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년연장법이 통과되었다. 고연령층의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온 얘기가 고용율 70%가 국정 목표인데, 베이버 부머가 은퇴하면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보도다. 고용율 70%를 위해서는 장년층의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나. 한마디로 헛소리.
고용율 70% 달성 국정 목표는 적절하다. 한국은 타 선진국에 비해서 인구대비 고용율이 낮다. 복지보다는 고용을 통한 복리의 향상이 저소득층의 경제 여건 향상에 더 효율적이고, 고령화 시대에 재정 부담을 줄여, 여러 복지 정책의 유지가능성을 높인다.
그런데 인구대비 고용율이 낮은 이유는, 베이비 부머의 은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한국의 노인 인구의 고용율은 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높다. 다수 선진국이 10% 정도인데, 한국은 그 보다 3배 정도 높다. 이는 노동시장이 좋아서가 아니라, 복지가 꽝이라 산 입에 풀칠할 수 없기에 노인들이 허드렛일 노동시장에 뛰어 들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아동의 노동참가율, 고용율이 높은 것과 똑같은 이유다.
한국의 인구대비 고용율이 낮은 이유는 여성의 낮은 경제참가율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고용율 70% 달성을 말하는 양반들이 이를 모르지도 않을 터. 이 국정목표가 진지한 목표라면 궁극적으로 여성지원 정책으로 발현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그럼 민주당은 차기도 물건너갈 것.
통계 숫자를 근거로 세상을 판단하는 나 같은 사람이 볼 때, 한국에서 노인문제 다음으로 심각한 게 여성문제다. 무상의료, 지역차별, 대북지원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여성문제 해결의 핵심은 결혼 출산 후 노동시장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