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을 보는 눈(채훈우진아빠): 교육자원과 학업성취도의 관계.
- 시장을 보는 눈(채훈우진아빠): 가족배경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
- Reardon: The Widening Academic Achievement Gap Between the Rich and the Poor.
교육은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관심사인 듯. 막강블로거이자 막강 이코노미스트인 채훈우진아빠님이 재미있는 포스팅을 두개 올려주셨다.
채훈우진아빠님의 주장은
1. 부모의 학력 통제 후 소득은 교육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심지어 높은 소득이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2. 대신 부모의 관심, 사교육비, 학생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렇게 요약이 된다.
그런데 소득 효과의 순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소득효과가 없다는 측에서 하고 싶은 주장은 부모의 소득이 아닌 부모의 관심, 내지는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모의 학력(물려받은 두뇌)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학업성취에서 물려받은 두뇌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학력과 부모의 소득은 서로 강한 상관관계를 지니기 때문에 부모의 교육(인지능력)을 통제하지 않은 부모의 소득 효과는 완전히 spurious effect이거나 과대 계상의 오류를 가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소득이 교육에 끼치는 효과를 측정할 때 부모의 관심, 사교육비 등을 통제해야 하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한 번 생각해보자.
본인의 노력과 부모의 관심, 투자 변수를 모두 통제한 후의 소득이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것, 부모가 높은 소득으로 사교육비에 투자하는 것, 소득이 높은 부모가 심적 물적 여유가 있어 아이의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모두 통제하고 남은 순효과로써의 소득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소득이 교육에 끼치는 메카니즘(기제)를 모두 통제하고 난 후 그래도 남는 소득 효과를 본다는 것은 아이의 노력도, 부모의 관심도, 부모의 교육 투자도 모두 상관 없는 소득의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희화화시킨 것이기는 하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면) 이는 마치 공부하는 시간에 상관없이 비싼 책상에서 공부하면 성적이 오르는지, 100만원짜리 펠리칸 볼펜을 쓰면 싸구려 모나미 볼펜을 쓴 것보다 학업성적이 오르는지를 검증하는 것과 같다.
나는 이런 주장이 통계를 잘못 적용한 예라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over-control의 문제, 즉 mis-specification의 문제를 가진다. 더 큰 문제는 현실에 대한 실체적인 함의도 없다.
소득을 순수히 통제변수로 쓴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소득과 교육성취의 상관관계를 보고자 한다면 채훈우진아빠님이 소개한 논문과 같은 model specification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래 표3은 이 번 불평등 연구회 심포지움에서 발표되었던 논문의 일부다. 전하람,임혜정 선생의 글인데 주제는 어머니의 취업여부와 학업성취의 관계에 대한 것이지만, 소득이 교육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함의가 있다.
표에서 보면 부모의 학력과 자녀기대교육수준, 가구 구성 등 여러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가계소득은 부모의 학교참여, 방과 후 감독, 사교육 참여, 교육비 투자에 모두 강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이 블로그에서 보여주지 않은 표 4.3을 보면 부모의 교육관여와 학습시간을 통제하기 전의 소득은 수학 성적 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교육관여와 학습시간을 통제한 후에는 소득은 수학 성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소득 --> 교육관여/교육투자 --> 학업성취
위와 같은 메카니즘이 소득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이다. 소득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소득이 교육관여/투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ps. 부모의 관심, 자녀와의 대화가 자녀의 학업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그 역의 관계 즉, 학업성적이 좋은 자녀들이 부모와 얘기를 잘하는 역인과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부모의 관여가 가지는 효과는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