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도권의 보수화

수도권의 보수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방선거에서 서울, 경기에서 진 이유 중의 하나도 수도권의 보수화 때문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부동산 거품 붕괴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수도권에서 야당이 이기기 쉽지 않다. 진보적 가치로 중산층을 설득하기 전까지 이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다.

2. 한나라당, 혼날만큼 혼났다.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지지는 역시 민주당이 이뻐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미워서다. 혼낼만큼 혼내줬으니 이제 다시 잘하라고 격려할 시점. 민주당의 위치는 테제가 아니라 안티테제일 뿐.

3.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

한명숙, 유시민,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친노일색으로 채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참여당, 무소속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계안, 김진표로는 만들 수 없는 분위기라는게 있었다. 친노가 이뻐서가 아니라, 친노가 MB와 각을 세우는 이미지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 번 보궐선거에서는 그런 일관된 메시지가 없었다. 이계안이었으면, 김진표였으면 이기지 않았을까하는 기대, 구민주당을 지킨 장상 후보가 호남표를 결집시켜 선거에서 이기리라는 현실과 괴리된 기대에서 이제는 깨어날 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반MB에 더불어 무상급식, 교육감 선거라는 진보적 의제도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질 때 지더라도 일관된 메시지가 있다면 오케이. 하지만 이 번 재보선은 지방선거 이전의 메시지 전달력 없는 민주당으로 회귀.

4. 낮은 인물경쟁력

인물 경쟁력은 이슈형이냐 지역밀착형이냐로 대별된다. 민주당의 후보들은 이슈형도 지역밀착형도 아니었다.

5. 단일화 쇼, 나도 지겹다.

정치적 연대도, 정책적 합의도 없는 단일화 쇼, 지겹다. 원래부터 여론조사 단일화에 우호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이제는 선거 며칠 앞두고 벌이는 여론조사 단일화는 야합으로 밖에 안보인다.


ps. (1) 빅텐트 vs. (2) 진보연합 vs (3) 지도부 개편. 뭐가 되었든,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는 더 넓게 퍼질 것이다. 대책으로 논의되는 것들은 위 세가지. 일단은 (3)이 진행되겠지만, (1)으로 나아가거나 그 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바뀌지 않으면, (2)라도 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퍼질 것.

ps. 이 즈음에서 다시 읽어볼 김종배의 민주당에 '바리캉'을 들어라.
Posted by sovid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