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집권

정치 2011. 11. 12. 02:50
미국을 리버럴 복지국가로 바꾼 FDR은 4번 연속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1932년부터 1968년 36년 기간 동안 단 8년만 공화당이 집권하고 28년을 민주당이 집권했다. 공화당 8년도 FDR의 뉴딜을 계승하고, 매카시를 제거한 아이젠하워였다. 약 30년을 민주당이 집권하였다.

미국보다 좌파적이고 복지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캐나다는 중도좌파 정당인 Liberal Party가 20세기 중 69년을 집권했다. 캐나다 사회안전망의 초석을 닦은 윌리엄 킹은 1921년에서 1948년 사이에 22년간 캐나다 수상직을 역임했다.

스웨덴은 1932년 부터 1976년까지 44년 동안 계속 사회민주당이 집권했다. 이 기간 동안 스웨덴은 완전히 복지국가로 바뀌었다. 그 전에 스웨덴이 복지에 사용하던 전체 국민총생산액의 비율은 현재 한국이 사용하는 비율의 1/5도 안되었다.

또 다른 복지국가인 덴마크는 1924년에 사회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후 여러 연정을 통해 2001년까지 무려 77년을 사민당 주도 정치를 펼쳤다.

독일은 좌파와 우파가 약 15-20년씩 교대로 집권했는데, 독일의 좌파는 사민당이고, 우파는 기독민주당이다. 기독민주당의 경제적 이념은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사회시장경제. 국가 개입과 복지를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노선이다. 자유시장경제 노선은 아주 최근에야 나타난다. 한 마디로 독일은 2차 대선 후 메르켈이 당선되기 전까지 55년 동안 우리가 아는 의미에서의 보수 정당이 집권한 적이 없다.

혹자는 독일에서 복지시스템이 보수주의자에 의해서 도입된 것을 언급하며, 혹은 영국 보수당의 복지정당화를 예를 들어, 복지의 도입이 보수의 일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복지는 보수주의자가 아닌 진보주의자에 의해서 도입되었다. 복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영국 보수의 실용주의가 예외적 사례다.

복지의 도입은 대부분 "제도"다. 제도는 연속성이 커서, 일단 도입이 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더욱이 복지는 수혜자가 곧 기부자인 제도라 이들이 기득권자가 된다. 알다시피 기득권자의 저항은 매우 격렬하다. 한 30년 진보가 집권해서 복지와 공정한 제도를 확립하면 그 이후부터는 설사 보수가 집권해도 이 제도를 급격히 무력화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도 마찬가지. 보수가 복지를 도입한 예외적 사례에 매달릴 수는 없는 법. 한국을 복지, 민주, 공정성이 당연시되는 사회로 바꿀려면, 진보가 30년 정도는 집권해야 한다. 명박정부 5년을 예외적 시기로 보고, 지난 민주 정부 10년에 앞으로 20년 동안 반한나라당 연합이 집권해서, 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대기업을 규제하고, 공정경쟁을 강화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가끔씩 나경원도 찍으면서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꼼수가 통할 확률은 작다. 진보가 30년 집권한 후, 나경원이 70노파가 될 때 쯤, 박근혜가 80노파가 될 때 쯤, 한 번 찍어줄 수도 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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