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지역 노동시장 효과에 대한 포스팅에 다음과 같은 반론이 제기되었다. 


키린2016.02.13 09:47





















네?? 죄송하지만 현재 졸업하는 대학생들도 유의미하게 영남출신이 취업률이 높습니다. 호남출신이 취업률이 낮구요. 서울K대학교 졸업생들 대상으로 한 조사입니다. 호남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호남출신들이 여전히 서울 금관구에서 살며 저소득층으로 야당을 찍는 모양은 변함이 없습니다. 물적기반은 여전히 차이가 납니다. 물론 정권교체는 더 이상 이런 형태로는 불가능하지만 호남빼고 역시 정권교체가 불가능한 건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키린님이 얘기한 호남빼고 정권교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이슈는 현재 대학 졸업생 중 영남출신의 취업률이 호남출신보다 유의하게 높은가이다. 키린님의 주장은 서울 K대의 조사에서 그렇게 나왔다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다. 한 대학의 조사 결과가 전체 노동시장을 반영할 것으로 의심하는 것도 합리적이고. 하지만 대학 고용관련부서의 통계수집이 부정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연도의 blip일 수도 있고. 설사 맞더라도 1개 대학의 조사다. K대의 사례가 일반화될 수 있는지는 제대로된 샘플, 즉 표본대표성을 가진 샘플로 확인을 해봐야 한다. 사실 예전에 다 해봤다. 


2011년과 2012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현재 공개된 최신 자료)를 이용해서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나온 졸업생들의 졸업 1년 후 취업 실태와 월소득을 출생지역별로 계산해 본 적이 있다.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남성만 보면 실제로 호남출생자의 취업률이 영남보다 4%포인트 가까이 낮다. 하지만 평균 소득은 호남출생자가 영남출생자보다 월 5만원 정도 높다. 


특이한 점은 영호남 출생자의 소득이 심지어 서울출생자보다 높다는 거다. 호남출생자가 서울출생자보다 평균 소득이 13만원 높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온 학생의 선택편향(=잘난 학생만 서울로 유학)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다른 지역은 그런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 충청 출생자의 소득은 호남보다 23만원, 영남보다 18만원 낮다. 


여성을 보면 남성과는 반대로 호남출생자의 취업률이 영남보다 1.5%포인트 높다. 소득을 보면 호남출생자의 소득이 영남출생자보다 10만원 낮다. 그렇다고 호남출생 여성의 취업률이 대단히 높은 것도 아니고, 영남출생 여성의 소득이 충청이나 서울보다 높은 것도 아니다. 



표. 2011/2012년 서울시내 4년제 대졸자의 졸업 1년 후 출생지역별 월평균 소득과 취업률

 

 남성소득

남성취업률

여성소득 

여성취업률 

 서울

 255.6만

75.7% 

209.2만 

71.6% 

 경기

 254.2만

74.3% 

194.6만 

72.2% 

 충청

 245.6만

72.6% 

208.5만 

64.1% 

 호남

 268.9만

69.1% 

192.3만 

70.8% 

 영남

 263.8만

73.0% 

202.1만 

68.3% 

 기타

 249.9만

61.2% 

197.3만 

70.5% 



그래서 결론은?


적어도 최근 대졸자에 대한 가장 대표성 높은 데이타로 분석했을 때,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노동자 중 출생지역별 노동시장 성과에서 차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쾌한 경향이 없다. 


참고로 여성차별의 경우에는 위와 똑같은 데이타로 결혼/출산 경험이 없는 응답자로 한정해서 봤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21% 적게 버는 것으로 나온다. 격차가 매우 분명하다. 





ps. 푸념...


지역별 노동시장 격차에 대한 논문은 안쓰고 기술통계 결과를 가지고 인터넷에서만 끄적거린다고 욕하는 분들도 있을거다. 나도 여기에 대한 분석에 꽤 시간을 투자한지라 논문으로 쓰고 싶다. 그런데, 격차가 없다는 결과로 논문을 쓰기가 어렵다. 잘 안받아준다. 뭔가 격차가 있다는 결과가 robust하게 나와야 논문을 출간할 수 있다. 


게다가 예전에 출생지역 효과에 대한 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피인용횟수가 제로다. 학계에서 아무도 관심없다는 얘기다. 불평등 일반이나, 직업교육에 대한 논문은 인용을 하는데, 지역효과는 도대체 회자가 되지 않는다. 사회과학계에서 노동시장에 대한 지역효과 논문이 매우 드물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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