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아님의 포스팅: 자연주의, 우파, 좌파.


글의 전반적 내용은 동의하고, 사회적 문제의 원인과 그 해결 방법과 관련 평소에 느꼈던 점을 몇 가지 말하고 싶다.


문제의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을 혼돈하는 경우,


사회적 진단으로 개인을 재단하는 경우를 ecological fallacy라고 한다. 집단의 평균으로 개인을 판단하여 차별할 경우 Statistical discrimination이라고 하고. 반대로 개인의 사례로 집단을 판단하는 경우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개인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가 일치할 때 이를 "전형"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좌파는 ecological fallacy를 범하는 경향이 있고, 우파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차원은 다르지만 ecological fallacy 보다는 일반화의 오류가 결과와 원인을 뒤섞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를 들면 자존감이 없어서 노숙자가 되는게 아니라 노숙자가 되면 자존감을 잃는 것인데, 노숙자들의 자존감이 약하고, 게다가 자존감이 약한 사람이 쉽게 노숙자가 되는 한 사례를 보고 나면, 자존감의 결핍이 노숙의 원인이라고 확신하는 식), 문제 진단에서 좌파보다는 우파가 잘못된 판단을 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할 때는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이 상당히 다르다. 문제의 사회적 발생 원인의 제거가 그 문제의 희생자가 된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다시 노숙자 문제로 돌아가 예를 들면, 경제적 위험에 대한 insurance를 마련하는 식으로 사회구조를 바꾸면, 새로운 노숙자가 발생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미 노숙자가 되어 자존감도 잃고 새로 마련된 경제적 기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술도 없는 상태에서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것 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자존감을 다시 세우는 프로그램도 필요하게 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문제의 발생: 사회구조의 문제 --> 노숙자 --> 자존감 상실

문제의 해결: 사회구조 변경 +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 노숙자 문제 해결


문제의 해결 1: 사회구조 변경 w/o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 신규 노숙자 차단, 기존 노숙자 문제 지속

문제의 해결 2: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w/o 사회구조 변경 --> 기존 노숙자 해결, 신규/재노숙자 발생



ps. 사회학의 founding fathers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던 Durkheim이 사회적 문제의 사회적 원인이라는 테제를 낸 건 이런 면에서 아이러니.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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