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에 발표한 "경력단절 이전 20대 여성은 차별받지 않는가" 논문이 일부 분들에게 입힌 내상이 상당히 큰 듯. 아직도 활발하게 댓글이 올라옴. 

 

대부분의 반론이 이미 다 답했거나 언급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라 걍 무시하는데, 여러 분들이 노동시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

 

노동시간 문제는 공급의 측면도 있지만 수요의 측면도 있음. 남성은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해서 주 40시간에 야근까지 하는데, 여성은 취업이 안되어서 알바를 뛰기 때문에 주 20시간 밖에 일하지 못하면, 이 때의 성별 격차는 시간 당 임금을 넘어서 총소득 격차로 인식해야 함. 노동시간을 통제하지 않은게 omitted variable bias가 아니라 이렇게 봐야하는 이론적 이유가 있다는 것. 

 

그래서 논문에서는 월소득으로 본 것.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것 같아서, part-time workers를 제외한 full-time workers만의 분석도 robustness checks의 하나로 제시. 

 

이러한 robustness checks에도 불구하고 대졸 직후 남성이 여성보다 절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 일한다고 믿는 모양. 이 블로그에와서 난리를 피우는 분들이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바꾸거나 대오각성하여 편견을 고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음. 그렇게 객관적인 분들이었으면 나님의 논문을 발표했을 때 충격먹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태세 전환했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데이터를 분석해서 답하는 수 밖에. 

 

이전에 포스팅한 글에서 모든 인적자본을 통제하는 모형을 다시 측정함. 대상은 full-time workers로 제한. 그랬더니 여성의 소득 불이익은 -.178 로그 포인트. 대략 남성보다 소득이 16.3% 적음. 파트타임 노동자까지 포함한 모델에서 -.191이었던 것에 비해서 겨우 .013 로그 포인트 여성불이익이 줄어듦. 

 

이 번에는 같은 모델에 그토록 오매불망 노래를 부르는 노동시간까지 통제. 즉, 풀타임 노동자의 노동시간과 인적자원까지 모두 통제하여 성별 소득 격차를 측정. 그랬더니 여성의 소득 불이익은 -.173 로그 포인트. 노동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던 모델에 비해서 .005 로그 포인트. 대략 0.5%의 여성 소득 불이익이 줄어듦. 

 

요약하면 노동시간의 성별 격차가 설명하는 여성의 남성 대비 소득 불이익은 0.5%포인트. 액수로 한 달에 평균 1만7백오십원. 나님도 이 정도는 남성이 더 받아도 된다고 굳게 믿음.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오랜 시간 일한다는 편견과 달리 20대 대졸 full-time workers 의 주간 노동시간은 남성 42.8시간, 여성 41.6시간으로 1시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 

 

성별 소득 격차는 노동시간의 문제가 아님.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2 2019.12.10 1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이양반아 군필 호봉추가가 있다는거부터 크나큰 차이잖아요;; 당신 말대로 다른부분이 남녀평등이 비교적 엄격하게 지켜지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2. 11님은 2019.12.10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내에서 직원들 연봉공개를 다 하나봐요? 다 똑같다고 단언하게 ㅎㅎ

  3. 2019.12.10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Spatz 2019.12.10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무위키, 야갤 등지에서 아마 자가-확대재생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들이 겪는 대안우파 현상을 한국도 동일하게 겪고 있다고 봐요.

    더불어 요즘은 젠더페이갭 이야기에 반박을 못 하니까 병역 임금은 통제됐다부터 해서 오만가지 음모론적 해석을 하고 그걸 또 자기들끼리 퍼트리더라고요.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싫다는데 어쩌겠어요? 뭐 다행히도 세력들이 아주 소수라 큰 위협은 되지 않아서 인터넷이 인터넷한 것으로~

    • Spatz 2019.12.10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나저나 저 댓글 갑자기 그쪽 분들 어쩌고 하면서 능지같은 밈 사용 + 쓸데없이 띄워쓰기하는거 보니까 좀 옛날에 이 블로그에서 많이 봤었던 악플러 부류로 보이네요..

  5. 페미니스트 고재기 2019.12.10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셀들아!내 제사상에 복숭아 올리지 말거라!나는 뚱이 집게사장 징징이하고 게살버거먹으면서 아리수도 마시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6. ㅇㅇ 2019.12.11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역시.. 매번 임금격차 얘기 나올 때마다 노동시간 얘기가 나올 때 하던 생각을 데이터로 보여주셨네요. 매번 노동시간이 남성이 많다는 얘기만 하면서 그것이 임금격차의 어느정도를 설명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어서 우습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굉장히' 오래 일한다는 것 자체가 편견이었군요. 감사합니다.

    근데 세번째 문단의 노동수요의 측면도 있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논리가 잘 이해가 안되는데 좀 더 구체적인 설명 가능하실까요? 개인적으로는, 노동시간은 노동공급자의 측면인데 최종적인 공급은 수요와의 합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수요 측면의 차별적 요인이 있는 이상에는 노동시간의 문제가 아니므로 총소득 격차로 이해해야한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 바이커 2019.12.11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완전경쟁 노동시장에서는 노동시간이 주로 공급자의 측면이겠지만, 차별 노동시장에서는 노동시간은 차별의 한 요소가 됩니다.

      실업은 노동시간 0의 한 측면인데 공급측면보다는 수요 측면에 주목합니다. 굉장히 러프하지만 LFP로 공급측면이 통제되었다고 가정하니까요.

      차별 노동시장에서 미혼 미자녀 대졸자가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고 가정할 수 있고, 동일학교 동일전공이 노동시장 선호일자리의 proxy로 볼 수 있다면, 노동시간은 공급의 측면보다는 수요의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남녀의 선호도가 비슷하다고 가정할 수 있는 서울소재 사회과학계열 졸업자로만 따로 분석해 보기도 했고요.

      물론 이러한 가정이 설사 차별 노동시장이라 할지라도 공급의 측면을 과소 산정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노동시간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수요의 측면을 과소산정하는 문제를 가집니다.

    • ㅇㅇ 2019.12.11 2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설명 감사합니다 교수님. 여러번 읽어봐도 저에겐 어렵긴 하네요. ㅎㅎ

      답변을 읽다보니 문득 든 생각인데 차별 노동시장이기에 노동시간 통제를 하지 않고 분석한 결과가 성차별이라면 순환논증의 오류가 있어보이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노동시간 통제x -> 20대에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그런데 노동시간 통제x의 전제는 차별적인 노동시장이라는 점에서요.

    • ㅇㅇ 2019.12.11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참.. 이번 포스팅에서 이미 노동시간 통제의 결과를 보여주셨었죠.. 잠시 잊었습니다;; ;;;;; 의미 없는 질문이 되어버렸네요.

  7. ㅁㅁㅁㅁ 2019.12.11 1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댓글 달고 계시는 "직장없어보이는"(ㅋㅋ) 분들이 많이들 착각하시는데 초년차에 연봉 계약하면 동일회사 동일직군에서는 아예 똑같이 프린팅된 연봉 계약서 줍니다 ㅋㅋ 왜 동일직군이 실현이 어러울까요? 생산직 및 현장직 비중이 남자가 압도적이기때문이죠 ㅋㅋ 알면서 일부러 회피하시는거 같은데 ㅋㅋㅋㅋ 제조업도 선호 안해 생산직 현장직도 선호 안해 ㅋㅋ 제조업 국가에서 취업하기 싫다고 그렇게 외치시는데 돈은벌고싶으시고? 그리고 그놈의 "풀타임근무자"가 하등 무슨상관인가요? 그 분류기준으로 야근하는 시간이 포함된답니까? "사회과학"하시느라 공사가 다망하신데 취업 잘되길 빌겠습니다 ㅋㅋㅋㅋㅋ

    • 기린아 2019.12.11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부기관이 직접 조사한 통계자료를 믿지 않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남자들은 자기들만 일 많이 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것 같은데, 여러분이 있는 직장의 그 자리까지 올라온 여성들은 여성의 상위에 드는 사람들이라서 여러분보다 워크 에식도 훨씬 강하고 책임감도 있어요. ㅉㅉㅉ...

  8. ㅎㅎ 2019.12.12 0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이렇게까지 대답해주시니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마 robustness check도 대부분 무슨 뜻인지 모를 겁니다.

    동일직군, 노동시간 등 다 ‘통제’했을 때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게 문제라는 건데
    아마 ‘통제’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모를 겁니다.

    매번 ‘팩트’에 기반해서 얘기해보자고 하지만
    대다수는 자신의 삶에서 구성된 팩트로만 내세우는데
    아마 통계적 유의성이 무슨 뜻인지 모를 겁니다.

    • 바이커 2019.12.12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르겠죠. 이해하는걸 기대하는건 아니고, 실제 팩트를 추구하면 그 자체가 "비판의 무기"가 될테니까요.

  9. koc/SALM 2019.12.13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굳이 20대로 할 이유가 있나요?
    20대 구간은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구간입니다.

    • 바이커 2019.12.13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20대로 하는 겁니다. 경력단절 효과와 기타 노동시장의 내생적 원인에 의한 차이가 발생하기 이전, 성별 격차가 가장 작을 뿐만 아니라 일부 통계에서는 오히려 여성의 소득이 더 높다는 연령대에서도 성별격차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10. 김혜인 2020.01.10 0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대 성별임금격차에 관한 글들 올려주신 것 잘 읽고 있습니다~

    2007년에 직업훈련의 임금불평등 효과에 관한 논문도 쓰신 것을 보았는데요. 이논문은 재직자훈련 실업자 훈련 통틀어서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미취업 상태의 청년이 직업훈련을 받았을 때 생산성 증가에 대한 보상이 성별로 다르다는 연구도 있을까요?!

    • 바이커 2020.01.11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아는 건 없습니다. 성별 직업훈련의 내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