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적 측면에서 최근의 친서민은 이전의 친서민과는 좀 달라보인다. 말만 그렇게 하고 오뎅 먹으면서 복지는 축소하는 친서민이 아니라 행동이 동반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MB가 친서민을 표방하며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라고 하고, 높은 대출 이자를 걱정하니 MB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보수가 어찌 그럴 수 있냐고.

하지만 보수는 원래 그랬다.

보수는 원래 집권 초기에 강력한 긴축 정책을 피면서 시장 경제 원리를 적용하여 불평등을 심화시키다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와 선거가 다가오면 경제 확장 정책과 저소득층 소득 확장 정책을 펼쳐서, 민심을 얻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미국에서 정당별 집권 시기 전체로 보면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률이 민주당 정권에서 훨씬 높지만, 선거가 있는 집권 마지막 해만 보면 오히려 공화당 하에서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률이 높았다.

조삼모사 정책이 바로 보수가 서민을 위하는 방식
. 부자 감세 등 MB의 미국 보수 따라하기가 미국 보수의 집권 후반기 서민 대하는 방식 따라하기에 까지 이른 것 아닌지. 지방선거의 패배는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게 만들었고.

MB의 친서민, 홍준표의 우파 포퓰리즘은 그 의도가 어찌되었든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변화이다. 이 변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2년 반 동안 친서민과 4대강을 동시에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재정 상황에 달려있을 것이다. MB 정권은 지난 2년간 긴축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펼쳐왔기에, 부자의 인심을 잃지 않으면서 친서민 정책을 필 수 있는 여유가 있을지가 의문.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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