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인용은 페북에서 논란이 된 김준일 뉴스톱 대표의 택시기사와의 대화 포스팅의 일부다. 

 

“내가 보라매 공원 근처에 사는데 4억원 전세 살거든요. 전에 와이프가 집을 사자고 했어요. 6억5천정도였어요. ‘문재인 정부가 집값 잡겠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했는데 지금 11억 됐어요. 와이프한테 얼굴 들 낯이 없어요. ...

내가 72살인데 국민학교도 못 나왔어요. 머슴살이도 했고 30년넘게 운전 했어요. 그런데 알 건 다 알아요..."

 

김준일 대표는 이 이야기에 근거해서 문재인 정부의 무능에 대해서 질타한다.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가 한국의 부동산과 계급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70대 국졸미만 노동계급이 현재 4억원 전세에 살며, 6억5천 정도의 자산을 구입할 의사가 있었다. 11억원(백만불) 아파트는 살 수 없지만, 그 절반 정도는 구매할 수 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무학에 가까운 택시운전 70대 노동자가 40-60만불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극히 드물다. 물론 70대 대졸이상 화이트칼라는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 모든 저학력 고연령 노동계급이 이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자산 격차를 확대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화는 한국에 계신 분들이 보지 못하는 한국의 독특성을 드러낸다. 노동계급도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고, 이 정도의 자산 격차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 낮은 자산 격차다. 

 

한국에서 자산 가치 상승은 70대 국졸 미만 노동자도 혜택을 보고, 그 혜택에 동승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대상이다. 자산 가격 상승의 스트레스도 이익도 상당수의 상층과 중산층이 공유한다. 자산에 대한 어설픈 공격이나 약속은 정치적 백래쉬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이 블로그를 몇 번 보신 분들은 이미 다 알다시피 저의 핵심 주장은 단 몇 개다. 

 

1. 한국은 매우 두터운 중산층의 국가다. 상위 1%나 10%의 나라가 아니라, 상위 60~70%가 이해를 공유하는 나라다. 소득, 자산, 교육, 인적 네트워크 모두 마찬가지다. 

2. 이에 반해 하위 20%는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여 있다. 

3. 그런데 정치는 상위 60-70%에 기반해서 할 수 밖에 없다. 

4. 그러니 중산층에게 도움이 되는데, 하위계층이 묻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게 최선이다. 

 

 

 

앞으로 상위 1%나 상위 10%가 하위 분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그러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이고 있고, 일정 정도 성공한 영역도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구별짓기의 이데올로기가 공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분화에 도달하지 못했다. 

 

최근에 보유세 개편으로 증세가 된 대상은 7% 밖에 안된다는 객관적 사실이 큰 호소력이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상위 몇 %에 대한 공격은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적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레토릭으로 전유되고 있다. 상위 10%에 대한 공격이 86세대 진보정치인에 대한 공격으로"만" 전유되는걸 보라.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익 배분 구조니까. 

 

 

 

 

Ps. 무상급식은 무상이라서 성공한게 아니라 그 혜택을 중산층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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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1 2021.03.25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p.s가 완벽한 요약이네요ㅋㅋ 동의동의동의입니다

  2. 흐음 2021.03.25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다면 결국 하위 20%를 위해 중산층 전체에 대한 과세 같은 걸 하지 않는 이상 계속 문제가 생기겠네요. 홍기빈이나 교수님도 계속 지적하였듯이... 근데 어떻게 과세 계획을 짜야 민주정에서 이게 가능한 걸까요? 어려운 일이네요.

  3. twenty 2021.03.25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신 것 때문에 상류층 증세로 하위계층을 돕는 것이 어렵다면 국민 모두 증세하되 상류층 증세를 더 하고, 국민 모두에게 돈을 주되 하위계층을 더 두텁게 돕는 변형적 기본소득이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 과정에서도 결국 증세에 대한 저항이 더 강하게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떻게든 상류층 증세를 뚫거나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나 싶어요.

  4. 바이커 2021.03.25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라고 중산층 증세에 대한 묘수가 있겠습니까. 증세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추진하고, 가능하면 공제 부분을 줄여야죠.

    기본소득은 어렵더라도 전국민 고용보험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5. 먼지 2021.03.25 2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전국민 고용보험을 시작하는데, 5년이나 필요한가요?

    • 바이커 2021.03.25 2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릅니다. 최근에도 고용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보아, 제도가 정착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긴 합니다.

  6. soy 2021.03.26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다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만 '전세계 어디를 가도 무학에 가까운 70대 노동자가 40-50만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는 말씀이 마치 한국의 노동계급 출신 70대가 다른 나라의 같은 계급 연령대에 비해 자산이 적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듯 들려 여기에는 조금 더 수치적 근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이것도 제 경험일 뿐입니다만 미국에서 골프를 치다보면 7-80대 할아버지들과 종종 같은 조에서 치게 됩니다. 평일 골프로 노년을 보내는 그 분들이 부러워 같이 이야기를 해보면 다수가 good old days 에 공장에 취직해 은퇴한 분들이구요. (물론 제가 그 분들의 학력을 묻지는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노동자로 벌어서 교외에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 교육 시키고 연금으로 노후를 충분히 즐긴다고 이야기하시는데 오히려 한국의 노인분들을 생각하며서 선진국과의 격차를 느끼기도 합니다.

    즉 제 생각은 무학 고령 노동자 계층의 자산 보유는 고도성장기를 함께한 세대의 특징이 아닐까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한국의 해당 계층의 평균 자산, 혹은 말씀하신 40-60만불 이상 보유자의 비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특별히 더 높을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더 낮지 않을까 하다는, 그런 의견/추측입니다.

    • 바이커 2021.03.26 0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https://sovidence.tistory.com/1109

      하위 40%의 자산 보유 비중
      - 한국 6.0%
      - 미국 -0.1% (0.1%도 아니고 -0.1%)

      미국에서 골프치며 노후를 즐기는 노인분들 만난걸로 하위 계층의 자산을 추정하면, 정주영이 소학교 졸업인데 재벌이 되었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됩니다.

  7. soy 2021.03.26 0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댓글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하위계층의 자산을 추정한 것이 아니라, 무학 70대 노동자계층의 자산을 추정한 것이구요. 즉, 원래 댓글에도 썼지만 '전세계 어디를 가도 무학 70대 노동자가 40-60만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골프치며 노후를 즐기는 노인분들 만난 경험은 정주영 이야기보다는 본문의 4억 전세 사는 70대 택시 운전사 만난 예를 근거로 삼는 정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 바이커 2021.03.26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찾아보세요. SCF(=자산 연구에 쓰이는 대표적 데이터) 분석한거 많습니다. 국졸 미만 미국 노년층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8. 에휴 2021.03.26 0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들도 안 믿는 윤리관을 전국민에게 강요한 결과지요. 차라리 저러느니 외곽 중형 임대주택을 대폭 늘리거나, 서울에 초고층을 허용하면서 내부에 임대 파트를 대거 만드는게 좋았을텐데...


    지금도 거침없지만 지지율 하락의 기점은 한 번 더 찾아올 것 같습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고 미-중 갈등도 끝이 없고 북한도 설칠텐데 언제까지고 86세계관으로 대북,대미,대중 정책을 이끌고 갈 수는 없겠지요.

    • 바이커 sovidence 2021.03.26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동산 가치의 상당 부분은 공공투자의 결과입니다. 인구와 투자의 누적으로 인한 활용도 상승의 지수 효과가 반영되거든요. 가치는 사회적으로 상승하는데 이윤은 사적으로 전유되니 윤리적으로야 이 가치를 공유하는게 좋죠. 그게 어려우니 문제지만요.

  9. 김궁금 2021.03.26 0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ㅁ' 한국이 중산층의 나라였다니... ㄷㄷㄷ

    • 마요 2021.03.26 0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의 실질임금은 세계4위권에다가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빈부격차가 적은나라입니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체감하지못하지만요;;

    • 흐음 2021.03.27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다들 자신이 '서민' 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 환상을 부수고 당신은 잘 사는 부르주아라고 말해줘야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게 문제지요.

  10. 마요 2021.03.27 0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정치인이나 학자들이 그 소리 했다가는 욕 바가지로 먹을겁니다 ㅎㅎ...아무래도 경쟁이 심해서 다들 본인들이 서민으로 느끼는거 같기도 하고.

  11. K 2021.05.08 0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한 게 있습니다. 한국은 하위 20%가 극도로 곤궁하고 상위 6-70%는 이해를 같이하는 국가인 것에 중소기업 평균 연봉이 대기업 평균 연봉의 60%에 불과하다는 것은 상관이 없는 건가요? 아니면 그 정도 차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적은 차이기 때문에 크게 나타나지 않는 건가요? 혹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은 정말 얼마 없고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다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며 대충 연봉이 4천만원 정도면 중산층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