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지나가다가 본 내용인데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상승률이 이전 정부보다 낮고, 기하평균으로 제대로 계산하면 이전보다 더 낮아진다고 주장했나보다. 물가까지 고려하면 문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은 "이가 갈리는" 수준이라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 기회에 최저임금 상승의 폭에 대한 맥락적 이해를 가지는 것도 좋을 듯. 

 

최저임금 얘기만 나오면 약간 짜증이 나는데, 그 이유는 제가 2017-18년에 걸쳐 최저임금 상승을 다른 누구보다 옹호했지만, 저는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박근혜 정부 정도의 상승률이면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대폭 상승의 충격이 일시적이고 파편적일지라도 정치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역시 그대로 되었다.

 

한참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제기되고 데이터가 불리할 때는 아무 말도 안하다가 이제와서 최저임금 안올렸다고 비판하는건 참 봐주기 뭐하다. 정치적으로 최저임금 드라이브는 실패했다. 나서서 옹호해주는 학자도 단체도 없었고, 십자포화를 맞고 최저임금 1만원 드라이브는 물건너갔다. 다시 살리기도 어려운 아젠다가 되었다.  

 

 

 

그런 그렇고,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이 얼마나 올랐을까? 

 

아래 표는 각 정권별 최저임금 연간상승률, 물가지수 조정 후 상승률, 그리고 국민소득 연평균 상승률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여준다.

 

2021년과 2022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21년은 12월을 기준으로 대입하였다. 2022년은 2021년 대비 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그저 대충 추정하였다. 2021년과 2022년의 1인당 명목 국민소득도 나오지 않았지만, 2022년 대비 매년 3% 성장하는 것으로 역시 대충 추정하여 삽입하였다. 

 

  (A)



임기 중
최저임금
변화
(B)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
(C)


2020년
고정물가
최저임금
변화
(D)


물가조정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
(E)

1인당 
명목
국민소득
연평균
상승률
(B)-(E)
명목
국민소득
상승대비
명목
최저임금
상승률
이명박 3,770 - 4,860 5.21% 4,632-5,176 2.52% 4.93% +0.28%p
박근혜 4,860 - 6,470 7.42% 5,176-6,879 6.11% 4.63% +2.79%p
문재인 (2021) 6,470 - 8,720 7.75% 6,879-8,720 6.11% 1.93% +5.81%p
문재인 (2022) 6,470 - 9,160 7.20% 6,879-8,996 5.51% 2.15% +5.05%p

 

보다시피 2020년과 2021년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전년 대비 2.9%, 1.5% 밖에 되지 않지만, 그 전의 상승률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연간 상승률은 2022년까지 감안해도 7.20%로 이명박 (5.65%) 보다 높고, 박근혜 정부(7.42%)보다 0.22%p  낮다. 여기서 계산한 연평균 상승률은 당연히 기하평균이다 (산술평균으로 계산하면 안된다). 

 

물가를 조정해도 2021년까지의 상승분은 문재인 정부의 상승률이 이명박보다 높고, 박근혜 정부보다 낮지 않다. 실질 물가 추정이 가능한 2021년까지 따지면 문재인 정부의 연평균 상승률은 6.11%이고, 이명박 정부는 2.25%, 박근혜 정부는 6.11%다. 2022년에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문재인 정부의 상승률이 박근혜 정부보다 낮아진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와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평균 국민소득의 변화와도 비교해야 마땅하다. 평균 국민소득 인상률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은 정도가 하후상박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위 표에서 세 정부 모두에서 명목 국민소득 상승률 대비 최저임금 상승률이 더 높다. 최저임금이 임금노동자의 불평등 감소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각 정부별 수치를 보면, 이명박 정부는 명목 국민소득 상승률 대비 최저임금 상승률이 0.28%포인트 높은데 그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2.79%포인트로 상당히 높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1년까지, 무려 5.81%포인트 높다. 평균 국민소득 성장 대비 최저임금을 상당히 급격히 올렸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은 다른 각도에서 비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정부보다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았다는 식의 비판은 사실과는 거리가 많이 멀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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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 사람 2021.12.22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정정이 필요할거 같아서 댓글 답니다. 4580원은 2012년 최저임금이라 박근혜 때 최저임금이 아닙니다. 2013년의 4860원부터 4년간으로 정정해주셔야 할거같습니다.

    • 지나가던사람 2021.12.22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찬가지로 이명박 때 역시 08년 3770원부터 입니다. 노무현 시절에 올린게 이명박 때로 포함되면서 수치가 부풀려졌습니다.

    • 바이커 2021.12.22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단히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2. 기린아 2021.12.22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근혜정부과 비슷한 정도의 인상률이면 정치적으로 어디가서 말하기 어려우니 과도한 욕심을 부린건데, 그게 정치력만 낭비하고 말았죠;;;

    • 바이커 2021.12.22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 말입니다.

      무리수를 두더라도 밀어붙여볼 수 있었던 코로나 위기에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가는 것과 대조되죠. 코로나 대응의 보수성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패배의 기억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기린아 2021.12.23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결국 정치력을 낭비한게 다양한 방식으로 리턴이 돌아오네요.

    • 대사 2022.01.12 2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긁어 부스럼이라고 하지요. 박근혜 정부 수준만 유지해도 무난하게 갈 것을 쓸데없이 건드려서 어젠다 자체를 박살내 버린..

  3. 쿤리 2022.01.12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의 요지와는 상관없는 여담이긴 한데, 얼마전에 보니 우리나라가 PPP 환산으로 최저임금 수준은 OECD에서 중간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데, 그걸 중위임금 대비로 바꿀 시 OECD 2위로 오른다더군요.. 역으로 말하면 중위임금이 처참히 낮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