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포스팅한 ESR 논문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텐데, 스웨덴의 소득 행정자료와 군입대 당시 인지능력 테스트를 결합해서 봤더니, 인지능력과 소득은 강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 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고소득 구간에서는 인지능력과 소득이 더 이상 정의 상관을 보이지 않더라는 결과다.
그런데 최근에 핀란드와 노르웨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 관계를 검증한 논문이 ESR에 나왔다.
논문: Bernt Bratsberg, Ole Rogeberg, & Marko Terviö 2024 ESR.
복잡한 분석 아니고, 핀란드와 노르웨이 군입대 당시의 인지능력 점수와 국세청에 보고된 35-45세의 소득을 매치해서 상관관계를 본거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보다시피 소득과 인지능력은 강한 정의 상관관계를 지니는데, 스웨덴 결과와 달리 최고 소득층위에서 상관관계가 없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강화되더라는 것.
저자들은 각 소득 층위에서 인지능력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봤다. 예를 들어, 상위 10%p 소득자 중에서 인지능력 상층과 하층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본 것이다. 아래가 그 결과다. 여기서 Stanine이라는건, 주어진 분포를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이용해 9개 집단으로 나누는 통계적 방법이다. 대략 Stanine1은 하위 4%, Stanine2는 그 다음 7%다. 그러니까 Stanine 1 & 2가 대략 인지능력 하위 10%(좀 더 정확히는 11%)다. Stanine 8 & 9는 대략 인지능력 상위 10%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는 놀라운 패턴은 최하위 소득층에서는 여러 인지능력자들이 섞여 있는데, 최상위 소득층은 하위 10% 인지능력자는 전혀 없다시피하고, 상위 10% 인지능력자가 40% 이상을 차지한다는거다.
그 결과 최상위 소득층에서는 인지능력의 분산도 낮아진다. 왜냐하면 최상위 소득층에서는 인지능력이 높은 사람들만 모여있기 때문이다.
왜 스웨덴과 핀란드/노르웨이의 결과에 차이가 있는걸까? 그러니까, 핀란드/노르웨이의 최상층에서는 인지능력과 소득의 관계가 더 타이트해지는데, 스웨덴에서는 그렇지 않은 이유는 뭘까? 저자들의 첫 번째 답은 잘 모르겠다는거고, 두 번째 답은 추정하자면 스웨덴의 인지능력 테스트 자료나 소득 자료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다. 스웨덴 세금 코드의 특이성 (뭔지 잘 모르겠다) 때문에 인지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를 잘 이용했을 수 있다는거다.
Ps. 저자들은 위 상관관계가 개인 소득을 예측하는 도구로써 가지는 한계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며 글을 맺는다. 인지능력이 중간 이상인 사람들과 이하인 사람들이 각 소득층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래와 같다. 예를 들면 상위 10% 지점에서 중간 이상의 비율은 약 3/4, 중간 이하의 비율은 약 1/4이다. 소득 최상위 1%에 인지능력 중간 이상인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핀란드는 9%, 노르웨이는 14%라는거다.
Pps. ESR이면 사회학 톱 저널 중 하나인데, 2023년 11월에 제출해서 심사, 수정을 모두 거쳐서 최종 억셉되는데까지 4개월 밖에 안걸리다니.
Ppps. 북구 복지국가의 사회학을 먹여살리는건 데이터다. 데이터만 좋으면 논문은 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