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 2013. 2. 1. 00:54

1. 민주당이 받았던 국정원 내부자의 제보는 정확했다. 제보를 받고 추적한 여성이 국정원녀였고, 그녀는 여론조작에 관여했다. 이명박의 치적을 찬양하는 글을 쓰고, 4대강에 찬성하는 의견을 올리고, 더불어 야당 후보의 대북관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정확했던 그 제보에 따르면 70여명의 국정원 요원들이 이딴 짓을 한다고 한다. 이제는 국정원"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원" 문제다.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2. 개인의 정치 의사 표현이, 그 개인이 국정원 요원이라고 해서, 불법이냐고? 불법아니다. 하지만 정치의사 표현이 업무의 일환이었다면, 불법이다. 작은 범죄가 아니라 큰 범죄다. 정치 의사 표현의 자유 문제로 이 사건을 몰아가는 건 여론호도. 


3. 최초에 사건이 발생하자, 국정원은 선거개입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만"으로 사건을 규정하는 대국민 심리전을 폈다. 국정원의 대국민 심리전에 넘어가 타는 목마름으로 인권"만" 부르짓는 헛똑똑이들도 있었고, 박근혜 당시 후보는 이 분위기를 이용하여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인권을 얘기하며 야당 후보를 압박했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이 아니라 대국민심리전단이었던 것.


4. 국정원은 인터넷에서 자료만 수집했지 댓글은 단적 없다는 거짓말을 했다. 정부의 정보기관이 대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거다. 이래놓고 툭하면 명예훼손으로 국정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고소한다. 정부기관의 해명이나 발표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권위를 가지는데, 이는 사실에 근거해 최종적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의 거짓말은 대과, 큰 잘못이다. 클린턴이 옛날에 섹스스캔달로 탄핵당했을 때도 헌법기관인 대통령으로써 그의 거짓말이 더 큰 문제였다.


5. 국정원녀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하여 국정원녀가 심리전단 소속임을 밝히고 댓글을 달았는지 안달았는지 확인했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원 원장이 국회에 거짓보고를 한 것이 아니라면, 국정원 내에서 상부에 거짓 보고를 한 것이다. 어느 경우라도 문제. 국정원이 아니라 구정원, 구라정보원.


6. 또 황당한 건, 국정원녀의 여론조작이 밝혀진 경로다. 수사 중인 경찰의 발표가 아니라 한겨레 신문의 자체 조사다. 한겨레 신문은 수사 중인 경찰 중 누군가(또는 서버회사의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국정원녀의 아이디 등을 확보해서 사이트를 뒤졌겠지. 도대체 경찰이 이 사건 수사를 시작한게 언젠가? 경찰이 국정원녀 3차 소환까지 하길래 이상하다 했더니 결국 이렇다. 정상적인 경로로 수사가 제대로 안되고 방해를 받으니, 비정상적인 경로로 사실을 알린 것 아닌가? 국정원만 문제가 아니라 경찰도 문제다. 


7. 철저한 국정조사와 책임자 관련자 전원 처벌!




ps. 대북심리전단, 필요하다. 북한은 탈북자를 다시 북한으로 불러들여 남한은 살 곳이 못된다고 아주 세게 심리전을 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국정원은 어떤 심리전을 펼쳐고 있나? 겨우 오유에서 이명박 업적 찬양하는 걸로 대북심리전을 펼치나? 안보라는 위중한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을 이 따위로 망가뜨리나?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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