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촛불시위을 접한 명박통을 첫마디가 "초 구입할 돈이 어디서 났는지" 자금출처를 조사하랬다지.

명박정부의 돈본주의 국정 철학은 면면히 흐른다. 진중권 교수의 중앙대 재계약 거부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된다. 자리와 돈을 조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치사빤스 국정운영 원칙. 돈본주의 국정운영 원칙에 감명받은 독특한 감성의 인간들이 연기자고 논객이고 가리지 않고 무조건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하고 그러는 것 같다. 돈줄을 조이면 다 해결되지 않겠어?

프레시안에 올라온 박원순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도 같은 내용을 증언하고 있다.

"기부나 후원하는 기업을 조사하거나 협박하나?"
"그런 일이 많이 있었다. 협박이라기보다는 '왜 그런데 협력하느냐' 하는 전화를 걸어오거나, 직접 와서 얘기하는 사례도 있다. 내가 아는 것만 수십 건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압박감을 느끼나?"
" 당연히 느낀다. 그러니까 기부와 후원이 다 끊어지고 있지 않나. 지난 정부 시절과 비교하면 완전히 썰물이다. 희망제작소나 참여연대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여성 단체, 시민 단체 등에 대한 지원이나, 기업과 하던 협력사업 등이 거의 다 정리 됐다."


2.
사회학에서 한 사회를 이해할 때 구조적(structural) 측면에서 이해하는 입장과 행위자(agency)의 특성에서 이해하는 입장이 갈리는데, 나는 보통 구조적 이해를 중시하는 편이다. 헌데 명박정부를 보면 어떤 때는 구조적 이해보다는 행위자와 통치자 개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한 사회를 훨씬 더 잘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이 대통령 한 명 바꿨다고 이 모양으로 변화하는 이유가, (1) 사회구조는 원래 권력자 개인의 의지에 좌우되는 물러터진 성격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건지, (2) 대한민국 권력구조가 민주주의 선진국과 달리 견제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언제든지 독특한 일 개인의 등장에의해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는 집중성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 아니면 (3) 구조적으로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데 지난 10년간 카리스마넘치는 민주주의 지도자에 의해 억눌려졌던 것인지, (4) 권력을 행사하는 agency들이 구조를 무시하는 카르텔을 짜서인지, 잘 모르겠다.


3.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이런 시국에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가 어떤 편에 서있는 사람인지는 분명한 것 같다. 박원순 변호사도 같은 느낌을 받나보다.

"지금 정국을 어떻게 보나?"
"그 동안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왔고 실제로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기계적 균형과 중립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지금까지 쌓아왔던 원칙과 상식과 제도가 하루아침에 엎어지는 것을 보면서 '정치가 바로 서야 하겠구나' 생각 하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심각하게 느끼나?"
"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공동선을 회복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것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이 모순되지 않는 상황이다. 군사 독재 시절, 민정당과 신민당 사이에 중립이라는 게 있을 수 없지 않았나. 지금 그런 판국이 돼 가는 것 같다."

"어떤 점에서 특히 문제를 느끼나?"
"10년, 20년 쌓아온 것들, 이를테면 표현의 자유와 같은 부분이 상당히 무너지고 있다. 위기다. 공무원도 그런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줄을 선다'는 것들 말이다. 또 21세기 가치보다 과거 20세기적 토목 사업이 다시 복원되고 남북문제도 완전히 냉전적 회귀를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모든 분야가 후퇴와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대한민국에서 소통잘하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 1위라지? 박원순 변호사의 인터뷰 일독을 권한다.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은 인터뷰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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