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그림은 한국의 소득 지니계수이다. 한국사회체제 논쟁의 참여자 중의 한명인 은수미 노동연구원 연구원의 글에서 발췌한 그래프다. (원본은 http://socialsystem2009.textcube.com/16/)


다 아는 얘기지만 민주진보세력이 정치공학적 득표전략을 넘어서 고민해야할 부분은 민주정부 10년간 한국의 분배 수준이 전두환 초기 시절로 돌아갔다는 거다. 1980년 앞의 그래프가 없지만 내가 알기로는 70년대 동안에도 분배 수준은 꾸준히 개선되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느끼는 모순점, 또는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균형적 시각은 바로 저 그래프의 불편함에 기인한다.

저 추이를 꺾을려면 그래프가 저 모양이 된 원인에 대한 연구가 되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가장 선명하지만 아무것도 설명하는게 없는 이론은 신자유주의론. 상태기술론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적 설명으로는 별로다. 검증가능한 가설조차 세우기 어렵다. 

우파들의 무기는 숙련편향 기술사회론, 한마디로 경쟁이 보편화되고, 똘똘한 놈들이 잘사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미수다의 루저론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덕분에 사회적 효율성이 높아졌는데, 뭐가 문제? 효율성 깎아먹는 시위만 막으면 된다.

김대호 소장의 주장은 경쟁의 보편성이 아직 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경쟁의 투명성이 보장되면 저 그래프가 꺾일거라는 얘긴데, 그렇다면 경제위기 이후 경쟁의 투명성이나 사회정의가 약화되었을까? 오히려 그 반대일거라고 생각된다.

좀 더 학술적으로 얘기하면 김대호 소장의 주장은 위치(position)결정론이다. 사회학의 Social Closure 이론에 따른 주장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1980년대 이후의 불평등 증가는 position 내부에서의 불평등, 즉, 그룹 내 불평등이 더 크다. 한국은 특이하게 그룹 간 불평등이 훨씬 중요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사회 체제논쟁도 중요하겠지만, 은수미 연구원의 발제처럼, 우선은 미시적 영역에서의 각각의 요인에 대한 효과를 좀 따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조가 강성이고, 파업이 많았던 산업에서 불평등이 더 커졌는지. 학력간 격차가 커졌는지, 학력 내 격차가 커졌는지, 영어능통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격차는 얼마나 커졌는지,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 간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지속고용되는 비율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등등.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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