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켑렙에서 노무현 애도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지나가고 친노의 정치적 부활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군요.

대중의 사랑을 받다 비극에 간 지도자에게 대중이 부여하는 판타지를 과소평가하는군요.

노무현 대통령의 사망으로 친노세력은 정치적으로 부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가졌습니다. 단, 이들의 부활은 독자세력으로써가 아니라 민주당에 통합됨으로써 가능합니다.

민주당은 노무현이 남긴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를 화두로 진보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정동영의 복당을 받아들이고, 친노세력의 복당을 받아들이고, 진보개혁의 적장자로써 자신을 위치지어야죠.

누구나 이 길이 사는 길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정치공학으로 이를 이루고자 했을 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몸을 던져 이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시점에서의 통합을 정치적 술수로"만" 보는 국민은 소수일 것입니다.

일부 극단적인 친노세력이 조문을 막고 행패를 부렸지만, 지도부에서는 점잖게 타이르는 성숙된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노혜경 선생이 인터뷰에서 적대적인 분들도 조문을 왔으면 좋겠다고 한 그 모습이 바로 친노의 정치적 부활의 출발점입니다. 유시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무현의 계승자로써의 이미지를 통합의 재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진보개혁세력은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등권파와 수도권 386을 중심으로 한 진보파의 긴장관계로 당을 꾸려가야 합니다. 정동영을 배제하면 전자가 없어지고, 친노세력을 배제하면 후자가 없어집니다. 이 통합으로 전국 정당으로써의 모습도 갖추고, 호남 배제도 극복하고, 진보적 아젠다도 껴앉을 수 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역사를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로 만들 수도 있고요.

언제까지 노무현 추모를 돌담길 아래에서 전경버스에 둘러쌓여 할 것입니까. 시청 앞 잔듸 광장이 우리가 있어야 할 그곳입니다. 텅빈 그 광장을 추모객으로 메우는 일은 현 여권 인사에게 물병을 던져서 이룰 수 있는게 아니라, 힘을 모아 정치세력을 만들고 선거에서 이겨야 이루어집니다. 

이런 비극적 계기에 정치적 통합을 이루는 능력을 보임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수권 세력으로써의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꼭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다음 번 선거는 진보개혁세력의 적장자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이기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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