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욱 경제팩트] 한국 여학생은 왜 이공계 진학을 기피할까? 


여학생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는 객관적인 수학 실력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요인이라는 홍춘욱 박사의 주장. 


홍춘욱 박사의 칼럼에 재미있는 논문이 하나 등장하는데 Guiso 등 4명의 학자가 2008년 Science에 출간한 "Culture, Gender, and Math." 


아주 센세이셔널했던 논문인데, 이 논문의 주장은 아래 그래프 하나로 요약된다. 2개 그래프 중 아래 주황색 그래프가 World Economic Forum의 Gender Gap Index (GGI). 지수가 높을수록 양성평등도가 높은 국가. 이 지수는 한국의 높은 여성차별을 논의할 때 자주 인용되는 지표다. 


그런데 여성과 남성의 수학 성적 격차는 성평등 지수가 낮은 국가에서 높고, 성평등 정도가 좋아질수록 수학 성적 격차가 줄어든다. 첫번재 그래프에서 노란색이 성별 수학 성적 격차. 보다시피 오른쪽으로 갈수록 (=성평등이 높아질수록) 격차가 줄어듬. 그래서 이 논문의 결론은 여성의 낮은 수학 성적은 해당 국가의 성차별 문화 때문이라는 것. 성별 수학 성적 격차의 문화결정론이 할 수 있다. 



이렇게 센세이셔널했던 논문이 검증을 피할 길은 없다. 이 논문 이후에 문화결정론에 대해 논박하는 논문들이 여럿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을 끄는 것은 Stoet & Geary의 2015년 Intelligence 논문


요점인 즉, Guiso et al의 2008년 논문이 2003년도 PISA 자료를 사용한 것인데, 그 이후 데이타를 사용해보면 동일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 


아래 그래프를 보면 맨 위 2개가 2003년 자료를 사용한 것이고, 그 아래가 2006년, 2009년 PISA를 사용한 것. 2003년과 2009년의 가장 큰 차이가 Iceland의 위치 변화인데, 보다시피 2003년 대비 2009년에 Iceland의 성별격차 지수가 바뀌니 남녀평등문화와 성별 수학 격차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zero로 변화함. 


Stoet & Geory는 국가 간 비교 뿐만 아니라 국가 내 비교를 통해서 남녀 간의 수학 성적 격차, 특히 상위권에서의 격차는 robust하다고 주장함. 남녀 간 수학성적 격차를 문화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 



그럼 성별 수학 성적 격차와 문화는 상관이 없는 것인가? 그건 또 그렇지가 않음. 올 5월 AER P&P에 실린 Nollenberger 등의 논문에 따르면 남녀 평등 문화와 수학 성적은 밀접한 연관이 있음. 


이들은 이민자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성별 수학 능력 격차를 측정. 9개 이민 대상국(destination countries)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민 대상국의 특성을 통제한 후(통계적으로 fixed effects model) 부모 세대의 origin countries의 문화적 특성이 성별 수학 성적 격차에 나타나는지 살펴본 것. 부모 세대의 origin countries의 갯수는 35개. 


Destination countries의 특징을 FEM으로 통제했기에 국가 간 institution의 차이는 통제됨. 또한 이민자 자녀들이 모두 선진국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교육시스템의 차이, 교사의 문화적 차이도 통제됨. 남는 것은 부모 세대의 문화적 격차. 


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평등도가 높은 국가에서 온 이민2세대의 성별 수학 격차가 성평등도가 낮은 국가에서 온 이민2세대의 성별 수학 격차보다 훨씬 낮음. 약 70%의 성별 수학 격차가 문화적 요인으로 설명됨. 


이렇게 연구마다 결론이 다르다는 것은, 이 주제에 대해 대다수가 동의하는 결론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것. 어쨌든 이 세가지 연구 중 마지막 연구가 가장 문화와 성별 수학 성적 격차의 인과관계에 가까움.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 성적 격차가 모두 문화에 의해 설명될지는 모르겠으나, 성차별 문화와 성별 수학성적 격차에 상당한 상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는 한 듯.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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