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올린 글: 미국에서 반세계화 분위기가 높아질 듯


2000년 이후 미국에서 다국적 기업의 일자리수가 꾸준히 감소. 반면 다국적 기업이 고용하는 해외 일자리수는 꾸준히 증가. 어쩌면 1999년 시애틀의 반세계화 시위가 신세계의 도래를 알리는 세계적 사건이었음.  




주간동아 기고문: 트럼프의 당선 이유와 향후 전망


뉴스를 계속 추적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미국 대선 개표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 200만표, 약 1.5% 포인트 앞서고 있음. 


이런 상황에서 전체 Exit Poll 결과만을 가지고 트럼프의 승인, 클린턴의 패인을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음. 트럼프 지지자의 중위 소득이 클린턴 지지자 보다 높기 때문에 노동계급이나 하위계급의 지지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식의 분석이 대표적인 예. 히스패닉과 흑인의 소득이 낮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옛날에 Andrew Gelman이 보여주었던, 각 주별 계급 투표 분석을 해당 주의 산업 구성에 따라 별도로 실시할 필요가 있음. 각 주 내 하위소득 민주당 지지, 상위소득 공화당 지지 패턴이 Rust Belt에서 깨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함. 화이트 노동계급 변심 논리는 그러한 가설에 근거한 것. 


트럼프가 이긴 것은 미국의 독특한 선거 제도 때문이고, 배틀그라운드, 특히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에서 왜 그가 이겼는지를 알아야 함.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지역이 공화당 지지로 넘어간 일대 사건이 벌어진 이유를 분석해야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할 수 있음. 


주간동아 글에도 썼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세계화 피해층과 세계화 수혜층이 섞여있음.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과 신규 트럼프 지지층 간에 상당한 간극이 있음. 같은 인종으로써의 연대감 정도가 양자의 공통점? 트럼프가 양자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쓸지 알기 어려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것.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 대상 외교가 어려운 것이 그의 성격 때문이라기 보다는 트럼프 정부가 처한 구조적 상황 때문. 당선 직후 연설이나 인터뷰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이나 반자유무역 발언에서 후퇴했다가, 며칠 지난 후 부터는 반자유무역과 반이민 정책 약속 실행을 재확인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적 모순 속에서 진자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  


모든 초선 대통령은 재선이 목표임. 트럼프가 재선되기 위해서는 <전통 공화당 지지층 + 신규 트럼프 지지층>을 계속 묶어야 함. 양자의 갈등은 예를 들어 공공의료나 Social Security 강화를 전자는 싫어하지만 후자는 좋아함. 여러 정책 중에 양자의 갈등을 피하면서 신규 트럼프 지지층을 가장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 반이민. 반세계화는 어디까지 갈지 좀 지켜봐야 함. 





ps. 트럼프가 약속한 도드-프랭크법 폐지는 신규 버블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음. 언젠가 터지겠지만 버블 형성 기간 동안은 모두가 행복. Larry Summers가 그의 secular stagnation thesis에서 제기했던 현재의 자본주의는 완전고용을 위해 버블을 필요로 하는 경제구조가 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것. 거품의 대상이 주택일지, 주식일지, 아님 다른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면에서 (떠벌렸던 것보다는 축소된) 장벽 건설 등 신규 기간시설 투자는 이루어질 것. Brexit(과 그 후 이루어진 재정확대)의 교훈에서도 보았듯, 신규 기간시설 투자는 반세계화의 부정적 효과를 국내에서 해소시키는 효과를 가짐.  


반이민, 반세계화로 노동공급을 줄여 노동계급의 소득을 올리고, 기간시설투자로 노동자와 자본가를 모두 만족시키고, 버블형성으로 자본소득을 올려 전통 공화당 지지자와 신규 트럼프 지지자의 연대를 추구하는 전략이려나?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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