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를 보니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노동패널을 분석해서 상위 10%가 전체 (거주 주택 제외) 자산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국회에서 보고하였다.

1차 자료를 분석해서 새로운 사실을 보고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진보세력은 이런 실증 분석 능력이 부족한데, 조금씩 채워지는 것 같다. 통계와 실증 분석의 발전없이 진보 정책의 발전 없다.

어쨌든 어느 나라나 자산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 보다 크다. 저축은 소득의 비율대로 하는게 아니라, 먹고 마시고 놀고 쓰고, 남는 돈으로 하는 것이고, 잉여소득의 누적분이 자산이기 때문에 그렇다.

자산 불평등에 대한 연구는 자료의 부족으로 인하여 잘 발전되지 않았다. 비교 연구는 최근에야 겨우 시작했다. 이제 겨우 한 두 편의 논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산 불평등에 대한 비교 연구의 자료는 LWS (Luxemburg Wealth Survey)에서 구할 수 있다.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정희 의원의 보고에 대해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서 (계층간) 불평등 정도가 비교적 낮은편에 속한다"고 했단다.

윤 장관이 보는 다른 선진국이 도대체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다.

LWS의 첫 Working Paper Series에 따르면 상위 10% 가구의 자산점유율은, 비록 거주주택 제외 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다음과 같다.

미국 71-64%
영국 45%
스웨덴 58%
이태리 42%
독일 54%
핀란드 45%
캐나다 53%

이 데이타말고 더 정확한 국가별 비교가 가능한 자산 불평등 데이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은 소득불평등의 수준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 할 수 없지만, 자산 불평등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한국에서 자산의 축적은 절약과 저축의 미덕을 발휘한 결과가 아니라 땅투기의 소치이기 때문이다. 

윤 장관의 답변은 그 말의 잣구대로 하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자산불평등 얘기하는데 소득불평등에 대한 인식만 가지고 동문서답한거다. 기획재정의 책임자가 그렇게 섞으면 곤란하다.


ps. 참여정부 시절 흘러다니던 얘기로는 다주택 소유자를 정확히 파악한 (과거) 내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자산 불평등은 이정희 의원이 보고한 것보다 더 심각한 걸로 들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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