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anovic. 2020. Working Paper

 

글로벌 불평등 변화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Milanovic 교수의 코끼리 곡선. 전세계 인민을 소득 하위에서 상위에서 줄세운 후 1998~2008 사이의 소득 성장률을 계산하면 최상층과 광범위한 중간층의 소득이 오르고, 80~90%tile의 글로벌 중상층의 소득이 정체한다. 그래서 글로벌 소득 불평등은 감소. (이 그래프에 대한 예전 포스팅은 요기; 코끼리 그래프를 자세하게 토론하는 Milanovic 교수의 책은 2016에 발간). 

 

 

그런데 Milanovic 교수가 2008년 세계대불황 이후의 글로벌 소득과 불평등 변화에 대한 후속 논문을 최근에 발표했다. 아래 그래프가 130여개 국가의 원자료를 분석한 논문의 핵심. The Great Recession 이후 글로벌 소득 중산층의 소득은 근 70% 가까이 오르고, 글로벌 소득 중상층과 소득은 별로 오르지 않음 (20% 증가). 이에 반해 글로벌 소득 최상층의 소득은 단지 10%만 증가하였다. 

 

그 결과 글로벌 불평등은 더욱 축소하였다. 글로벌 불평등 지니계수가 2008년의 66.4에서 5년만에 2013년에 61.6으로 줄어든다. 대불황으로 불평등이 커졌다고 난리지만, 현실은 대불황의 자산파괴로 글로벌 불평등은 줄어들었다. 한국도 2008~9년을 기점으로 가구소득 불평등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글로벌 불평등은 21세기 들어서 계속 줄어들었는데, 대불황은 이 추세를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불평등 축소는 주로 국가 간 불평등의 축소에 기인한다. 그리고 국가 간 불평등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 때문. The Great Recession 이후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했지만, 선진국 경제는 성장률이 크게 둔화했기 때문. (한국이 요즘 본격적으로 선진국 대접 받는 것도 이 기간 동안 다른 선진국과 달리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기 때문. 이게 다 가카의 4대강...) 

 

 

Milanovic의 논문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간단히 논의하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최근 발표된 유럽과 미국의 경제 후퇴에 비해 중국은 매우 양호. (한국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 매우 양호.)

 

코로나 이후 기대되는 글로벌 불평등에 대한 요점은 지금까지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은 글로벌 불평등을 줄이는 요인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인도, 아프리카와 기타 다른 개도국이 망가지고 중국은 계속 성장한다면, 중국의 성장이 글로벌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 

 

한국에서는 많이 안읽힌거 같은데, Milanovic 교수의 Capitalism Alone을 보면 서구와 한국의 liberal capitalism에 비해 중국식 political capitalism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제시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서구보다 높은 한 중국식 political capitalism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 

 

미국이 중국을 때리고, 화웨이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 같고, 중국에서 미국을 잘못봤다는 반성도 나와서 마치 미국의 전략이 잘 통하는 것 같지만, 기저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미국에게 그렇게 우호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경제적으로 중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미중 갈등은 더 심해지고,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더 어려운 줄타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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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월비상 2020.08.01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문제는 불평등 완화가 선진국 노동계급이 몰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거죠. 덕에 좌파들의 이상인 세계 노동자 연대가 깨지고 있지요.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중국 중산층과 미국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이 어떻게 연대합니까.

    2. 선진국도 금융위기에서 많이 회복됐을 2013년 이후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자료 나오려면 몇 년은 걸리겠지만.

    3. 중국 잠재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중국도 2030년대엔 현재 한국과 비슷한 2%대로 추락한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기존 통계가 조작이라는 의혹도 있어 두고봐야 합니다. 한국도 현재는 괜찮은데, 급격한 고령화나 미래 먹거리 문제 생각하면 낙관적으로만 보긴 어렵지요.

    + 한국에서 Capitalism Alone 이야기가 적은 건 한국에 번역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꼭 읽고싶은 책인데 빨리 번역되길..

    • 바이커 2020.08.01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3년 이후는 코로나 효과까지 포함된 자료가 나와야 업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중국은 아직은 캐치업이라 고성장률 유지가 상대적으로 쉬운데 그게 언제까지 갈른지요.

      그런데 중국이 그 정도까지 성장해도 political capitalism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liberal capitalism으로 어떻게든 넘어갈지가 가장 큰 의문입니다.

  2. 궁금 2020.08.01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국에서 미국을 잘못봤다는 반성도 나와서 마치 미국의 전략이 잘 통하는 것 같지만, 기저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미국에게 그렇게 우호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출처: https://sovidence.tistory.com/ [SOVIDENCE]

    마냥 미국에게 우호적인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미국의 전략이 잘 안통하고 있다고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자본주의는 늘 도전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요. 대공황시절 전세계에 불었던 사회주의/자유주의 공산/자본진영의 이분법적인 구도로 보면 새롭진 않습니다만 또 그 때와 같진 않겠지요. 경제/정치 엘리트들의 정경유착이 언제까지 더 높은 경제성장을 보장해줄까에 대한 회의론은 벌써 역사가 깊어졌구요. 제 전공은 아니지만 정치학 일반론?에서는 충분한 국가의 번영와 높아진 시민의식은 결국 민주적인 정부와 자유로운 시장을 원하게 된다고 넌지시 얘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중국의 미래는 제가 어찌알겠습니까마는 대만/한국의 성공적으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모두 이룩한 사례로 중국도 같은 길을 가면 좋겠다는 희망적인 얘기들이 10년 전에는 많았지만 요즘엔 또 그렇지가 않네요.

    중국이 어떻게든 리버럴 캐피털리즘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이 거대한 국가가 어떻게 될 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 바이커 2020.08.01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Milanovic이 얘기하는게 대공황시절에는 사회주의라는 다른 경제체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자본주의 밖에 없고, 이렇게 하나의 경제체제가 전세계를 지배하는게 인류 역사에서 처음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다만 자본주의 내에서 두 개의 상이한 체제가 대립하는거죠. 복지 자본주의대 리버럴 자본주의도 아니고, 중국식 정치 자본주의대 리버럴 자본주의.

      저도 중국도 리버럴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외의 다른 가능성이 잘 상상이 안갑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도덕적 이데올로기로 중국식 정치 자본주의가 너무 취약해서요.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정치 자본주의로 남아있고, 가까울 시일 내에 바뀔 조짐도 아직 안보여서, 당혹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3. 종종 2020.08.01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국의 불평등도가 아닌 글로벌 불평등도는 어떤 시사점이 있기에 연구되는 건가요??

  4. 마요 2020.08.02 0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국가내의 불평등도 불황이후로 줄었나요?

  5. 대사(PW) 2020.08.02 1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의 4대강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절호의 한수였다는 점은 인정하시는군요.(MB가 실제로 그걸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ㅋㅋ..)

    • 바이커 2020.08.02 1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블로그에서 계속 주장한 것 중 하나가 진보의 토건울렁증 극복인데, 갑자기 이런 멘트를 하시면 좀 뜬금없죠.

      예를 들면, https://sovidence.tistory.com/995
      https://sovidence.tistory.com/448

    • 대사(PW) 2020.08.05 1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알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열렬한 지지자들 중에서 교수님처럼 보수 정권의 잘한점은 잘했다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워낙 드물기 때문에 저로서는 최대한 덜 공격적으로 보이게 표현한 건데.. 마음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팩트는 팩트로 취급하는 이런 점 때문에 저와는 여러면에서 견해가 정반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속 교수님 블로그를 눈팅하는 겁니다. 최소한 교수님이 제시하시는 팩트는 믿을만하고 거기에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으니까..

    • 바이커 2020.08.05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쓸데없이 시니컬하게 반응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6. 그런데 2020.08.05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로나 사태로 드러난 것은 각 문명권 간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극도로 다르다는 것이 것 아닐까요. 솔직히 현재까지 양태를 보면 화해, 양립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서구의 코로나 판데믹이 트럼프나 보리스 존슨 같은 특정 정치인 탓이라고 하기엔 좌파, 중도파가 집권한 국가들의 성적표도 초라하기 그지 없고, 의료 공공성만 보면 미국을 제외하면 나머지 유럽 국가들은 한국 못지 않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류보편적이라는 레토릭은 말 그대로 사람 죽이지 말라, 아이 때리지 말라 같은 것들로 축소되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야 그렇다치고 심지어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그럴 것 같은 나라도 아닌 독일에서마저 마스크 안 쓰는게 권리라고 시위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니 안되는 건 안되는구나 싶더군요.

    세계화가 세계 단일의 문화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은 거의 빗나가고 오히려 화해 불가능한 차이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수순으로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건 상대적으로 공통기반이 더 적은 서구의 동아시아인들에게는 암울한 소식이겠지만요.

    • 바이커 2020.08.06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스크 착용에 대해 저항하는 인구의 비율 한 가지만 다르고, 나머지는 비슷한거 아닌가요? 좀 늦게 배워서 그렇지 지금은 서구사회도 대부분 마스크 쓰고 있고요.

  7. Avalokiteshvara 2020.08.16 0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한국은 말만 자유 시장 추구하지
    실상은 소련과 유사한 국가 자본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나요?(괜히 내가 한국 경제를 political capitalism 형태로 보는 게 아님.)
    정경 유착이 있는 거 보니까 완전 스탈린 방식, 중국 방식과 똑같은데 말입니다

    • 유월비상 2020.08.16 05: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가자본주의/관치 성향이 선진국치고 강하긴 한데, 민주화나 IMF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한국 경제를 중국 소련과 유사하다고 보는 건 과장이죠.

    • Avalokiteshvara 2020.08.16 0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1990년대 후반에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이 나왔습니다만..
      아직도 여전히 과거 독재 시절 때와 그대로 국가가 재벌과 결탁하고 직접 정치와 경제 개입 하지 않나요?
      소련도 초기에는 사회주의 내세우겠다가 스탈린 때 부터는 거의 국가자본주의 형태로 변했고요.(중국은 덩 샤오핑 이후 부터 국가자본주의 형태로 변함.)

    • 그건 2020.08.16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애초에 자유시장이라 불릴만한 건 그나마 미국 외에는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예외주의라고 보는게 더 맞겠지요.

    • Avalokiteshvara 2020.08.16 06: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영국과 미국을 제외하면 자생적인 산업화를 이룰 수 없었다고 하네요

      참고 책 : 근세 일본의 경제발전과 근면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