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를 분석하다 보면 많은 경우 아전인수가 된다. 특히 사후 분석은 애드혹 남발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 정치한 분석이야 선수들의 몫일테고, 관찰자로써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서울 경기에서 한명숙, 유시민이 석패한 이유를 분석하고자 한다. 하나는 이슈에 따른 흐름, 다른 하나는 계가.

이 번 선거의 이슈는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반MB, 다른 하나는 천안함, 마지막은 인물.

(1) 먼저, 반MB. MB는 수도권 중심주의를 구현해 왔기에 많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지역보다 MB  지지율이 수도권에서 거의 항상 높게 나왔다. 반MB 정서가 다른 지역보다 서울, 경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작년 이맘 때 노무현 추도열풍이 가장 미미했던 곳도 수도권이었다. 서울, 경기 모두 현 야당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도. MB의 수도권 중심주의는 여전하다.

(2) 다음은 인물. 오세훈과 김문수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훌륭하게 시정과 도정을 수행해온 사람들이다. 현 야당에 유리한 구도에서도 지방선거에서 이 사람들을 이기기 쉽지 않다. 반MB정서는 팽배해도, 반오세훈, 반김문수 정서는 없다. 주변을 돌아보라. 생활밀착형 정책을 수행한 오세훈에 대한 30-50대 여성들의 지지는 상당히 높다.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어도, 오세훈은 그냥 가자는 의견. 역시 다른 지역보다 서울, 경기에서 현 야당이 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3) 마지막으로 천안함. 나는 한명숙이 더 접전을 벌이고, 유시민이 더 크게 낙선한 이유는 천안함 때문이라는 (천안함 덕분에 재미봤다는) 김문수의 분석에 동의한다. 천안함 효과가 가장 크게 발휘된 곳이 경기북부 지역. 전통적으로 강원도도 천안함 효과가 커야 하는데, 강원도는 금강산 관광 덕분에 남북 화해무드가 그들의 경제적 이득과 직결된 곳이 되어버렸다. 인천에서도 민주당이 이긴 곳은 천안함 효과가 강했던 해안 접경지역이 아니라 도시 지역이다.

사전 전화 여론조사 결과도 서울 경기 두 지역은 민주당에게 가망이 없다고 나왔었다. 타 지역은 움직임이 감지되는데 두 지역은 그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것. 민주당과 단일화 이후 좁혀졌던 유시민과 김문수의 격차는 천안함 이후 굳어졌다.

이 이슈들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다수가 동의하던 것이다. 선거 이후 이 모든 사전 분석을 무시하고 한명숙, 유시민 개인이나, 노회찬에게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좀 웃긴다. 적어도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여론조사에 근거했던 사전 분석은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다.

한명숙, 유시민이 민주당(내지는 단일화) 후보가 된 것은 두 사람이 위의 이슈 중 (1)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3가지 이슈 중 민주당에게 유리한 유일한 이슈이기에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한 것. 밉던 곱던 반MB단일화를 하지 않았을 때 (1)을 극대화한 지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박지원 등이 나서서 유시민을 지지해준 이유는 유시민이 이뻐서가 아니다. 한명숙의 문제는 반MB 상징의 아우라는 씌워졌으나, 이를 끌고나갈 카리스마가 본인에게 없었다는 것.

두 사람 보다 (1)의 상징성이  떨어지고, 인지도도 낮지만, 정책경쟁력이 나은 후보가 되었으면 서울,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었을거라는 주장은 그냥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하는) 희망이다. 오세훈 김문수보다 정책경쟁력이 높은 후보는 없다. 한나라당에서 기존 구청장, 시장들 갈아치운 공천이 잘못되었다고 반성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구관은 명관이다. 구관이 실패하지 않는 한, 정책으로 신진 인사가 이기는 경우는 잘 없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생각해보라. 미국 대선도 구관은 웬만하면 재선에 성공하고 구관이 재선에 실패할지 여부는 경제성장률 하나로 거의 예측이 된다.

다음은 계가.

인터넷의 논란은 대부분 계가에 대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정치공학. 이 부분은 구체적인 자료를 보기 전에는 사실 말하기 어렵다. 유시민의 낙선이 호남표의 결집미비 때문인지, 진보의 이탈 때문인지, 보수의 결집력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인지, 이들의 복합적 작용인지, 구체적인 분석을 해봐야 알 것이다.

한명숙의 경우도 마찬가지.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고 시장은 오세훈을 찍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반MB로는 안되는 그들의 요구가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것. 강남의 몰표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논리는 뭐가 있을지도 숙제.

한나라당이 선거 패배 이후 진용 정비를 서두르고 민본21은 보다 중도적인 위치로의 이념 좌클릭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논쟁을 통해 한나라당이 거둘 성과에 비해서, 유시민 인물까대기, 호남 비난하기, 노회찬 비난하기로 범 야권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추신: 이 즈음에서 다시 한 번 음미해볼만한 촌평님의 "노무현의 지역기반 수도권 포위전략"은 유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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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uriel 2010.06.08 1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 나은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 하나 있죠. 손학규.

    단지 본인이 나와봤자 득이 없으니..

    • 조조 2010.06.09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책적 측면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되어도 그 분이 친노정서와 반 MB정서까지 포함하실 수 있는 분인지는 미지수네요. 킹메이커나 나름대로 역할을 하실 수는 있겠지만 직접 도전하실만한 분인지는 글쎄요...

  2. 지나가다 2010.06.10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여당 분위기는 세종시 수정안은 포기, 4대강은 강행 정도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촌평님의 글에 비춰보면, 이런 여당의 포지션은 야당의 수도권 민심이반을 촉진하고 지방표는 여당에 잔류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수도권 중도세력을 포섭할 수 있는 정책 - 예컨대, 공수처 설치, 표현의 자유 확대 - 을 함께 시행하면 야당이 정권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 조조 2010.06.10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표현의 자유에 확대가 여당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가 아닐까요? 그것은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이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데로 한나라당이 왼쪽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가 일단 미지수이기도 하고요.

      한나라당이 갈피를 못잡을 때 야당이 할 일은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한나라당이 왼쪽으로 이동한다면 야당에 승산이 떨어집니다. 그것에 대비하는 길은 정책 밖에 없다고 봅니다.

http://theacro.com/zbxe/193460

드물게 선거 평가 중에서 가장 제 의견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아크로의 시닉스 님의 글입니다.

재미삼아 몇 마디 더하자면,

유시민, 참여당, 친노세력에게는 이 번 유시민의 실패가 독이 되기 보다는 약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성공했으면 참여당과 친노세력이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을 텐데, 그 길은 희망이 없죠. 오히려 실패함으로써, 그것도 민주당과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엎고 실패함으로써, 민주당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유시민은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핵심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의 권력투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호남, 친노의 지지를 모두 받을 수 있죠.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자면, 유시민의 행보는 친노세력을 업어다가 민주당에 상납하는 모양새로 보일 겁니다. 당장 서프, 무본 등에서도 일부 논자들은 민주당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두언이 유시민의 행보를 "전략적"이라고 했을 때, 그가 가졌던 의구심이 이런 거겠죠. 시닉스님이 지적했듯 여기서 박지원, 손학규, 김진표의 공은 큽니다.

물론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는지, 그 공은 다시 유시민측에 넘어 갔습니다. 유시민이 그 간 보여온 소위 "기회주의적" 행태를 봤을 때, 그가 이 기회를 날릴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한명숙 공천 과정에서의 민주당의 행위는 양날의 칼입니다. 이 번 선거의 핵심프레임은 반MB였고, 반MB의 중심은 친노입니다. 서울에서 명박통 탄압의 상징이 안나오면 선거 분위기 만들기 참 어렵습니다. 이계안이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상식입니다. 수도 서울과 관련된 정책은 세련되었겠지만, "명박통에게 당한게 뭐죠? 오히려 현대에서 같이 짝짝꿍하는 사이아니었나요?"라는 질문에 답할 말이 없습니다.

문제는 한명숙이 참 좋은 상징이고, 좋은 사람인데, 말빨이 안서는 분이라는거겠죠. 그래서 나온 전술이 토론무시, 당내 민주주의 무시, 노출빈도 축소 전략이겠죠. 선거 결과가 이만큼 나왔으니 결과론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정석이 아니라 사술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24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공천할 때는 전략적 공천이란 것도 해야 하지만, 16명, 그 중에서도 수도서울의 제1야당 후보 공천을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겠죠.

무엇보다도 이 번 선거에서 무상급식과 복지라는 프레임이 부각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이라는 토픽이 한나라당과 명박통이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의 분권화 전략의 결과물이라는 것도 아이러니고요. 민주주의가 결국은 민중에게 이롭다하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나 할까요.

저는 예전부터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터라, 이 번 결과가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긴 지역부터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중앙권력을 둘러싼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또 그래야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겁니다.

민주당과 범진보세력의 가장 큰 위기는 지난 10년간 민주당이 집권하면 어떤 사회를 만드는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즉, 당내 민주주의라든가 권력투쟁이라든가의 위기가 아니라 노선과 이념의 위기라는 거죠. 명박통이 워낙 민주주의와 소통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통에 새로운 기회를 얻었는데,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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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0.06.03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결국은 민중에게 이롭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말씀이 희망적으로 들리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회주의적인 유시민이 자신 앞에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서 민주당으로 다시 들어가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2. Q 2010.06.04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 민주당 사람들이 "새로운 지역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 바이커 2010.06.04 0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능성, 당연성이라면 예스고, 필연성이라면 노죠. 그렇게 만드는 것도 결국은 사람입니다. 여기는 비관론도 낙관론도 설 자리가 없습니다. 사회학의 신구조주의에서 강조한 agent의 역할 문제에요.

    • Q 2010.06.05 0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만약에 민주당의 구성원들이 평균적인 2000년대의 정당인이라고 가정한다면, 가능성과 당연성도 노가 될 거 같네요. 예를 들자면 도대체 민주당이 자기네들 텃밭인 전라도에서 제대로된 농업 정책을 펼친 적이 있나 싶네요. 있을까요?

    • 바이커 2010.06.05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 농업에 대해서 큰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농업정책을 잘 몰라서 뭐라 말씀을 드리진 못하겠군요. Q님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 자신의 그 의심이 결국은 (다수 대중을 위해서) 아무 것도 못하게 막는 장애물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Q 2010.06.05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결국 민주당의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뉴 민주당 플랜 같은 거를 보면 그러한 불신이 현실 적합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대한민국은 안되니까, 빨랑 미국 박사를 따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거겠죠.

    • 바이커 2010.06.05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나다에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기에 그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거 같은데, 잘 모르겠고. 이틀 뒤면 알겠지.

유시민이 뜨고, 안희정과 김두관, 이광재가 될똥말똥하는 걸 본,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심사가 그리 편치는 않은 모양이다.

유시민과 친노세력은 죽이되든 밥이되든 목소리가 높은데, 전통 민주당 세력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 참여정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노통과 친노세력이 부활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답은 "운동으로써의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정책이고, 공학이지만, 또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다.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가 실종되면 그 세력은 힘을 잃고 만다.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가 바로 정당과 정치세력의 이념인 셈이다. 미시적 정책과 공학만 남은 정치세력이 잘되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정책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회운동과 결합하지 않으면 정치적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것).

미국에서 공화당 장기집권을 연 힘은 골드워터, 레이건, 주니어 부시로 이어지는 보수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다. 그 전에 민주당 장기집권은 힘은 복지, 민권, 평화에 기반한 진보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였다.

한국에서 민주당이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라는 사회운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YS, DJ 모두 마찬가지. 노무현이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도 특권에 반하는 사회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재집권, 명박통 당선의 이유는 뉴라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전통 민주당 세력이 힘을 잃는 이유는 호남의 공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회운동을 이끌지 못하고 거기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도 끝이 나고, 5.18도 30주년이 지나고, 호남차별도 약화되는 이 시점에 걸맞는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가 없다. 현재 전통 민주당 지지자들의 논리는 공학이상의 것이 없다.

유시민의 힘은 그의 수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설사 일시적인 것일지라도) 사회운동으로써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개편을 통해서든, 민주당 자체적이든, 외부의 힘이든, 호남과 서민층의 전통적 지지와 운동으로써의 정치를 결합하려는 기획이 아쉽다. 그런 비젼을 가진 정치인도 아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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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돌또기 2010.06.01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문단에 아주 공감합니다. 다만 글에 몇 가지 동감할 수 없는 대목이 보이는군요.

    노무현이 특권에 반하는 사회운동을 했다고 하셨는데 뭘 했다는건지 저는 아는 게 없습니다. 반독재민주화운동의 힘으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 집권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김대중이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던 힘은, 여러가지 상황변수가 있었지만, 강준만이 기획한 안티조선운동과 호남차별을 공론화해서 공감을 얻어기 때문이었죠. 노무현의 당선도 이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었던거라고 봐야지 특권타파야 사회운동이랄 것도 없고 그의 스타일이었다고 봐야겠죠. 노무현 이후로 이쪽 진영에는 사회운동의 가치는 실종되고 오직 노빠들의 조직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반면에 한나라당을 보면, 이명박이 박근혜를 물리친 힘은 이명박의 정책적 성공이었지 명박사랑의 힘이 아니었지요, 오히려 동원력에서는 박사모가 압도적이었죠. 말씀하신 뉴라이트운동도 이명박에게 유리하게 작동했었죠. 뉴라이트운동은 대중조직운동이 아니라 지식인의 사상운동이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잔노세력들은 노무현의 자살을 기화로 다시 힘을 얻고 있지만 뚜렷한 가치나 이념적, 정책적 지향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복고주의 운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이런 식으로 정권을 다시 찾아 올 수는 없죠.

    민주당과 시민사회 뭔가 새로운 진보운동의 기획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수도권을 장악한 한나라당에 밀려 야당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으로 봅니다.

    • 바이커 2010.06.01 1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돌또기/ 사회운동이라는게 대중조직운동만을 의미하지는 않죠.

      안티조선의 최대 수혜자는 디제이보다는 오히려 노무현인 듯 한데요. 반칙, 특권, 상식이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공론을 장에서 준칙으로 작용햇는지 생각해 보세요. 노무현의 스타일로만 봐서는 해석이 안되죠.

      심지어 참여정부가 실패한 후에도 노통이 퇴임 후 사회운동을 하겠다고 낙향한 것이라든지, 이해찬도 시민운동을 하겠다고 광장을 연거라든지, 뭔가 새로운 것을 할려는 움직임은 오돌또기님이 "잔노"라 칭하는 그 집단에서 나오고 있죠.

      그에 반해 "잔민"이라고 칭할 수 있는 집단에서는 마땅한 움직임이 없어요. 친노가 싫다는 감정 정도? 이 차이가 복고주의든 뭐든 두 집단의 역동성의 차이를 설명한다는 거죠.

      새로운 진보운동의 기획에 대해 오돌또기님의 어떤 발랄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귀뜸이라도?

    • 조조 2010.06.01 2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돌또기/유시민씨는 진보정당을 포함한 연립정부를 내세우고 있고 민노당도 이에 힘을 보탰습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남긴 회고록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한 것을 과오라고 인정했고 분배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음을 말했습니다.

      이래도 친노의 이념성향이 불분명하다고 보시나요? 그들에게 바이블같은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한 노 전 대통령의 유고집에 나온 내용을 유시민이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친노 지지자들에게서 버림받을 것입니다.

      이념성향이 불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아닙니까? 한나라당과 손잡고 노동악법 통과시킨 추미애를 당적박탈하지 못한 것은 추미애에게 동조하는 회색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뭐 노무현 싫다고 한나라당이랑 손 잡은 적도 있으니 그 정도야 장난이겠으니 말입니다.

      아직은 우리끼리 싸울 단계가 아니지만 님이 잔노이니 뭐니 하는 말을 하는 것 보고 그냥 듣기 거북해서 한 말씀 남깁니다.

      저도 단일화에 참가하지 않은 진보신당을 제외한 민주당 지지자들, 특히 정동영 지지자들과 충돌은 가급적 삼가고 있습니다. 야권의 단일화에 방해가 되는 코멘트는 조금 더 신중해주셨으면 합니다.

    • 오돌또기 2010.06.02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이커/ 님이 말하는 사회운동은 지향하는 가치와 organizing의 합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요. 노무현이 봉하마을 내려가서 사회운동하려 했지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그가 죽고나서 친노들은 뭐합니까? 정치하느라 바쁘죠? (다시 정치하게 길을 열어준 노짱에게 감사는 하겠지만). 이해찬도 요즘 한명숙 선거운동하느라 바쁘지 않나요? 유시민이 잘 하는 건 올가나이징이지, 비전이 아니에요. 박사모도 사회운동입니까?

      제가 이런 움직임을 씨없는 수박쯤으로 보는 건 그 안에 진보적 비전이나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 죽고나서 사람들이 그의 음악 듣느라 바빴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슨 새로운 음악의 세계가 열리나요? 그냥 지나가는 바람일 뿐입니다. 여담이지만 미국에는 죽은 유명연예인 관리해주는 연예기획사도 있습니다.

      어쨋든, 저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김대중도 가고, 노무현도 가고, 진보세력이 죽어도 지켜야 할 가치나 지향이라는 게 도대체 무언가...

    • 조조 2010.06.03 0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보적 비전이나 가치라... 프랑스 대혁명 때 참가한 사람들 중에서 몇명이나 혁명 이념을 다 이해했을까요? 갑오농민전쟁에 참가한 농민들 중 몇명이나 동학의 교리나 사회개혁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했을까요?
      대중을 움직이는게 그런 이념 나부랭이라고 생각하는 노회찬같은 자들 때문에 진보가 이제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 대중이 이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인데 그런 이념적 이해도가 낮다고 그것을 폄하할 수 있다니 먹물 냄새는 좀 나시는 것 같지만 현실 정치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노회찬2는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2. 별마 2010.06.02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덧글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본문 자체는 상당히 알차네요.
    잘 읽었습니다.
    사회운동과 정치 관련해서 생각을 한번 해봐야겠네요.

  3. 00 2010.08.20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검색하다가 뒤늦게 알게 이 글을 보게 됐네요. 냉담한 반응을 보여 죄송하지만 유시민이나 노무현은 사회운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사회운동이라? 이건 아무리 갖다 붙여도 의제중심이 되어야 사회운동이 되지요? 제가 극도로 혐오하는 YS도 몇번이나마 의제 중심의 사회운동을 한 사람입니다. DJ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둘 다 집권 이전까지 사회운동을 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2002년의 노무현 주변을 보면 조금이나마 그런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조선일보, 지역주의에 관해서야) 그로 인해 형성된 노사모라는 집단은 의제보다는 인물이 더 중점이 되는 집단에 가깝습니다.

    노사모가 어떠한 정책을 중점으로 삼고 노무현을 지지했던가요? 이 측면에서는 김대중, 김영삼 지지층보다 나을게 없거나 심지어 후퇴한 것에 가까운게 노사모입니다. 김대중과 김영삼이 그나마 상황에 따라 극단의 코너에도 몰리고 롤러코스터를 탔다면 노무현의 지지층은 그런 반응을 보이는 쪽은 아닙니다. 물론 인물이 갖는 카리스마나 절대적 이미지는 양김이 노무현을 능가하지만 말입니다.

    자 이제 그럼 유시민은? 바이커님이 유시민 지지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기에 더 냉정하게 말하지만 유시민은 현재까지 아무런 의제를 던진 적이 없습니다. 노무현의 유산을 활용하고 영남개혁세력의 지분 요구를 하는 선의 발언은 하고 있을 망정, 유시민이 독자적으로 의제를 제시하고 유시민 지지자들에 그 의제를 위해 운동하고 있다고 보는 건 매우 무리같은데요. 그나마 책을 통해 복지 국가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의 유시민 지지자들이 유시민이 대한민국 개조론에서 내놓은 정책적 스케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걸 의제로 내세웠다고 보기는 매우 어려워보입니다.

    그리고 유시민이 대한민국 개조론에서 보인 의제를 다 뒤엎는다고 해도 별 지장은 없을 겁니다. 노무현이 FTA를 하건 대연정을 하건 이라크에 파병을 하건 '그래도 노무현이니까' 굳건했던 노빠들을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굳이 따져보자면 몇 번 낸 책을 통해 사실 말이 나와 말이지 유시민이 꾸준히 제시하는 의제가 뭡니까? 팬클럽을 사회운동하고 헷갈리면 안 되죠. 차라리 연예게 노예계약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카시오페아가 차라리 의제라도 가지고 사회운동을 하는 듯 합니다.

    유시민 지지자들은 유시민이 국회에 나가던가 유시민이 경기지사가 되던가 유시민이 대통령이 되는 건 관심이 있지만 그 이상은 관심이 없어요. 예를 들어 유시민이 경기지사에 패배한 건 유시민은 딱 그 팬클럽 정서에 안주했기 때문입니다. 유시민의 패배가 천안함 때문이라고 하셨죠? 그런데 왜 그럼 천안함 사태에 가장 민감할 인천은 송영길이 됐습니까. 도농의 묘한 조합이라는 점에서는 인천과 경기도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경기지사가 되기 위해 유시민은 별 다른 준비를 한게 없습니다. 사회운동으로서의 정치라고 할 걸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천안함 하나로 핑계를 대기에는 유시민은 경기지사를 위해 준비한게 거의 없었습니다. GTX 등 김문수의 관련 공약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프레임을 짜지도 못했고 갑자기 웬 생뚱맞게 "나는 경기도보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이나 했던 건 기억하네요.


    바이커님은 유시민과 그 지지자가 사회운동을 한다고 '믿고' 계신게 아닐런지요. 정말로 그들이 어떤 의제를 가지고 운동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데일리중앙 기사: 국민참여당, 민주당 제치고 정당지지율 2위에 등극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민참여당 지지율을 물을 때는 유시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여론조사에서 국민참여당 지지율이 5% 미만인데 이 조사에서만 의미있게 높은 이유는 그 것 말고는 설명이 안된다.

재미있는 현상은 국민참여당을 대입하면 '친박연대'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거다. 이 현상은 다른 조사에서도 한 번 관찰되었다.

유시민이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상당수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이라는 정당이 아니라 박근혜라는 대선후보를 생각한다는 것.

달리 말해, 국민참여당의 힘은 노통의 유지를 받드는 정당으로써의 힘이 아니라, 대선후보--즉, 유시민--를 가지고 있는 정당의 힘이다. 지극히 불안한 지지기반이지만, 실재 선거에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힘을 발휘하겠지. 민주당이 죽쑤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마땅한 대선주자가 현재 없다는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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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조 2010.01.23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갑작스럽게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좀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일단 선거에서 표가 얼마나 나오느냐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명박 지지율 50% 이상이라고 하지만 이제까지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연전연패만 당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고라에 떠도는 여론조사 조작이나 혹은 야당지지층 중 일부가 이명박을 지지한다고 거짓으로 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문가들 말로는 정권이 독재적이고 권위적일 수록 야당 지지자가 겉으로는 부동층이나 여당 지지자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지율 100%라고 해도 선거에서 지면 아닌 겁니다.

    이제 치루어지는 선거에서 국참당의 성적을 잘 봐야겠군요.

    • 바이커 2010.01.23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참당의 지자체 선거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입니다.

    • 조조 2010.01.24 1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 말씀은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아무래도 유시민과 노무현을 빼면 국참당의 정체성이나 이념이 뚜렷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 기린아 2010.01.24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유시민'이라는 이름의 파워가 증명된 여론조사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갈지 안 갈지는 봐야 알겠지만요.

  3. 오돌또기 2010.01.25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에도 비슷한 토론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다른 여론조사에서 국참당 지지율은 5% 미만으로 나타났었지요. 이번에도 리얼미터 정기여론조사에서는 3% 미만으로 나옵니다.

    이를 유시민 네이밍효과로 해석하시는 바이커 님의 견해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론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건 비윤리적인 측면이 다분합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정당지지율 여론조사는 말그대로 정당지지율을 조사하는 사실상의 표준적인 질문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어느 정당 지지하냐고 묻고 유시민의 국참당을 집어 넣은 다음 그래도 그 정당지지할래?라고 묻는 건 유도질문이지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당신은 인터넷검색엔진으로 뭘 쓰십니까? 1) 구글 2) 네이버 3) 야후 4) 기타

    마소에서 삥이라는 굉장한 새 검색엔진이 만들어졌다는데 삥 쓰실 생각있으십니까? 어느 검색엔진 쓰실래요?

    1) 삥 2) 구글 3) 네이버 4) 야후 5) 기타

    그래서 삥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5%라고 나왔다고 쳐요. 근데 마소가 이 조사결과를 가지고 삥의 시장점유율이 15%라고 언론보도자료를 뿌립니다.

    사용의향(관심)이 있는 것과 꾸준히 쓰는 것(지지)는 개념적으로 확실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국참당이 의뢰했다고 알려진 여론조사에서만 유독 저런 패턴이 관찰되는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선전용이라는 거죠.

    이런식의 프로파간다형 여론조사가 언론에서 걸려지지 않고 그대로 일반인들에게 전달되는 건 한국의 저질 저널리즘 탓이 크기지만, 한국 여론조사의 투명성에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 기린아 2010.01.25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점에서 보면 '질문 문항'을 어떤식으로든지 공개하지 않는 여론조사는 모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야 할 것 같습니다.

    • 바이커 2010.01.25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건 조사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데일리안이라는 인터넷) 언론의 문제죠. 저 기법은 "내부" 여론조사용으로 보편화된 기법입니다. 미국에서는 선거, 광고 전략 도출을 위해 훨씬 더 심한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방법도 많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