로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속에 분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사회는 경제 성장이 느려지는 시점에, 사회적 불안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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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hataday 2009.06.17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문단은 꼭 우리나라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거기에다 추가로 이념문제가 골치 아프게까지 하고 있으니...

  2. 기린아 2009.06.17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과도한 복지라는 개념을 쓰지 않는다면 과거 유럽의 저성장은 뭘로 설명을 해야 할까요? 그냥 운빨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적절하려나요?

    • 바이커 2009.06.17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GDP 성장률

      Year; LME; CME
      1961-73: 4.3; 5.1
      1974-84: 2.5; 2.4
      1985-98: 3.2; 2.3

      LME: Liberal Market Economy
      CME: Coordinated Market Economy

      이 정도 차이면 과도한 복지라고 얘기하기에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 기린아 2009.06.18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1%면 꽤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60년대는 미국도 진보의 물결에 휩쓸리던 시절이다, 이러면 뭐...

    • 바이커 2009.06.18 0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차이는 순전히 "노동시간"의 차이 때문이죠. 시간당 생산성으로 따지면 오히려 CME가 약간 앞서죠.

  3. 피노키오 2009.06.18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왜 20세기에 경제성장률이 그토록 높았을까?라고 저한테 물으신다면 지하자원 + 과학기술 + 유통의 발전 + 신분제 타파 + 자유경쟁 때문이었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20세기 말에 경제성장이 낮아지는 건 모든 가치가 화폐로 교환되어야 소비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바이커 2009.06.18 0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니뭐니해도 "과학기술의 적용"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21세기 과학기술의 발전과 적용이 20세기에 필적할만한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죠.

      자유경쟁과 신분제 타파는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문제 같군요.

미국의 생산성 향상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과거의 통계 수치에서 보여줬던 것과 달리 형편없이 낮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비즈니스위크지에 나왔다.

정부의 공식통계는 연간 1.7%의 생산성 향상이었지만, 이는 정부 통계가 엉터리이기 때문이고, 진짜는 1.3%에 불과하고, 제조업만 따지만 1998-2007년 사이에 평균 0.8%로 추락한다는 거다. 0.4%가 뭐 대순가 하는 분들 있겠지만, 이거 대수다.

이 얘기는 "신경제"론자 들이 얘기했던,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얘기가 모두 틀렸다는 얘기다.

폴 크루그만이 자신은 신경제를 믿지 않는다고 하더니만, 결국 그렇게 증명되나?

별로 중요하게 안들리겠지만, 이 얘기는 1990년대 이후의 경제에 대한 핵심 논쟁이고, 현재의 경제 위기를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한 요소다. 생산성 향상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거품을 키웠다는 비판이 많이 있었다.

통계가 이렇게 엉터리가 된 이유는 수입 물품에 대한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란다. 언듯 읽어도 쉽게 이해가 안될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이렇다. 1000불에 팔리던 같은 기종의 컴퓨터가 이제는 800불에 팔린다. 생산성이 향상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주로 1000불 컴퓨터에서 200불에 수입하던 부품 가격이 50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000불에서 800불로의 생산성 향상은 대부분 수입 가격이 차지하는 거다.

그런데 수입품은 이미 기종이 업그레이드되어서 50불짜리가 아니라 업그레이드된 200불짜리를 대부분 수입한다. 하지만 가격변화와 기종변화가 같이 추적되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된 200불짜리를 여전히 과거의 그 기종으로 통계를 잡는거다. 반면 미국 제품들은 추적 조사가 아주 잘 이루어진다.

그 결과 1000불에서 800불로 20% 생산성 향상된게 대부분 미국 내에서의 생산성 향상으로 잡히게 되는거다. 사실은 모조리 수입품의 가격인하임에도 불구하고. 이 현상을 밝혀낸, 나카무라와 스타이슨 교수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로써 컴퓨터의 보급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 더 많이 이루어졋는데, 왜 생산성 향상은 주로 컴퓨터 제조업에서만 주로 관찰되는지에 대한 오랜 의문은 풀린 셈이다.

이 논쟁은 돌아가신 양신규 교수님의 논문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나는 작년에 미국의 경제위기를 보면서 그 분에게 여기에 대해서 묻고 싶었다. 아마 관련된 학자들은 벌써 누가 옳았는지 누가 틀렸는지 추가 검증하기 위해 팽팽 돌아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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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hataday 2009.06.10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생각에 물품의 단가인하가 반드시 생산성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저 내용을 잘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 바이커 2009.06.10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드시 그런 건 아닌데, 전체 평균으로는 그렇습니다. 요소투입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가지고 계산하는 수 밖에 없거든요.

  2. 기린아 2009.06.11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결론대로라면 컴퓨터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도 별게 없었다, 가 되는건가요?

    • 바이커 2009.06.11 0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그렇게 되죠. 90년대 후반의 급속한 생산성 향상은 모조리 꽝.

      이게 진짜 맞는지는 앞으로 치열한 논쟁이 되겠지만요.

  3. 바람계곡 2009.06.11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린아/
    기술혁신이 생산성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증명된 사실 아닌가요? 미국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신경제에 관한 이야기니까 아마 미국이 아닌 다른나라의 생산성 향상을 미국의 신경제장미빛으로 착각했다. 정도가 확인된 사실 아닐까 싶은데요.

클린턴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의 칼럼

http://robertreich.blogspot.com/2009/05/future-of-manufacturing-gm-and-american.html

"1995-2002년 사이에 미국에서는 제조업 일자리가 11% 줄었고, 일본은 16%가 줄었다. 개도국도 예외는 아니다. 브라질은 20%가 줄었고, 중국은 15%가 줄었다."

신경제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라이시가 제시하는 Symbolic-analytic work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의 The Work of Nations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비록 크루그만이 Peddling Prosperity에서 이 책의 내용을 비판하긴 했지만, 그래도 건질 내용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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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갈매기 2009.05.30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인이 포스텍에서 청호나이스 회사의 사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 요즘엔 중국 대기업들이 베트남 등으로 생산지를 이전한다고 하더군요.

  2. 바이커 2009.05.31 0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국 제조업이 얼마나 임금 압박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중국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과거 국영기업의 낮은 생산력이 자본주의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제고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