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기사: 미국 최저임금 1만7천원 시대.


최저임금 만큼 노동경제학 하는 분들이 많이 연구한 주제도 없을거다. 너무 많이들 해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분이나 반대하는 분이나 근거로 삼을 만한 연구 결과가 다 있다. 


폴 크루그만이 카드&크루거의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찬성해서인지 거의 모든 한국 신문들이 카드&크루거 연구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1994년에 발표된 카드&크루거의 연구 이후로 산더미 같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보수적인 칼럼리스트 브룩스도 카드&크루거의 연구에 반하는 결과들을 끄집어 내서 칼럼을 썼고. (NYT Brooks 칼럼).


이렇게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 하는 연구가 "연구결과의 연구"라는 메타스터디. 


아래 그래프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끼치는 연구들이 보고한 1,492개 계수들의 분포다. 음의 값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것이고, 양의 값은 늘린다는 것. 소스는 요기




보다시피 대부분의 계수값이 0에 집중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1-2달러 정도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끼치는 영향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는 것. 


위에 링크 걸어둔 Schmidt의 논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로 이어지는 않는 다양한 메카니즘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어쨌든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최저시급 6,030원으로 인상이 고용에 끼칠 영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결과가 미국에서 최저임금을 현재의 $7.25(뉴욕은 현재 $8.75)에서 $15로 두 배 가까이 인상해도 고용에 영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뉴욕에서 최저임금이 $15로 인상되는게 뉴욕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 뉴욕시는 물가가 비싸고 현재의 미디언 시급이 $20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뉴욕주의 시골 지역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뉴욕주의 많은 카운티가 미디언 임금이 $16이 안된다 (소스는 요기). 예를 들어 글랜스폴스 지역은 미디언 임금이 $15.30이다. 시애틀, 엘에이 등 일부 고임금 지역의 최저임금 인상과 이 번 뉴욕주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그 의미가 다른 이유다. 


현재 미국 전체의 Median hourly wage는 $17.09 다. 일부 주에서는 미디언 임금이 $15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WP 칼럼: Downside of $15 Minimum Wage). 이 얘기는 최저임금을 $15로 인상하면 그 주의 절반 이상 노동자의 소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전국적으로는 최저임금이 $15로 인상되면 전체 노동자의 40%이상이 영향을 받게 된다. 


뉴욕처럼 주 단위에서 최저임금을 두 배 가까이 올려 $15로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시도한 적이 없었던 결정이다. 이 결정이 해당 주, 주민들의 고용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연구되어 나올 것이다. 


최저임금 $15인상이 고용에 큰 영향이 없다면, 최저 임금 인상만으로 빈곤을 거의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 4인 가족 기준 빈곤선이 $24,000인데 시금 $15은 1주일 40시간 50주 일하면 소득이 $30,000이다. 2013년 현재 가구 별 미디언 소득이 연 $55,000이 안된다. 4인가족 중 가구주 1인만 최저임금으로 풀타임으로 일하면 미국 기준의 빈곤선도 넘어서고 국제 기준 빈곤선(중간 소득의 50% 값)도 넘어선다. 4인 가족 중 1인이 풀타임, 다른 1인이 주당 20시간만 일하면 연 소득이 $45,000이 된다. 중산층은 아니라도 경제적 궁핍함 없는 중하층의 삶이 가능하다. 즉, 미국에서 노동인구 빈곤의 거의 완전한 퇴치가 가능해진다. 


뉴욕주의 실험이 성공하면 최저임금 $15로 인상이 전국적으로 실천 가능한 아젠다로 책정될 것이다. 빈곤퇴치와 불평등 감소 정책에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강력하고 조직된 노조가 없어도 느슨한 연대의 조직과 정치세력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충분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교훈도 얻게 된다. 


하지만 뉴욕주의 실험이 실패로 판명날 경우, 즉 뉴욕 패스트 푸드 산업의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상당한 푸쉬백이 있겠지. 


어쨌든 21세기 진보적 정책 실험의 선두 주자는 미국, 그 중에서도 뉴욕이 되었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 즈음에 다시 상기해보는 당통의 말: 

We need audacity, and yet more audacity, and always audacity!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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