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오니 다시 지역주의에 기반해서 득표할려는 움직임이 만연하다. 이 번에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정당에서 노골적으로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과연 영남패권주의는 강화되었는가?
아래 표는 1990년과 2010년 기준 출생지역별 관리직이나 전문직 취득 확률이다. 연령은 25-54세다. 자료는 센서스.
표. 출생지역별 관리직/전문직 취득율, 25-54세 취업자
|
1990년 |
2010년 |
변화(포인트) |
변화(비율) |
서울 |
0.210 |
0.239 |
0.029 |
0.136 |
부산 |
0.186 |
0.200 |
0.014 |
0.077 |
대구 |
0.180 |
0.208 |
0.028 |
0.156 |
인천 |
0.175 |
0.180 |
0.005 |
0.030 |
광주 |
0.167 |
0.211 |
0.044 |
0.266 |
대전 |
0.171 |
0.211 |
0.040 |
0.232 |
경기 |
0.125 |
0.160 |
0.036 |
0.288 |
강원 |
0.120 |
0.145 |
0.025 |
0.211 |
충북 |
0.133 |
0.149 |
0.017 |
0.125 |
충남 |
0.123 |
0.147 |
0.024 |
0.192 |
전북 |
0.124 |
0.155 |
0.030 |
0.243 |
전남 |
0.107 |
0.137 |
0.029 |
0.275 |
경북 |
0.120 |
0.144 |
0.023 |
0.195 |
경남 |
0.127 |
0.156 |
0.029 |
0.230 |
제주 |
0.141 |
0.188 |
0.048 |
0.339 |
이 표를 보면 출생지역에 따라 자신의 경제적 처지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지난 20년 사이에 출생지역에 따른 괜찮은 직업의 취득 확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아무런 변수를 통제하지 않은 결과이기에, 교육기회의 격차까지도 모두 포함한 전체적인 출생지역에 따른 기회의 격차(gross effect)를 알 수 있다.
1990년 기준 출생지역별로 관리직/전문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21.0%)이고,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 (10.7%)이다. 전남 다음으로 낮은 지역은 경북(12.0%)과 강원 (12.0%)이다. 대도시만 보면 광주가 모든 대도시 중 가장 낮은 16.7%다.
서울 다음으로는 부산(18.6%)과 대구(18.0%) 출생자의 전문직/관리직 취득 확률이 높다. 통계적 격차는 크지 않지만, 영남 출생자들이 호남 출생자들보다 더 나은 기회를 누렸다고 할 수도 있다.
20년이 흘러 전국적으로 관리직/전문직의 비율은 1990년 13.5%에서 2010년 17.2%로 3.7%포인트, 또는 27.4% 증가하였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직업구조가 고도화된 것이다.
각 출생지역별로 기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위 표에서 "변화(포인트)" 칼럼은 2010년과 1990년의 관리직/전문직 비율의 단순 갭이고, "변화(비율)" 칼럼는 1990년대비 증가율이다.
모든 출생지역 중 20년 사이에 %포인트 기준으로 관리직/전문직 비율이 가장 많아진 지역은 제주(4.8%포인트 증가)이고, 그 다음은 광주(4.4%포인트 증가)다. 증가 정도가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0.5%포인트 증가), 그 다음이 부산(1.4%포인트 증가)이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2010년이 되면 관리직/전문직 취득 확률이 가장 높은 출생지는 서울(23.9%), 광주(21.1%), 대전(21.1%)순으로 변화하였다. 1990년 센서스에서 부산, 대구 등 영남 출생자들이 지방 중에서 가장 관리직/전문직 취득 확률이 높았던 현상과는 사뭇 다르다. 1990년에는 부산출생자의 관리직/전문직 취득 확률이 광주출생자 보다 2%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광주출생자가 부산출생자보다 1%포인트 정도 높다.
광역도 중에서는 전남(13.7%)이 여전히 관리직/전문직 취득 확률이 가장 낮지만, 경북(14.4%)과의 격차는 0.7%포인트에 불과하다. 1990년의 격차(1.3%포인트)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적어도 직업지위 획득의 측면에서 지난 20년간 영남패권주의는 줄어들었다. 서울 다음으로 관리직/전문직 취득 확률이 높은 출생지역이 이제는 부산, 대구가 아니라 광주와 대전이다.
이러한 변화는 퍼센테이지 변화를 보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위 표의 마지막 칼럼을 보자. 1990년과 2010년 사이에 비율적으로 관리직/전문직이 가장 늘어난 출생지역은 제주(33.9%), 경기(28.8%), 전남(27.5%), 광주(26.6%) 순이다. 가장 증가율이 낮은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고 인천(3.0%), 부산(7.7%), 충북(12.5%), 대구(15.6%) 순이다. 호남출생자의 전문관리직 증가율이 영남 출생자보다 높다. 그래봤자 절대적 격차는 작지만.
전반적으로 대도시의 증가율이 광역도보다 낮다. 이는 지방중소도시, 읍면 출생자들의 직업성취 기회가 개선되었다는 의미다.
초간단 정리하자면, 지난 20년간 출생지역이 직업지위 획득에 끼치는 영향력은 전반적으로 줄었다. 1990년에는 영남출생자들이 직업지위가 약간이나마 더 높았으나, 2010년 현재 영호남의 격차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다수 대중의 물질적 삶의 기반이 되는 직업노동시장에서 지역주의나 영패주의의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불평등이 가장 큰 화두인 현재 한국사회에서 지역은 의미있는 변수가 아니다. 시대정신이나 시대적 과제와 거리가 많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