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한국에서 노인문제 다음으로 중요한 이슈는 여성문제라고 생각한다. 집권의 꿈이 있는 세력은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


한겨례 기사: 박근혜 정부 일하는 여성 지원안


이 제도가 발표되면서 주목을 끈게 남편의 육아휴직이다. 하지만 남편의 육아휴직 유도 정책은 99.9%의 확률로 실패할 것으로 생각한다. 비슷한 취지의 정책을 스웨덴에서 실시한 경험이 있는데, 남녀 평등도가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스웨덴에서도 결과는 실패로 판명났다.


올해 미국 경제학회 회장인 Claudia Goldin의 연례학회 연설 논문을 보면 직업별 소득과 근로시간의 관계는 선형함수가 아니라 비선형함수다. 하위직은 시간 당 임금이 같아서 일하는 시간에 정비례해서 돈을 벌지만, 잘나가는 직업은 장시간 일하는 사람과 단시간 일하는 사람의 시간 당 임금격차가 커서, 고임금을 받을려면 경력단절없이 장시간 일해야 한다.


쉽게 말해, 많은 고소득 직업이 노동시간을 줄이면 그 줄어든 시간만큼 소득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더 소득이 준다. 복지국가를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남성이 돈벌이의 주역할을 하기 때문에 설사 남성에게 월급의 100%를 보상하는 육아휴직 기회를 줘도 이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때 잃어버린 시간의 패널티가 나중에 더 크게 가족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여성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남성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남성의 노동시간이 여성이 가사를 하면서 어렵게 따라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다.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남성의 노동시간 단축 없는 여성 지원 정책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노동공급 결정의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다. 부부가 모두 노동시장에 있어서는 육아 등 가족 생활이 어려울 때, 현재의 한국은 남녀가 평등하게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여성이 노동시장을 포기하는게 전체 가족소득과 행복도를 높이고, 또 그 높아지는 정도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크다.


손학규가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을 여성 정책과 연결시켜 발전시키기를 기대하는 건 민주당 꼬라지로 볼 때 무리인가?



ps. 이런 측면에서 과거 이명박 정권의 새벽별 보고 출근해 일하기 캠페인 등은 가장 정도기 심한 반(일하는)여성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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