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중앙 기사


일독을 권함. 독일, 스웨덴, 미국의 예를 들어서 어떻게 하면 진보의 장기 집권이 가능한지를 잘 설명하고 있음. 


전두환 시절 "민주주의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싸우다가, 김대중 정권의 등장으로 드디어 그 꿈을 이루고, 이제는 목표가 정권 교체가 아니라 장기 집권이 된 것. 


장기 집권 전략을 두고 시건방을 떤다거나 오만하다거나 뭐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 있을텐데 그거 아님. 반공이데올로기, 재벌중심 발전전략, 저부담 저복지 전략을 채택했던 국가에서 포용적 성장, 복지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진보의 장기 집권이 반드시 필요함. 


복지 국가로 이행하기 위해, 진보의 장기집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임. 다른 나라도 진보의 장기 집권을 통해서 20세기를 위대한 진보의 시대로 만들 수 있었음.  


진보 아젠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진보의 장기 집권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했음. 아마 아래 링크한 2011년 포스팅이 처음일 것. 


2011년 포스팅: 30년 집권


민주당 싱크탱크에서 스웨덴, 독일, 미국의 예를 드는 걸 보니 무척 반가움.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아는 분들에게 진보 아젠다 실현을 위해서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장기 집권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할 때 다소 황당해 하던 모습이 기억남. 


30년이나 50년이 아닌 20년으로 장기 집권 목표 기간이 짧다는게 아쉽다면 아쉬움. 아마 대통령제의 특성 상 그 이상 연속 집권은 어렵기 때문일 것.  


미국 관련해서 한가지 덧붙이자면, 미국은 1935년부터 1997년까지 무려 62년 동안 단 4년을 빼고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음. 예산을 결정하는 하원을 민주당이 60여년간 지배했기 때문에 천조국이 지금의 천조국 모습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아래 그래프가 위키에서 긁어온 미국 상하원의 의석분포임. 


미국 복지 시스템인 Social Security, Medicaid, Medicare, 실업보험, 아동복지 등이 모두 민주당의 장기 집권 때문에 가능했던 것.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의료보험 확대도 2007-2011년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기에 가능했던 것. 이 짧은 민주당 지배 기간 동안 이룩한 성과가 바로 오바마케어임. 지금 미국이 엉망인 이유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한국의 민주주의자들도 사이좋게 한 번씩 정권을 차지하면서 좌우 균형을 맞춘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함. 


다당제로 진보정당의 역할이 있다는 판타지에서도 빨리 벗어나야 함. 


민주당과 진보의 대세 장악을 위해서는 예전에 김기식 전의원이 얘기했던 빅텐트론과 같은 연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야. 월간중앙이 보도한 민주당 싱크탱크 전략 보고서에도 이 내용이 여러차례 나옴. 독일 기민당의 연합정치, 진보의 울타리를 해체시켜야 비로소 중심정당이 될 수 있다, 패치워크 정당, 지붕정당 전략 등등등 모두 같은 얘기임. 


아마 지금 직접 얘기는 못하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민주평화당과도 합칠 수 있어야 함. 민주당에 오고 싶어하는 의원들도 다 받아줘야 함. 정의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문빠라면서 순혈주의 주장하는 분들 많던데, 문재인 정부 망하라고 고사지내는 것과 같은 것. 


빅텐트 정당을 통한 장기 집권의 실질적 초석 마련. 


이게 다음 국회의원 선거의 목표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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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임. 


상황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지만, 선거 결과가 나오면 한 판 정리가 됨. 이래서 선거는 자주 해야 함. 선거가 너무 많다고,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만들고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 하자는 의견은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선동이라고 생각함. 


이 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첫번째 의의는 누구나 생각하듯 한국에서 정당의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정체성을 가진 전국 정당으로 앞으로 모든 변화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것. 삼당합당으로 시작된, 민정당 계열 정당이 중심축이 되고, 진보정당들이 이합집산하며 민정당 계열 정당에 대항하던 그 구조가 붕괴됨. 


앞으로 상당 기간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축을 잡고, 보수 계열 정당들이 이합집산하며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항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 


그래서 나는 이 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의는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이 1990년에 만들어 28년간 한국정치를 지배했던 "장기 90년" 삼당합당체제의 붕괴라고 생각함. 김경수가 김태호를 이긴 것은 친노/친문 세력이, 삼당합당했던 구 상도동 세력을 이긴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음. 무려 30년 가까이 한국 정치를 규정했던 지긋지긋한 체제가 붕괴된 것. 


1노3김이라는 87년 정치체제를 완성한 것이 90년 삼당합당. 2016년 탄핵을 완성한 것이 2018년 지방선거라는 것. 





두 번째는 그래도 보수의 희망은 민정당 계열의 정당, 자유한국당이라는 것. 김문수 2등, TK 사수의 의미는 작지 않음. 진보는 민주당을 버리고 살 수 없고, 보수는 민정당 계열 정당을 버리고 살 수 없음. 제3지대라는 안철수 노선은 3등 전문 노선임. 


심하게 얘기해서 헌법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놨음. 한국은 제도적으로 양당제가 메인이고, 다당제적 요소가 들어가 있음. 다당제적 요소가 있다고, 양당제를 대체할 수 있는게 아님. 


자유한국당을 뭔가 변화시켜야지, 자유한국당을 버리고 일어설 수 있는 보수는 없음. 





세 번째는 이 번 선거로 민주당의 대권주자들이 늘어났다는 것. 박원순, 이재명에 김경수를 더하였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이광재가 당선되었고, 이들이 대선주자로 급부상. 비록 둘 다 무너졌지만, 안희정은 올해 초까지 대선 주자였음. 안희정 덕분에 충남이 민주당에 계속 우호적인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들었음. 


실제 대권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대통령 양당제를 헌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정당에 대권주자가 있는가는 매우 중요. 


이에 반해 보수는 대선 주자들이 모두 타격을 입음. 





네 번째는 앞으로도 386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이 전 선거에서는 젊은피 수혈로 30대 후반 내지는 40대 초반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음. 철새로 악명이 높다가 지금은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돌아온 김민석 원장이 국회에 처음 입성한게 32세 때.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 등 주류 386이 정치의 전면에 나선 것이 30대 후반 40대 초반 때임. 그 이전 세대인 이철 전의원도 30대 후반에 국회에 입성. 


그런데 386 이후 세대는 그런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음. 지방선거가 새로운 인물을 띄우기에 좋은 선거는 아닌 이유도 있음. 하지만 새롭게 떠오른 별인 김경수도 386, 이재명도 학번으로는 386임. 야당의 대안으로 얘기되는 원희룡도 386. 이 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모두 386임. 


386 이후 세대로 주목을 받는 유일한 예외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박주민 의원 정도. 





다섯 번째는 이 번 선거가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아쉽. 


앞으로 2년 간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발굴하고, 좋은 정책을 펼쳐,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로운 체제을 강고히 하길 바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사실 야당이 염려하는 그런 개헌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개헌은 여야 합의가 필수이기 때문. 여당과 청와대에서 여론을 등에 업고 밀어붙이는 그런 개헌은 불가능함. 설사 여당의 의석수가 2/3에 달한다고 할지라도 개헌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일 수는 없음. 개헌은 여야와 국민적 합의가 필수. 


두번째는 지난 촛불혁명에서 개헌에 대한 요구가 없었다는 것. 모두가 개헌을 얘기하니 개헌을 해야 하냐고 물으면 그게 좋겠다고 답하지만 딱히 개헌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여론 형성이 안되어 있음. 국회에서 뚝딱 만든다고 개헌이 되는게 아님. 


현재의 헌법은 1987년의 국민적 열기를 담아 만들어진 것. 그 때 만큼의 열기와 합의는 아니더라도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헌법 개정은 어려운 일. 


문재인 정부가 지금하는 일은 개헌 방향에 대한 여론 형성임. 개헌하면 권력구조에 대해서만 신경썼지만, 기본권이라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있다고 여론 형성을 하고 있음. 87년에는 직선제가 참정권 확보라는 기본권을 담보했지만, 현재의 대통령 4년 중임과 내각제 같은 논의는 그런 내용이 없음. 기본권을 둘러싼 논쟁을 박터지게 해야, 사람들이 개헌의 실제 의미를 인식하게 되고, 개헌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가지게 될 것.  


문재인 정부 초기에 앞으로 개헌은 기본권 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음. 작년 여름에 한국 방문 때도 몇 분들에게 말했는데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 일부 분들은 한국에서 추가할 기본권이 별로 없다느니, 오바하지 말라고도 함. 하지만 지금 보듯 문재인 정부에서 제시하는 개헌의 방향은 이렇게 형성되었음. 


설사 이 번에 개헌이 안되어도 앞으로 개헌 얘기가 나올 때 마다 국민들이 권력구조와 함께 기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 매우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 개인의 자유 확대를 통한 평등을 추구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권력구조보다 기본권이 훨씬 중요함. 


그럼 야당은 이대로 당하고 마는건가? 


내가 생각하기에 야당이 개헌에 초치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함. 


그건 바로 지방분권 개헌이 21세기의 경제 발전 경향과 맞지 않다는 이슈를 제기하는 것. 이 이슈를 제기하면 지자제 선거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어차피 집권 1년 내 실시되는 선거는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선거임. 한 번의 선거보다 더 중요한 헌법 이슈를 장악할 수 있음. 


얼마전 뉴욕타임스 칼럼으로도 소개되었듯이 미국에서 지역 불평등은 더 커지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빅시티와 스몰시티 간의 연계가 끊어졌기 때문. 글로벌화된 빅시티는 자국 내 스몰시티를 배후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글로벌화된 빅시티와 더 연결되고 있음. 


도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 국가별 상위 계층은 자국 내 하위 계층과의 연계가 끊어지고 다른 국가의 엘리트층과 더 관계가 깊어지고 있음. 


적어도 예측 가능한 미래에 지방분권강화가 국가의 경제 발전 전략으로 힘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 당분간 메가시티로의 집중과 그 인구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경제를 지배할 가능성이 큼. 전세계의 경제 연결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는 피하기 어려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2천만 인구 수도권 집중은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될 수 있음. 서울과 경기, 최대 확장해도 충청도 정도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일종의 도시 국가같은 상황은 한국처럼 인적 경쟁력이 높은 사회에서 인적자본의 총역량을 한 지역에 쏟아부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음. 


인적자원이 지역별로 분리되어 있으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인적 자원 재분배에 상당한 애로점이 있지만, 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면 재분배가 매우 용이함. 인터넷이 발전해서 지역 집중의 중요성이 약화될 것 같지만, 쓸데없는 정보의 범람은 오히려 인적 만남을 통한 정보 교류의 중요성과 역할을 키우고 있음. 핵심 역량 인구 전체의 수도권 집중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는 것. 


대부분의 국가가 지방활성화에 실패하고 소수 도시 중심의 발전이 대세를 이루는데, 왜 한국만 전세계의 이런 경향에 반해서 지방분권 개헌을 해야하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 지방분권개헌을 제2의 수도이전 시도로 규정하는 것. 


TK를 기반으로 재기할려는 자유한국당의 계획에는 반하지만, (미래의) 통합당처럼 수도권 중심의 정당이 되겠다고 계획을 수정하면, 수도권에 기진입한 계층의 수도권 중심주의가 극심하기 때문에 못할 것도 없는 주장임. 


이 경우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개헌은 도덕적으로는 지지를 받을 수 있어도, 경제 논리로 밀리기 때문에 적어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커더란 불안감을 심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음. 




Ps. 개헌과 관련해 흥미 위주로 쓰기는 했지만, 지방 발전 지체의 심각성이 커질 것 같다는 염려가 이전부터 있었음. 위에서 얘기한 논리를 넘어서는 지역균형발전의 전략이 뭐가 있는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최저시급이 노동시장에 끼치는 효과는 학문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음. 최저시급을 올리면 고용이 줄어든다는게 경제학의 이론이지만 현실은 이론처럼 깔끔하게 최저시급을 올린다고 고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지 않음. 


심지어 최저시급을 올려서 고용이 줄어드는게 꼭 나쁜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림. 높은 임금은 구조개혁을 촉진하고, 생산성 향상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음. 최저 임금도 못주는 기업과 자영업자는 문을 닫는데, 이들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이 공중분해하는 것이 아님. 이들 자본이 최저임금 이상을 줄 수 있는 자본으로 흡수됨. 이 경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구조적 고도화가 강제됨.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이 낮은 이유 중 하나도 낮은 임금에 있을 개연성이 상당함. (50대 이상의) 노동자를 싸게 부릴 수 있는데 뭐 때문에 자본을 투자하고 어렵게 생산성을 향상시킴? 


이렇게 최저시급의 효과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칼럼에서 전방위적으로 최저시급 인상을 공격하고 있음. 심지어 최저임금 인상은 내년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은 경영부실과 섬유산업 경쟁력 상실로 망하는 기업을 "최저임금발 감원 본격화"라고 거짓말하며 이데올로기 투쟁의 수단으로 동원하고 있음.  


하나하나 좀 살펴볼 필요가 있음. 


우선 최근에 언론에 크게 보도된 주진형의 비판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큰 문제였으면 1989년 이후 평균 9%씩 30년간 12배 넘게 인상한걸 비판해야지, 지금까지는 가만있다가 16% 인상 한 번 하니까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부모 없는 자식"이라고 비판하는 건 좀 뜬금없음. 최저임금 높여서 한국 경제가 망했으면 망해도 진작에 망했음.  


최저임금 인상이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분석이 정확히 않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임. 미국에서도 주구장창 연구했는데 결론이 나오지 않음. 시애틀에서 최저임금을 왕창 올린 것의 효과도 정확히 무엇인지 모름. 아무도 정확히 모르는 것을 부모없는 자식이라고 비판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음? 하나마나한 소리지. 주진형이 뭔가 근거가 있어서 반대하는 것도 아님. 너도 나도 정확히 모르는 효과를 왜 모르느냐고 큰소리치는건 걍 최저임금 비판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임. 이런 비판이 무슨 의미가 있음?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가 반드시 증가하는 것도 아님.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낮지 않다는 오석태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는 분명히 동의하나, 최저임금 상승률과 미달률의 관계를 1대1인 듯 언급한 것은 정확하지 않음. 


아래 그림은 초간단으로 그려본 최저임금 인상률과 미달률의 관계임 (좋은 그래프는 아니나 대충 관계를 볼 수는 있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미달률이 같이 높아지는 관계가 항상 나타나지 않음. 최저임금 미달률은 2003-2007년 사이에 이상 급등하고,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서 현재의 상태에 이른 것. 왜 이 시기에 이렇게 미달률이 올랐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있음? 특히 2003-2007 사이에 미달률이 3배 증가하였음. 


2003년까지 최저임금 미달률이 5% 미만인데, 1989년에서 2003년까지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9.99%로 2003년에서 2016년 사이의 인상률 8.4%보다 훨씬 높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3년까지 최저임금 미달률은 매우 낮았음. 9.99%씩 오를 때는 미달률이 안오르다가, 8.4%씩 오르면 미달률이 오른다는 것임? 


아마도 최저임금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그 다음부터 인상률과 미달률 변화가 밀접한 관계가 생긴다고 생각할 것. 하지만 2010-2012년 사이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은 높아졌지만, 미달률은 오히려 낮아졌음. 인상률 낮춘다고 미달률 반드시 낮아지는거 아님. 


사실 최저임금 미달률은 노무현 정권과 박근혜 정권 시절에만 증가하였음. 노무현 정권은 최저임금 증가율이 역대 정권 중 가장 높았지만, 박근혜 정권 시절은 이명박 정권 다음으로 증가율이 낮았음. 증가율 정도가 정반대지만, 두 정권 동안 미달률이 증가한 것. 이러한 결과는 최저임금 미달률 증감이 정권의 행정권력 사용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을 시사함. 미달률 증감은 행정의 디테일에서 결판이 날 것. 


현재 경제상황이 괜찮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음. 그런데 최저임금 안올릴 이유가 뭐임?  



부가로 다른 나라의 예를 들자면, 미국에서 1968년의 시간당 최저임금의 현시점의 가치는 1만2천원에 달함. 당시의 실업률은 4% 미만으로 완전 고용에 가까웠음. 실업률과 노동시장은 최저임금보다는 경기상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음. 그렇다고 최저임금 상승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유의하게 늘렸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음. 





최저임금 올린다고 고용이 줄어드는 것도 명확치 않고, 최저임금 올린다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는 것도 명확치 않다면, 도대체 최저임금의 효과는 뭐임? 


아래 그림은 Piketty & Saez가 보여준 최저임금과 상위1%의 소득지분의 관계임. 보다시피 상당히 밀접한 역상관관계임. 



사실 이 그림은 매우 이상하게 다가와야 함. 최저임금과 탑1%가 무슨 상관이람? 상위 1%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임? 


최저임금과 상위1%의 소득 share나 불평등이 상관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아마도 최저임금의 직접적 효과 때문이 아니라, 최저임금이 경제적 배분을 둘러싼 권력 관계의 proxy이기 때문일 것임. 


최저임금의 효과는 불명확하지만, 빈곤 감소, 불평등 감소를 원하는 진보 세력은 최저임금 상승을, 보수세력은 최저임금 동결을 원해서, 최저임금이 세력관계를 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일 것임. 


다시 말해 최저임금은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둘러싼 투쟁의 정책적 접점일 가능성이 큼. 최저임금의 부정적 효과가 분명했다면 "증거기반 정책"이 모토인 미국 리버럴들이 이 정책을 접었을 것. 하지만 그런 효과가 분명하게 안나타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둘러싼 투쟁이 계속되는 것. 


한국에서 진보, 보수 정권 모두에서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킨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었음. 최저임금이 이데올로기 투쟁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들어 최저임금을 높이 올리니 보수측에서 정쟁의 대상이 아니었던 최저임금을 이데올로기 투쟁의 쟁점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보여짐. 




이런 상황인데 최저시급 인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나서서 방어하는 사람도 하나 없음. 어용지식인 벌써 다 죽었음? 


문재인 정부에서 세금 올리겠다는데 이건 또 어떻게 싸울지.  




ps. 그래서 이 번 포스팅의 분류는 "정치"임. 


pps.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플레가 유발된다는 걱정이 있는데, 요즘 세상에 인플레 걱정이라니 무척 반가움. 


ppps. 최저임금 인상으로 걱정되는 계층은 영세 자영업자와 더불어 50대 이상의 노년층임.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된 계층인데, 고용이 줄어들면 이 계층이 우선 타격을 받을 것. 


pppps. 개인적으로는 최저임금 1만원 목표 달성보다는 행정력을 이용한 미달률 줄이기가 저소득층 소득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함.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 진지전 구축으로 전선이 그어지는 것도 정치적 선택의 하나라고 생각. 오바마가 정책적으로 훌륭한 선택을 했지만 정권은 결국 트럼프에게 넘어갔으니...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문대통령의 임기 초반, 놀라울 정도로 확실하게 사회적 분위기를 장악했음. 노태우 대통령 시기를 모델로 삼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재의 진행은 "김영삼 + 노태우"의 가능성, 노태우의 통합과 김영삼의 개혁을 모두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임. 


특히 5.18 기념식에서 개헌을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음. 개헌은 진보세력이 힘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최선. 권력구조가 주 관심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개헌의 진짜 목표는 기본권 강화가 되어야 함. 5.18을 전문에 넣고,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을 한다면, 이 보다 더 나은 개혁은 없을 것. 


어쨌든 요즘 문재인 대통령을 오바마에 비교하는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보임. 


그런데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의 임명을 보며 생각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Bill Ayers.


이 양반이 누구냐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에 처음으로 대선에 나왔을때 오바마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냐며 논란이 되었던 일리노이주립대-시카고(UIC) 교수. 


왜 논란이 되었냐하면 Bill Ayers가 미국의 급진적 공산주의 사회운동 조직이었던 Weather Underground의 지도자였기 때문. 한국에 86세대가 있다면 미국에는 60년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진행했던 반전세대가 있음. 미국의 반전세대와 얘기를 해보면 86세대의 입장에서 상당한 공감대가 있음. 


어쨌든 Ayers가 설립하고 이끌었던 조직에서 한 일이 조국 민정수석이 속했던 사노맹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음. 오히려 사노맹이 전위조직으로 공산혁명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Weather Underground보다 더 과격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음. 체제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치면 사실상 북한 체제로의 흡수 통일을 꿈꾸며 북한에 임수경을 파견하기도 했던 한국의 주사파가 Ayers의 지하 조직보다 더 현실적인 위협이었음. 


Ayers가 설립했던 조직이 정부 건물의 폭파를 계획했고, 그 조직원 중 일부는 더 과격한 조직을 만들어 사람을 죽이기도 했음. Weather Underground의 조직원 중 일부가 가담했던 "5월19일 공산주의 연합"이라는 조직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무장강도로 현금을 탈취하다가 현금수송차 가드를 죽인 것. 


이러한 전과가 있기 때문에 Bill Ayers가 오바마와 가까워서 오바마가 매우 과격한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덮어씌울려고 보수세력이 공격했던 것. 결론은 Bill Ayers와 Obama는 가깝지 않은 것으로 논란이 끝남. 


정치적으로 Obama와 Ayers가 가깝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이 논란이 남기는 씁쓸함, 당혹, 그리고 한국과는 다른 극명한 대비가 있음. Bill Ayers는 UIC의 Distinguished Professor (DP)로 은퇴하였음. 미국 대학에서 DP는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님. 정교수를 넘어 매우 훌륭한 연구 성과가 있어서 특별 대우가 필요한 소수에게만 DP를 수여. 평생 수업 시수도 줄여주고, 연봉도 높여주고, 연구비도 따로 지급하고, 총장 선출 등에서 DP만 따로 면접하는 등, 그 권한이 막강함. Bill Ayers는 미국에서 교육분야의 가장 큰 학회인 AERA의 vice president로도 선출되었음. 굳이 비교하자면 학자로써 Ayers는 조국 교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업적을 가지고 있는 분.  


Ayers는 또한 매우 인간적이었던 듯. 살인죄로 아직도 복역중인 "5월19일 공산주의 연합" 조직원, David Gilbert의 아들을 키우고 돌봤음. 그 아들은 훌륭하게 자라서 현재 변호사가 되었음. 


이렇게 교육분야에서 훌륭한 연구 업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와 관련된 논란에서 알 수 있듯, Ayers는 정치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전혀 받아들여지지 못했음. 심지어 DP였음에도 불구하고 은퇴 후 UIC의 Emeritus Professor 자격을 얻지도 못함. 50년전의 활동이 그의 평생을 따라다니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한한 것. 


서유럽 국가들은 달랐겠지만, 미국 사회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을 실천 했던 인물을 정치적으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음. 공적 영역에서는 학계가 그나마 이들을 수용.  


오늘날 한국에서 주사파 출신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고, 혁명전위 조직을 지향했던 학자가 민정수석을 하는 것과 대조적. 심지어 하태경 같은 NL출신 인사가 보수당 국회의원을 하며 임종석을 옹호하고 있음. 


이러한 한미 간의 차이점은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배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한국 사회의 연결망이 미국보다 촘촘해서 다들 서로 알기 때문인지, 인구수가 적어서 엘리트 가용자원이 적어서인지, 아니면 과거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 전통이 있어서인지, 그도 아니면 설사 과거에 과격했더라도 사회운동이 민주화 운동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사회운동가 배제는 민주 국가로써의 정통성을 훼손하기 때문인지, 통일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하는 주사파의 감정적 지향이 유사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도 사회운동 전통이 강해서 이들 집단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인지... 


그 이유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그토록 빨갱이 선동이 기승을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견해와 소신, 과거의 행동에 따른 인물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미국에 비해서는 약했던 편. 


이러한 유연성이 한국 사회의 장점이기도 함. 정당 인력 충원의 유연성이 한국 사회가 가진 역동성의 한 요인일 것으로 추측함. 





ps. 이는 상황을 바꾸어 반추하면, 적폐세력 청산을 하더라도 인물 배제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음. 인물 배제보다는 시스템을 바꿔 적폐세력이 세력으로 존재하지 못하도록 파편화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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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가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지만 그래도 크게 안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결과는 뻔하다고 큰소리쳤지만, 저 역시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음. 




2.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관련해서, 


홍준표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어서 24%를 득표하였고, 안철수는 21%를 득표. 


출구조사는 매우 정확하게 맞았지만, 일반 전화 여론조사는 문재인, 심상정이 예상보다 3-4%포인트 낮았음. 

한국의 여론조사는 분위기를 탄 쪽이 항상 2-3%포인트 과대 추정되는 경향이 있고, 이 번에도 예외가 아님. 순수하게 기억에 의존한 판단이지만 2000년 이후 이런 경향이 지속되었음. 초박방으로 호각지세일 때 오히려 여론조사가 정확함. 


당선자를 맞췄다고 칭찬받는 이 번 대선의 오차 정도와 완전히 폭망한 지난 총선의 오차 정도에 큰 차이가 없음. 워낙 1-2위 격차가 크기 때문에 웬만한 오차는 의미가 없을 뿐. 


우연인지 모르지만 지난 총선뿐만 아니라 이 번 대선에도 전문여론조사 기관이 아닌 여의도 연구소의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와 가장 유사. 한국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여의도 연구소의 노하우가 무엇인지 돈내고 배우든지 해야. 




3. 여론조사와 관련해서 추가로 코멘트하자면, 문재인, 심상정의 지지율을 합쳐서 약 53~55%까지 기대했지만, 현실은 47%에 그침. 진보 지지율이 6~8%포인트 정도 과장된 것. 일반적 기대는 심상정 지지율이 6%로 내려가면 문재인 지지율이 40%대 후반, 내지는 과반까지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심상정이 5등을 했음에도 문재인 지지율이 41%에 그침. 41%가 작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심상정 표를 줄여 과반 득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었음. 


(이는 자신의 표확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상대방을 분열시키는 이간책, 이이제이로 승리한다는 문재인 캠프의 전략이 옳았다는 의미이기도 함.)


이에 반해 홍준표, 유승민의 지지율은 모두 예상보다 높게 나왔음. 폴랩 기준으로 두 명 합산 지지율이 23%인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합산 지지율이 31%에 달함. 진보가 8%포인트 과대 추정되었다면, 보수는 8%포인트 과소추정되었음. 


적극 투표층에서는 문재인 지지율이 더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 번 대선 여론조사 응답층의 진보 편향은 상당히 심한 편. 




4. 대부분의 정치집단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대충 예상이 되는데, 안철수의 행보는 쉽게 예상이 안됨. 기존 베이스를 강화하며 절치부심 하자니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보수강화를 하자니 실기한 느낌임. 원외인사로써의 한계도 크고. 




Ps. 소위 정치 전문가들의 선거 직전 예상: 여론조사결과와 다를 수 있다고. 데이타 안보는 분들의 예측이라는게 대략 이런 수준. 기록을 위해서 여기 남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연합뉴스 기사


선관위에서 월드리서치에 맡겨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9.2%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부동층이 30%에 달한다고 기사 작성. 


과연 그럴까? 


지난 한 달 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부동층 비율의 평균은 아래 그래프와 같음. 여론조사 공표금지 이전 마지막 조사에서 부동층의 평균은 9.7%임. 이는 과거 3번의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의 부동층 비율과 일치함. 


다른 조사는 참조하지 않고 월드리서치 조사에만 기반해서 부동층을 추정할 수도 있기는 한데, 기사를 작성한 연합뉴스 기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최소 20%"를 넘는다고 주장.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건지. 


대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의 비율은 항상 10% 정도였음. 이 번 대선도 다르지 않음. 특별히 부동층이 많은 대선이 아님. 


참고로 4/29-5/2 사이 조사에서 부동층이 가장 많았던 조사는 칸타퍼블릭에서 조사해서 조선일보에 발표한 것으로 부동층이 18.4%였음. 다른 조사의 두 배에 달함. 하지만 같은 날짜에 같은 기관에서 조사했지만 SBS에서 의뢰한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12.6%에 불과. 부동층은 어떻게 질문하냐에 따라서 달라짐. 





그런데 부동층이 18.4%에 달했던 조사에서도 문재인 지지율은 38.5%로 다른 조사 평균과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 


조사별로 지지도의 격차가 심한 후보는 안철수와 심상정. 안철수는 마지막주 조사에서 레인지가 15.7% ~ 23.4%로 격차가 8%포인트에 달하고, 심상정은 6.8% ~ 11.4%로 5%포인트에 달함. 


부동층이 가장 적게 나온 조사에서 안철수 지지율이 23% 내외로 높고, 부동층이 높게 나온 조사에서 안철수 지지율이 15%까지 내려감. 즉, 부동층이 유난히 많은 것이 아니라 안철수 지지층이 견고하지 못한 것이 특징. 아마 이들 안철수 소극지지층이 바로 샤이 안철수로 여겨지는 유권자들일 것. 


대선을 1주일 여 앞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소극지지층이 곧바로 홍준표로 옮겨가기 보다는 부동층으로 응답하는 경향임. 문재인 지지율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은 안철수 소극지지층이 문재인 지지로 쉽게 옮겨가지도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함. 이 결과는 안철수 지지도의 가변성이 높아, 정확한 지지율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일반적으로 예측하는 것보다 안철수 득표율이 약간 더 높을 가능성이 있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2004년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두고 CBS에서 당시 공화당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내셔널가드로써의 군경력에 문제가 있다는 방송을 보도했음. CBS는 제보자로부터 몇 가지 문서를 입수하고 이 문서에 근거해서 방송한 것. 


그런데 이 방송의 근거가 된 문서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짐. CBS는 문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방송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 동안 자신들의 입장을 방어할려고 하였음. 


CBS는 결국 사과방송을 함. 당시 메인 앵커이자 문제가 된 방송을 하였던 Dan Rather의 입을 통해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당시에도 알았더라면 그 때 그 방송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사과함. 


이 사고를 Dan Rather의 이름을 따서 Rathergate라고도 부름. 


그런데 이 방송에 대한 CBS측의 차후 조치가 후덜덜하였음. 


잘못된 방송에 대해 그냥 말로 사과하고 끝난게 아님. 


우선 조사위원회(review panel)을 구성해서 방송 경위와 그 후속 조치를 조사했는데, 이 위원들이 누구였느냐 하면 전직 공화당 주지사이자 아버지 부시 밑에서 검찰총장을 맡았던 양반과, 전직 AP 편집장, 두 사람이었음. 피해자 측 수사전문가와 언론 전문가 두 명으로 구성. 


위원회의 조사 결과 이 보도가 가짜였다고 밝히고 그 과정에서 CBS가 제대로 게이트키핑과 제대로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림. 이 결론에 근거해서 CBS가 내린 조치는, 


CBS 뉴스의 총괄 메인 프로듀서였던 Mary Mapes를 잘라버리고,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였던 Josh Howard, 그의 직계인 Mary Murphy, CBS의 부사장 Betsy West의 사직을 요구함. 이들은 결국 모두 사임하였음. 


이 방송을 보도하였던 Dan Rather도 2004년 은퇴할 것을 선언하고 2005년에 불명예스럽게 CBS를 떠났음. 뉴스 총괄책임자와 경영책임자,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책임자, 메인 앵커를 날린 것. 


찌라시나 지방방송도 아니고 3대 공중파 뉴스에서 자료 검증을 안하고 국가의 전체적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보도를 엉터리로 하면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지를 보여준 케이스로, 미국에서 증거와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깨닫게 되었음. 또한 잘못은 말로 사과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돈과 직위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게되었음. 미국에 유학온지 몇 년 지나지 않았을 때라 상당히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음. 




Ps. 그래서 미국은 진짜 잘못해서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sorry"라는 말을 절대 안함. 끝까지 정말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봄. 왜냐하면 sorry라는 말을 하는 것은 곧 그에 따른 돈과 직위가 걸린 추후 조치를 의미하기 때문. 대신 아무 것도 아닌 일은 죽어라 여러 번 가식적으로 I'm sorry라는 말을 반복.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1. 


박영선의 문재인 캠프 합류, YS계의 문재인 지지 등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 


하나는 여러 정치인들이 문재인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 캠프가 갈라치기 노선에서 연합, 연대, 확장 노선으로 변화했다는 것. 


통합 노선이 선거 기간 중의 표확장을 위한 일시적 노선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다면 집권 기간 전체를 관통하는 노선이 되어야 할 것. 


그래야 민주당의 재집권, 장기집권이 가능. 


2. 


민주당의 통합 노선으로 가장 크게 손해를 볼 정치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안희정. 통합이 이루어지면 안희정의 가치는 하락함. 안희정이 주장한 노선은 옳았지만 안희정 자신이 이득을 본 게임이었는지는 의심스러움. 


이 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사람이 첫번째로 득을 본 사람이고) 두 번째로 재미본 사람은 이재명일 것. 자신을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을 확실히 형성하였음. 정치인의 지지세력 확장은 핵심을 기반으로 하는 것. 핵심 지지층 없는 확장은 모래성. 문재인 지지세력의 상당수가 이재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음. 


이재명이 시장 사퇴하고 캠프에 합류할까 투표를 진행한 것도 실제로 사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까지 고려한다는 (그러니 문재인 이후는 나를 지지하라고) 작은 시그널을 준 것임. 이재명은 현직 단체장으로 가지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이런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주기 위해 노력하는 중. 


안희정이 이 번 선거에서 큰 소득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핵심 지지 세력을 형성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지역 기반도 노선 기반도 인물 기반도 허약함.  


그런 면에서 안희정이 지사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명분은 약해도 안희정 자신을 위해서라면 정치공학적으로 고려해볼만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함. 문재인이 당선되든 낙선하든 문재인 지지세력(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였음. 진정성 좋아하는 분들의 눈에는 이런게 좋아보일 수도 있음. 


앞으로 정계개편이 되면서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안희정은 반문도 친문도 아니고,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도지사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걍 맹탕임. 


3. 


이 번 선거를 통해 홍준표, 유승민의 득표율이 낮다고 보수정치세력이 와해될 것으로 생각하면 순진한 것. 


한국에서 영남, 특히 경북을 중심으로 한 보수지지세력은 아직은 견고함. 박근혜 탄핵 직후의 대선에서 보수가 지리멸렬했다고 이 세력이 궤멸적 타격을 입고 물러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안일함. 해방 이후 70년간 강세를 떨치던 보수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면 왜 그 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했겠음? 보수세력, 그렇게 쉽게 안망함. 


안철수가 뜨고 지지세가 유지되는 것도 보수세력 덕분인건 누구나 아는 것. 지리멸렬하다고 비웃음을 사는 보수가 다 끝난 것 같은 선거를 그래도 모르는 선거로 바꾸는 힘이 있음. 


구조는 인물에 우선함. 보수 지지 세력을 떠받치는 구조가 그대로임. 이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인은 반드시 등장하게 되어 있음. 


4. 


문제는 그 정치인이 누구냐인 것. 


여기서 안철수의 고민이 시작될 것. 이 번 대선에서 보수지지층의 상당수가 안철수로 경도. 밉든 곱든 안철수가 문재인을 위시한 진보 세력의 집권을 막아낼 유일한 대안이라 여기고 있음. 


안철수의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지지 세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 확실한 호남의 지지도, 확실한 중도(이거 뭔감?)의 지지도 없음. 그런데 이 번 선거는 보수의 지리멸렬로 안철수가 무주공산 TK보수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 안철수로써는 처음 가져보는 기회임. 


안철수는 이 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나, 만약 문재인이 승리한다면 또 다른 선택에 직면할 것임. 유승민이 드는데 실패한 신보수의 깃발을 드느냐 아니면 문재인 정부와 연합하느냐. 


심지어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보수후보단일화로 새로운 실험을 할 수도 있음. 욕은 먹겠지만 중도가 떨어져 나가지 않으면 이길 수도 있고, 설사 중도 일부가 떨어져 나가 대선에 져도 보수로 정체성을 바꿔 추후를 도모할 수 있음.   


민주당 입장에서는 안철수가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런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게 대선 결과를 위해서도 대선 후 정계개편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 


어쨌든 그런 면에서 안철수의 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은 이 번 대선에 성공하면 말할 필요도 없고, 설사 실패해도 정치공학적으로 성공한 도박이었음. 안철수의 선택지는 아직도 많음. 


이게 정치윤리적으로 옳으냐는 질문은 남겠지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지금 민주당 주자들 중에서 개인적인 선호도로 뽑으라면, 


이재명 >> 안희정 > 문재인 


이재명의 몇가지 주장은 워낙 황당해서 이 번에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는게 안심이 되는 상황. 이 번에는 아니지만 사고의 폭을 넓힌 후 다음을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람. 한국도 좌파 포퓰리즘으로 정책을 짤 수 있는 사람이 한 번은 집권하는게 좋다고 생각. 어쨌든 나는 계급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안희정은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는게 단점이자 장점. 충남지사로써의 성과도 별로라고 함. 운동권 중에서도 증거기반 정책에 우호적인 PD가 아닌 NL 출신임. 안희정이 구속되었을 때의 죄질도 좋은 편이 아님. 정치자금을 유용해서 자기 집 사는데 보태기도 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희정을 문재인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대연정 때문임.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내가 생각하는 차기 정권의 최대 과제는 앞으로 민주당 30년 집권의 토대를 쌓는 것. 대통령제를 유지하면 민주당이 30년 내내 집권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개헌과 연정, 정치지형 개편을 통해 진보가 셋팅한 아젠다의 영향력 하에서 30년동안 정치가 논의되는 환경을 만드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함. 


한국에서 87년 이후 지금까지 기울어진 운동장의 상황을 만든 사람은 바로 노태우임. 노태우의 3당 합당이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을 창출한 것. 민주화운동의 한 축을 보수의 편으로 끌어들인 것이 바로 노태우의 3당 합당임. 그 때 욕을 바가지로 했고, 손학규 당시 교수가 신한국당으로 넘어가며 친한 친구들이 보수로 넘어갈 때 짜증만땅이었지만, 노태우의 3당 합당은 한국에서 정치의 논리를 바꾸었음. 


DJ도 DJP를 통해 집권했고, 노무현도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통해서 집권했음. 노태우의 3당합당을 따라한 것. 노태우 개인은 카리스마 꽝인 지도자였지만, 정치 구도를 완전히 바꿈으로써 이후 정치에 끼친 영향력이 매우 큼. 


노태우와 김대중, 노무현의 연정의 차이점은 같은 당이라는 제도적 안정성을 구축했는가 아닌가에 있음. 나의 바램은 차기 정권이 진보의 노태우가 되는 것. 진보가 다수가 되는 안정적 구도를 만들어 보수의 한 축을 무너뜨리고 진보가 우위를 점하는 정치 역학을 창출하는 것. 보수가 진보 따라하기로 집권하는 상황을 보는게 나의 꿈임. 





그럼 도대체 왜 민주당 30년 집권이 필요한가?


민주주의를 통해 여야가 사이좋게 집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이런 소리는 대한민국의 체제를 뜯어고치겠다는 생각이 아님. 사이좋게 정권 교체를 하면 엘리트가 한 자리씩 하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대한민국를 복지국가, 공정 국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는 힘들어짐. 대부분의 국가에서 복지의 확대, 사회의 진보는 좌파 세력의 장기 집권을 통해서만 이루어졌음. 


스웨덴이 복지국가가 된 것은 스웨덴 사민당이 70년 장기 집권을 한 결과임. 특히 복지국가 체제를 확인한 1932년부터 1976년까지 무려 44년간 연속해서 사민당이 집권하였음.  


미국이 리버럴 복지국가가 된 것도 1932년 이후 1980년까지 무려 50년 동안 단 4년을 빼고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한 결과임. 하원만 따지면 1955년부터 1995년까지 40년동안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였음. 미국 민주주의와 리버럴 복지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기간 장악한 결과이지,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이 사이좋게 바뀌어서가 아님. 


미국보다 좌파적이고 복지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캐나다는 중도좌파 정당인 Liberal Party가 20세기 중 69년을 집권했음. 캐나다 사회안전망의 초석을 닦은 윌리엄 킹은 1921년에서 1948년 사이에 무려 22년간 캐나다 수상직을 역임. 박정희 보다 4년이나 더 집권 했음. 


또 다른 복지국가인 덴마크는 1924년에 사회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후 여러 연정을 통해 2001년까지 무려 77년을 사민당 주도 정치를 펼쳐왔음. 


한국도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불평등을 극복하고 복지국가로 이행하고자 한다면 진보 정권의 장기 집권이 필요함. . 


 

 


지금 그런 정치 기획이 가능한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고, 박정희 신화도 무너지고 있음. 반면 노무현 신화는 아직 건재하며, 불평등과 공정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  


더욱이 개헌 이슈가 있음. 개헌을 한다면 민주당이 집권한 후 진보적 기운이 넘치는 시기가 적기임. 국민 기본권을 확대하는 개헌을 실행한다면 앞으로 여러 진보적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음. 일시적으로 정치적 이익을 상대방에서 안기더라도 국민 기본권 확대 개헌은 매우 중요함. 기본권 확대가 불가능하면, 6.10 항쟁의 결과를 반영한 현 헌법을 고수하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개헌, 연정은 반드시 정치개편을 동반할 것. 당을 달리하면서 연정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거대세력으로 한 개의 당을 만드는 것이 가능함. 


도대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혼돈의 정치상황임. 과거에는 이런 대혼돈의 상황을 쿠데타를 통해 정치군인들이 상황을 타계하였음. 유일한 예외가 6.10 항쟁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직선제의 성과를 노태우가 독식하였음. 지금은 군사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게 거의 확실하고, 보수세력이 축소된 유일무이한 상황임. 


여기에 더하여 제도업의 침체와 서비스 산업 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조적 이슈가 있음. 제조업 고용 비중 감소는 이 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영남지방의 상대적 인구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올라가면 영남의 의석수가 줄어들고 보수의 의회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상당함.  


판을 흔들기에 딱 좋은 상황임. 






안희정이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모름. 문재인은 그 주변 인사들이 여러 정책적 아이디어가 있어서 이 아이디어를 임기 중에 실행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판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할 것임. 하지만 안희정은 별 정책적 아이디어가 없어 보임. 안희정의 국민안식년제는 걍 농담 수준. 정치개편 아젠다를 다루기에는 안희정이 더 나을 것임. 


문재인이 되더라도 노태우의 사례를 잘 연구하길 바람. 노태우의 북방정책은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한 훌륭한 정책이었음. 노태우는 아무 인기가 없었지만, 노태우가 만들어놓은 정치 지형의 효과는 이 번 탄핵 정국 이전까지 지속되었음. 대통령 친구 대통령의 전례가 바로 노태우 아니겠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