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사: 대규모 조세지출, 근로장려금 확대


저소득층 소득 감소에 대한 정부의 첫번째 대응. 세금을 늘릴 때가 아니라 정부가 돈을 쓸 때라고 했는데, 세금으로 복지를 늘리겠다는 첫번째 유의미한 규모의 대응. 


미국에서도 근로장려금 확대는 주로 민주당에서 많이 제안하는 정책이지만, 이 정책을 정착시킨 정치인은 신자유주의의 상징인 레이건. 


가만있어도 주는 복지에서 일하면 더 주는 복지로 획기적 전환을 이룬 정책. 


이 정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여타 복지 정책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복지 정책인데 노동 장려 효과가 확실한 것. 일 더 해서 소득이 늘어날수록 복지 혜택도 늘어남. 다른 하나는 사실은 세금으로 현금 복지 배당을 하는 것인데 이 복지 혜택의 이름이 Earned Income Tax Credit (EITC)이라고 마치 세금 깎아주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는 것. 그래서 현금 나눠주는 복지임에도 불구하고 negative tax라고 이름이 붙어서 정치적으로 저항이 적음. 


복지를 늘리면서도 노동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정책임. 





근로장려금 확대 얘기가 나왔으니 이 정책에 대한 이 번 달에 나온 최신 논문 소개. 


JOLE 최신 논문: 근로장려금의 장기 효과


근로장려금이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연구. 13-18세 때 근로장려금을 받았던 가정의 자녀들이 성장해서 어떤 삶을 사는가 살펴보니, 근로장려금 1,000불 (약100만원)을 더 받은 가정에서 자녀들의 고교졸업률, 대학졸업률, 고용률, 소득이 모두 유미하게 증가하더라는 것. 


그리고 이렇게 자녀들의 성취가 증가한 이유는 근로장려금 1,000불의 직접적 효과라기 보다는 근로장려금 1,000불을 더 받기 위해서 노동시장에서 일을 더한 효과가 큼. 


근로장려금은 노동공급 늘리고, 저소득층의 노동소득을 높이고, 세금으로 소득 재분배 효과도 있는, 일석삼조 정책이라는게 미국의 경험.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저소득층의 복지 의존도가 낮고 이 계층의 노동공급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미국과 달리 노동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 반면 일자리에서 완전히 탈락한 저소득층 가구의 비중이 작기 때문에 근로장려금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구가 많아, 정책 홍보가 되고 저소득층의 복지 신청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재분배 효과는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됨. 





마지막으로 근로장려금 확대의 재분배 효과는 확실하지만, 근로장려금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 prime working age 남성의 노동시장 상황 악화에 대한 대응이 될 수는 없음. 


이 계층의 고용이 확대될 수 있는 (아마도 산업) 정책이 필요함. 가장 쉬운 것은 건설 경기 부양. 어려운 것은 중대기업의 확장으로 인한 고용 능력 제고. 혁신 성장이라고 얘기하는 부문에서 구체적 청사진이 나와야.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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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 2018.07.30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혁신성장 부문에서는 생각 해봐도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거 같습니다..규제철폐는 혁신성장의 일부일뿐이고 교수님은 생각해놓은 정책이 있나요?

    • 바이커 2018.07.31 0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잘 모릅니다. 규제철폐는 중대기업 확장으로 이어질테고, 이슈는 어떤 분야인가라는 산업정책인데, 현 정부에서는 이제서야 생각하기 시작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2. 공감 2018.07.31 0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시점에서 건설경기부양과 기업확장이 모두 가능한 방안은 남북경협이라고 생각합니다

    • 바이커 2018.07.31 0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거 때문에 정부에서 돈을 쌓아두나하고 의심하고는 있는데요, 변수가 많아서 안정적 대책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3. ee 2018.07.31 0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ITC가 prime working age 에도 도움이 되도록 만들 수는 없을까요?

    • 바이커 2018.07.31 05:20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 사회의 건전성 중 하나가 prime working age 세대와 그 자녀의 빈곤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이 세대의 a) 노동공급이나 b) 충분한 노동 이후의 소득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 사회는 망한 겁니다.

      EITC를 할 재원 자체가 없어진다는거죠.

  4. dd 2018.07.31 0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로장려금은 노동이 가능한 연령층은 혜택이지만 그이후 즉 노년층 빈곤은 결국 복지뿐일까요?

    • 바이커 2018.07.31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의 고연령층 노동시장 참여율은 다른 국가보다 높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연금혜택을 받는 노인이 늘어나기 때문에 노인빈곤도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그 때까지는 복지와 노동시장 두 트랙으로 가야죠.

  5. dd 2018.07.31 0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다면 근로장려금에서 재산과 소득 범위 확대여부는 어떻게 보시나요? 주변을 보면 아파트한채가 있지만 은퇴해서 소득이 낮은 노년층들이 꽤 있는데 이분들은 재산기준에 걸려 근로장려금을 받지못하니..

    • 바이커 2018.07.31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분들은 역모기지를 사용해야죠. 자산이란게 원래 소득이 없을 때 버퍼 역할을 합니다. 자산과 복지는 양립가능하지 않은게 좋습니다.

  6. ee 2018.07.31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미 협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것 때문에 거시정책을 유보한다면 답답하네요...

  7. 아는남자 2018.08.03 0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시겠지만 근로장려세제의 수혜자격 요건완화는 박근혜정부가 결정한 방향 그대로고, 제도의 구멍도, 그 구멍을 채워준다는 청년지원제도들도 박근혜정부에서 설계된 그대로 따라가고 있죠. 그래서 그 효과도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이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론악화에 놀라 서둘러 plan b로 내민 것 아닌가요?
    현정부의 절대이념이 '집값상승요인 억제'인데, 토목이나 건설에서 대규모 정부안이 나올 것 같지 않네요. 자기네 3선 서울시장의 여의도 재개발 안도 입닫으라고 하는 청와대니까요. 국가의 심장인 산업이 멈춰도 현정부 수뇌부들은 자기들 이념만 붙들고 갈 것 같아요.

    • 바이커 2018.08.04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근혜 정부에서 근로장려세제를 3배 가까이 올리기로 했었나요? 이 세제 확대가 오랫동안 회자되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마지막 1년을 남겨놓고도 결국 안한거 아닌가요? 정부 정책 중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별로 없습니다. 기존 아이디어 중 어떤 것을 실행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거죠.

      그리고 현 정부에서 할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토목이냐에 따라 삽질 확대가 서울 요충지의 집값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 아는남자 2018.08.06 1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To 바이커
      '박근혜정부가 결정한 방향 그대로'라고 했지 규모라고 안 했습니다.
      무얼 결정했는지 찾아보셨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덧붙이자면,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가 2017년 3월에 근로장려세제 수혜연령을 기존 만 40세 이상에서 만 30세 이상으로 낮췄고요, 자녀장려세제 도입도 박근혜정부 때 일인데, 같은 때 그 수혜기준도 자산기준 1억 4천만원 미만 가구에서 2억원 미만 가구로 지원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청년취업지원금 확대도 같은 때 결정됐고요, 적용대상은 2018년 지급분부터였습니다.

      당시 재정추계와 적용대상규모가 알려지진 않았습니다만, 지금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하는 내용과 기준도, 방향도 흡사하지 않습니까? 물론 문재인정부가 더 확대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당시 기재부에서 넘어와 국회 기재위가 결의한 내용과 큰 방향에서 그대로라는 건 무리없는 진술이죠. 하려다가 안 한 게 아니고 원래 2018년부터 적용하려던 것을 박근혜 탄핵으로 멈춰졌다가 문재인정부가 그 변경내용들을 되살리고 추가하여 2019년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이고요.

      그리고 서울 요충지의 집값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셨지만, 제 생각엔 현정부는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민의 60~70%가 거주하는 지역의 집값상승 자체를 억제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 바이커 2018.08.06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근혜 탄핵이 2016년 12월, 탄핵 인용이 2017년 3월입니다. 2017년 3월 국회 소위 결정을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라고 하는건 좀 무리가 있죠.

      EITC를 최초 도입한 건 노무현 정권 시절입니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 개편되어 왔고요. 그렇다고 EITC 관련 모든 결정이 노무현 정권 덕이라고 할 수는 없죠. 마찬가지로 현정권 하에서 이루어지는 정책 결정을 과거정권 덕으로 돌리는 건 별로 좋은 관찰법은 아닙니다. 정책이나 사회과학에서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ITC는 보수 진보 모두에서 환영받는 드문 정책 중의 하나이니 상대적으로 큰 반대 없이 실행할 수 있는거죠.

      GDP 대비 복지 확대라는 단일 기준으로 보면 복지 확대가 가장 컸던 것은 노무현 정권 시절입니다.

    • 아는남자 2018.08.06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To 바이커
      행정절차를 너무 간단히 보신 듯 한데, 근로장려금 확대 등 서민, 중산층 세제지원 안으로 17년 1월 기재부 업무보고에 삽입되고 3월말 국회 소위 결정이면 이미 그 전년도에 차년도 사업계획으로 당정청 합의되었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박근혜정부의 안이 맞습니다.

      그리고 제 짧은 글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오해의 여지가 있네요. 이명박정부나 박근혜정부의 방향을 따른다고 했지, 그 전정부들이 남긴 '덕'이 있어 문재인정부가 날로 받아먹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최저임금 관련해서 댓글 남겼을 때도 마찬가지로, 제가 화가 나는 건 그 반대입니다.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가, 현장의 '문제있다'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하달'하던, '좋은 취지'의 제도들이 가진 득과 실을, 국민을 섬기고 소통하겠다는 문재인정부가 진지한 재검토없이 살짝 손만 봐서 이어가고 있으니 실망이라는 뜻입니다.

      근로장려세제는 실이 크지 않으니 구멍만 잘 채워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함께 나오는 중소기업지원제도나 청년취업지원제도 같은 건 정말 대행기관 말고는 아무도 좋아할 바 없는 엉터리들입니다.

    • 바이커 2018.08.07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EITC 변화의 방향은 역대 정권이 모두 비슷합니다. 변화의 경향이 아니라 규모가 중요한 단계로 바뀌었죠. 그런데도 특정 정권에 변화 경향의 소유권을 부여할 때는 "오해"라고 얘기하는 경향성이 반영된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