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 중간소득층은 하향평준화.  


<한겨레>가 국세청 2010-2014년도 귀속분 근로소득세 290개 소득구간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간소득층의 소득성장률이 가장 크게 정체하면서 허리계층의 하향평준화한다는 기사. 


노현웅 기자가 작성했다는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보기에는 실제 자료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기사로 썼다. 소득불평등은 악화되어야한다는 선험적 편견이 기사를 지배한 듯 하여 봐주기 뭐하다. 


다행인 것은 기초 자료는 일부 제공해서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가장 먼저, 소득 계층별 소득 증가율부터 보자. 


연간 평균 소득 증가율은 이자율에서 복리를 계산하듯이 측정해야 한다. (log(2014년 소득) - log(2010년 소득))/4 으로 계산해야 한다. 연간 인구 증가율 계산도 마찬가지로 로그함수를 이용한다. 


소득통계를 전혀 다룰줄 모르는 사람들이 로그함수를 이용하지 않아서 계산 실수를 자주 범하는데, 조금만 소득통계를 다룰 수 있다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기초적인 실수다. 예를 들어 위 그래프에서 중위 소득계층의 연간 증가율이 2.3%라고 되어 있는데, 이 숫자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4년간의 연평균 증가율을 제대로 계산하면 2.3%가 아니라, 3.2%다. 그래프의 소득자료가 잘못된 것이거나, 연평균 증가율 계산을 잘못한 것이다. 가장 흔한 실수는 매년 증가율을 산술 평균 내는 것인데, 추측컨데 이 기사도 동일한 실수를 범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아래 표는 위 그래프의 자료를 이용해서 한겨레의 잘못된 소득 증가율과 내가 계산한 계층별 소득 증가율을 비교한 것이다.  


표 1. 계층별 연간 소득 증가율, 2010-2014

 

 한겨레 계산

 수정된 증가율

 상위소득계층

 2.9%

 3.18%

 중간소득계층

 2.3%

 3.21%

 하위소득계층

 4.8%

 4.73%


보다시피 중간계층의 소득 증가율이 가장 낮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하위 소득 계층의 증가율이 가장 높고, 상위소득과 중간소득은 증가율에 차이가 없어, 불평등이 줄어들었다. 


2010-2014년 사이의 4년 사이의 증가율을 단순 계산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상위소득계층은 4년간 소득이 총 13.6% 증가하고, 중위소득계층은 13.7%, 하위소득계층은 20.8% 증가한다. 하위소득계층의 소득이 더 많이 증가해 불평등이 감소한 것이다. 





내가 계산한 이러한 변화는 위 그래프에서 마지막 그림인 중간소득층 분포변화와 일치한다. 


상위소득계층의 비율은 2010-2014 사이에 28.9%에서 28.3%로 아주 미세하게 줄어들고, 중간소득계층이 57.2%에서 62.4%로 급격히 늘어난다. 이는 하위소득계층이 13.9%에서 9.30%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4년만에 중위소득 50%미만 소득자가 4.6%포인트, 비율로는 1/3이 줄었다.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다. 하위소득에 속했던 사람들의 소득이 더 빨리 증가해서 이들이 중간소득으로 진입하였다.  


미디엄 소득의 50% 이하의 연소득을 버는 노동자가 줄어들고, 미디엄 소득의 150-50% 사이를 버는 중간층이 두터워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일전에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이용해서 분석했던 2008년 이후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변화와 일치한다. 


소득하층의 소득상승은 세금자료, 서베이자료에서 일관되게 관찰된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소득불평등이 악화되었다고 믿고 싶을지 몰라도, 접근가능한 객관적 자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상당히 일관되게 보여준다. 





한겨레의 상시노동자 소득분석도 엉터리 분석으로 현실을 과장하고 있다. 2010년에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비율은 3609/2782로 1.297이다. 이 비율이 2014년에는 4133/3178로 1.301로 변했다. 상대적 변화 정도는 0.4%포인트로 극히 미미하다.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절대값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가 발전해서 전체 소득이 늘어나니 당연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비판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지표가 아니라,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환영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야할 지표다. 


통계적으로 비판하자면 불평등 정도를 따질 때 scale invariant한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 분석의 기본이다. 한겨레 기사는 scale이 변했는데 절대값만 따지는 오류다. 


평균소득/중위소득 비율 1.30 이 상당히 크다고 비판할수는 있지만 (참고로 미국은 1.35정도 된다) 불평등이 통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2010년과 2014년 사이에 중위소득은 14.2%늘어나고, 평균소득은 14.5% 늘어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이 거의 동일하게 증가하였다. 소득분배의 악화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2010-2014년 사이에 상시노동자가 아닌 노동자, 그 중에서도 하위소득계층의 연소득이 평균 이상으로 증가하여, 전체 불평등이 감소하였고, 상시노동자로 한정하여도 불평등은 증가하지 않고 안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의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고 느끼냐는 것인데, 나는 그 이유는 소득 안정성의 결핍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중산층에 닥치는 실버파산과 같은 소득 불안정성이 불안과 불만의 원인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안정망의 부재, 달리 말해 복지의 결핍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얘기다. 


현실을 바꿀려면 객관적 현실부터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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