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사. why we still need English majors

 

쉴러 인덱스의 쉴러 교수 책을 소개하며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 이공계나 경제학의 숫자 이해도 중요하지만, 스토리텔링이 결국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 그렇기에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전공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기사는 말한다. 

 

거기에 더해서 이 기사는 Deming & Norary의 연구를 소개하며, 이공계 전공자들은 10년 정도 일하면 원래 배웠던 스킬이 옛날 기술이 되어버려서 일자리를 떠나기 시작하는데, 인문계 전공자들은 고소득 경영자 자리를 꿰차기 시작한다. 청년기에는 STEM 전공자가 잘나가지만, 중년이 되면 전공간의 소득 격차는 거의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럼 한국은?

 

2006년에 당시 한참 떠들던 이공계위기론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있다. 공저자 덕분에 일반공개가 되지 않던 2000년 센서스 세부 자료를 이용할 수 있어서, 전공에 따른 좋은 직장 취득 확률을 계산했었다. 여기서 좋은 직업이란 세부직업별 취업자의 학사 학위 소지 비율이 평균보다 1 표준편차 높은 직업으로 규정하였다. 

 

아래 그래프가 연령에 따른 전공계열별 좋은 직업 취득 기대확률이다. 취업을 한 후의 조건부 확률을 헤크만 모델로 계산한 것이다. 노란색 줄이 공학계 전공자의 좋은 직업 취득 확률, 청색줄이 인문계 전공자의 좋은 직업 취득 확률이다.

 

중요한 건 위 WP기사에서 보고한 패턴이 한국에서도 발견된다는거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는 공학계가 잘 나가지만 30대 후반 이후에는 인문계와 공학계의 처지가 역전된다. (그래봤자, 의약계는 넘사벽으로 저 위에 존재하지만)

 

좋은 직업 취득 확률이 그렇다면, 고위직 취득 확률은 어떨까? 젊을 때는 고위직 진출이 어렵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공별 고위직 취득 확률이 중요해진다. 직업세분류의 "의회의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의 취득확률을 전공별로 계산했더니 공학계 출신도 인문사회계와 다르지 않았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다른 전공대비 공학계의 고위직 취득 확률이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위 그래프에서 좋은 직업 취득 확률 넘사벽, 의약계는 고위직 취득 확률은 다른 전공보다 낮았다. 

 

그래서 논문에서 내렸던 결론은 공학계 출신자들의 양극화였다. 대학에서 습득한 기술이 빠르게 노화하여 좋은 직업 노동시장에서 탈락하지만, 신기술을 계속 습득하여 노동시장에 성공적으로 남은 공학계는 다른 계열 전공자와 다를 바 없이 고위직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20년전 자료이고, 현재는 변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는걸 볼 때, 나이가 들수록 공학계 전공의 메리트는 낮아지고, 인문계 전공의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커지지 않을까 싶다. 공학을 전공하고 계속해서 좋은 위치에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에 반해 인문사회계는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가 나이가 들수록 빛을 발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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