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는 대학생? 공부하는 노동자! - 한겨레 김종엽 교수 칼럼


알바하는 대학생이라기 보다는 공부하는 노동자로 사회적 인식을 전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김종엽 교수의 칼럼. 상당히 공감이 가는 칼럼이고, 그 취지에 100% 동의한다. 모든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하며, 학교에서 이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 상황이 대학과 대학생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건지는 좀 더 점검이 필요하다.


아래 그림은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일부, 조만간 저널에 출간될 논문의 일부이다. 미 국세청 세금 데이타를 이용해 학력별로 20년간 소득을 추적한 것이다.


우선 미국 대학생의 90%가 노동시장에서 소득, 그것도 국세청에 신고되는 소득이 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을 가지 않은 노동자에 비해 소득이 절반 밖에 안되지만 거의 모든 대학생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 미국도 대부분의 대학생이 알바를 한다.


그런데 이들이 대학 학위를 취득하면 소득이 2배로 뛴다. 미국은 졸업이 5월인데, 졸업한 그 해에 소득이 50% 올라가고, 그 다음해에 소득이 추가로 50% 올라간다. 소득 상승은 졸업장을 취득하는 순간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그 다음에는 연간 소득 성장률도 나타난다. 20대 후반 부터 30대 후반까지 대학 졸업자의 연간 소득 성장률이 고교 졸업생에 비해 3배 정도 높다.이 차이가 평생소득으로 누적된다.


20대 초반 만 보면, 대학생의 소득이 고교졸업자 보다 낮고, 20대 후반까지 누적으로 봐도 대졸자의 누적 소득이 고졸자 보다 높지 않다. 진짜 차이가 나타나는 시기는 30대다.




기존 연구를 보면 한국에서도 학력 간 소득 격차는 확대되었다. 고교때 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평생을 알바로 살아가는, 대학생 알바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쳐다보는 계층과, 대학 때 알바를 하다가 이후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는 계층은 life-chance가 다른, (베버의 관점에서 보면) 상이한 계급이다.


대학 진학률 상승 이후의 세대에서는 대학의 학력 프리미엄이 매우 약화되었는가? 대부분의 고교 졸업자가 대학에 진학했기에, 고졸과 대졸 간의 격차 보다, 대졸자 내의 격차가 더 심화되었는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알바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 노동자로써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게 되면, 그 혜택은 알바하는 대학생이나 공부하는 노동자에게 뿐만 아니라, 알바인듯 직장을 다니는 노동하층의 삶도 나아지긴 할 것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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