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훈아빠님의 포스팅.


채훈아빠님 포스팅에서 따온 아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개인소득으로 탑1%의 전체 소득 비중은 증가했지만, 가구별 가처분 소득으로 본 지니계수는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원소스는 경제학자인 갭필러님의 포스팅



채훈아빠님은 그 이유는 2009년 이후 하위 20%(와 그 다음 20%, 즉 하위 40%)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 채훈아빠님이 올린 포스팅에서 소득 하위20%와 그 다음 20% 가구의 상대소득은 다음과 같이 변화. 



채훈아빠님이 사용한 데이타는 통계청의 2인이상 도시가구의 가처분 소득.


이 주장에서 몇 가지 논의할 사항이 있는데, 


첫째, 경제위기 이후 이명박이 실시한 삽질경제는 어찌되었든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 증가를 초래한 것으로 보임. 적어도 삽질경제가 소득 불평등 악화를 초래하지는 않았음. 복지제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국가에서 건설경제는 경제위기 시 소득하층의 소득을 늘리는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걸 기억해야. 


2008년 경제 위기 직후 미국의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주장했지만, 공화당 보수들이 생깐 정책 중의 하나가 기간시설 확충 및 개보수, 즉 삽질경제임. 요즘 진보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는 영국 코빈 노동당 당수 당선자의 정책 중 하나도 삽질 경제임을 잊지 말 것. 30년대 대공황 당시 미국의 재건 사업 중 중요한 사안이 테네시강 유역 개발. 삽질경제였음. 삽질 경제가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고, 대운하가 필요없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토목경제를 적대시하는 태도는 곤란. 토목경제는 필요한 때가 많음. 




둘째, 2인이상 도시가구로 불평등을 보는 것에 약간의 문제가 있음. 통계청에서 2인 이상 도시가구로 불평등을 추정했던 이유는 농촌가구와 1인 가구의 소득 추정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 소비 단위가 2인 이상의 가구고 이 가족구조가 안정되어 있다는 가정에 기반. 


하지만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었고, 1인 가구가 20대와 60대 이상의 소득 저층에 집중되어 있어 이들은 제외하면 불평등을 과소추정하게 됨.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1인가구는 1990년대 9%에서 현재 27%로 3배 이상 증가. 실제로 통계청에서도 최근에는 농어촌, 1인가구 포함 전국민 대상 불평등 지수를 제공하고 있음. 1인가구 포함 지니 불평등 지수는 2인가구이상으로 본 것보다 2포인트 정도 높음. 



하지만 1인가구를 포함한 전국을 대상으로 해도 2008년 이후 불평등이 줄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음. 1인가구를 포함했을 때 불평등 감소 정도가 2인이상의 경우보다 작다는 점을 볼 때, 20대와 60+대의 소득 증가가 주노동연령대 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음. 




셋째, 이 포스팅에서 가장 하고 싶은 얘기인데, 맨 위의 그래프에서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불평등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함에도, 지니계수는 불평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옴. 이 현상은 간단한 문제가 아님.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1) 하나의 가능성은 불평등이 하위 99% 내에서는 줄어들지만, 상위 1% 에서만 소득이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 수도 있음. 만약 통계청의 가계조사가 상위 1%의 소득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1%만 예외적으로 소득이 급격히 늘고 다른 모든 계층의 소득이 압축되고 있다면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 


지니계수에서 소득불평등이 가장 높은 단계인 1은 한 명이 모든 소득을 독점하는 상태. 이 경우 소득 최상위 1인을 제외하면 그 밑에서는 소득이 가장 평등한 0으로 변화함. 상위 1%만 잘나가는 사회에서 이들의 소득을 서베이가 측정하지 못하면, 실제로는 불평등이 악화되는데 수치로는 불평등이 줄어드는 것 같은 숫자의 착각이 나타날 수 있음. 미국에서도 서베이 데이타는 2000년 이후 임금 소득 불평등이 줄어드는데, 세금 데이타는 소득 불평등이 늘어나는 경향이 보임.   


(2) 또 다른 가능성으로 하층과 상층의 소득은 늘고 중간층의 소득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음. 지니계수는 그 계산방식의 특성상 중간층의 소득 변화에 가장 민감함. 불평등을 계산하는 다른 지수인 아킨슨이나 타일지수는 소득 상층이나 하층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지수가 변화하게 조정할 수 있지만 지니는 그렇지 못함. 




그래서 두가지를 살펴봄. 우선 소득 분위별로 2003-2008년 사이, 그리고 2008-2014년 사이 1인 가구를 포함한 전국민 가구의 소득 변화를 알아봣음 (통계청 자료). 그랬더니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2003-2008년은 소득 상층일수록 소득 상승률이 높고, 하층일수록 낮아, 불평등이 증가했는데, 2008-2014년에는 그 경향이 바뀌어서 소득 하층의 상승률이 소득 상층의 상승률보다 높아 불평등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음. 




적어도 하층와 상층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중산층의 소득은 감소하는 (2)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임.  


그렇다면 상위 1%만 소득이 증가하는 (1)의 가능성은? 


아래 표는 홍종학 의원 사이트에서 따온 것인데, 국세청 자료를 봤을 때, 2010년 이후 소득 상위 1%와 10%의 비중은 미약하나마 감소하였음. 맨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 2011년까지는 소득 사위 1%의 비중이 늘었지만, 그 이후에는 줄었음. 과세미달자 포함 상위 1%가 전체 지니계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적어도 최근 몇 년 간은 보이지 않음. 상위 1% 집중도가 줄어든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 (1)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얼마나 클지는 의심스러움.  


소스는 요기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본건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장 간단한 설명은 채훈아빠님이 제시한 2008년 이후 소득 하층 가구의 소득이 소득 상층 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는 것. 최상층의 소득은 과세미달자까지 포함해서 보면 사실상 정체고.


진보에서 인정하기 싫겠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소득 하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노무현 정권이나 김대중 정권 때 보다 상대적으로 더 나아졌을 가능성이 큼.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름. 소득 하층의 노동시장에서의 소득 증대인지 아니면 재분배의 개선인지 명확치 않음. 가구별 (그리고 개인별) 시장 소득 불평등과 가처분 소득 불평등을 나눠봐야 하는데 이 자료도 제대로 없음. 채훈아빠님은 여성노동력의 증대 (즉, 가구별 소득원의 다변화)를 얘기하지만, 소득하층 가구에서 여성은 원래 노동시장에 있었음. 여성노동력의 증가는 중산층의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경향이 큼 (그래서 가구불평등 감소보다는 증가에 기여). 소득 하층의 상대적 소득 증대를 설명하는 변수로는 부족함. 


학자들이 이런건 연구해줘야 하는데... (데이타만 제공해 주시면 제가 어떻게 좀...ㅠㅠ)





ps. 2010년인가? 통계청 분들이 사람들의 체감과 달리 불평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서 여기저기서 욕먹고 있고,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이라는 얘기를 들었음. 체감이 틀리고 통계가 옳았던 것.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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