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송민기 연구위원 보고서인데, 인구변동과 취업자수 변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분이 제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듯.
보고서의 내용인즉, 한국의 노동연령층의 인구변동 폭이 커서 39세에서 40세, 29세에서 30세로 새로 10세 단위 연령 구분에 들어오는 숫자와, 49세에서 50세로 빠져 나가는 숫자에 차이가 있어서 30대 40대 연령층에서 취업자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효과를 통제하고 보면 2018년에도 취업자수에 별 차이가 없었더라는 것.
지금의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는 세대는 60년대말에서 70년대초 출생자들인데, 이들의 코호트 사이즈가 한국 역사상 제일 큼. 연간 100만명 가까이 됨. 반면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오는 80년대말 90년대초반 세대들은 코호트 사이즈가 연간 65만명 정도 밖에 안됨.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수가 격감하는 듯이 보이는 것은 이런 메카니칼한 과정의 반영일 뿐 실제 격심한 취업자수 감소는 없다는 것이 금융연구원 보고서의 주장.
실제로 18-64세의 큰 집단으로 고용률을 보면 우려와 달리 2017~2018 사이에 큰 변화가 없음.
연령 프레임 효과에 대한 문제제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음.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 보고서를 보고 연령별 고용에 아무 변화가 없다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 블로그에서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최근 고용 변화의 특징 중 하나가,
30~50대 남성의 고용률 하락임.
동연령대 여성 고용률의 증가나 정체로 전체 30, 40대로 보면 심각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30-40대 남성 고용률은 상당히 낮아졌음. 예를 들어 2018년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30대 남성 고용률은 1.2%포인트 감소했는데, 여성 고용률은 0.7%포인트 증가. 성별로 고용률 변화가 정 반대임. 이러한 경향은 연령 프레임 효과와 큰 관계가 없음.
금융연구원 보고서와 유사한 분석을 성별로 분리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음.
전체 취업자수를 늘리는 정부 정책도 필요하지만, 30~50대 prime working age 남성의 고용률이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함.
이들 계층은 고용률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고용률 하락의 원인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야 함. 원래 노동시장에 있기 어려운 사람(예를 들어 병자)인데 어쩔 수 없이 노동시장에 있었지만, 다른 가족(=여성)의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노동시장에서 탈락한 것인지.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 실업인지. 경기 요인으로 인한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감소의 결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