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 Kim (2024).
이 전에 한 번 포스팅했었는데,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학력 수준이 높은 이유, 특히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도 학력수준이 높은 이유에 대해 학술적으로 (적어도 사회학계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설명은 "hyper-selectivity"라는 가설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본국에서 뭔가 더 능력있는 집단이고, 뿐만 아니라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의 학력 수준이 미국 백인보다 높다. 이중적으로 긍정적 선택편향이 있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현상을 그냥 selectivity도 아니고 hyper-selectivity라고 부른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이렇게 이중선택을 받은 인구의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까,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에서는 능력있는 hyper-selected 집단의 문화가 지배적이 된다. 그래서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집안 출신의 아시아계 학생들도 그 영향을 받아서, 학력수준이 높아진다는게 hyperseletivity 가설의 설명이다.
정리하면
(a) hyper-selected 아시아계 이민자의 대량 유입 → (b) 이들이 계급 배경인 upper-middle class 문화가 아시아계 이민자 지역 사회의 주류 문화 형성하고, 이들 upper-middle class가 교육 리소스(예를 들면 학원)를 형성 → (c) 이렇게 형성된 지역 문화와 리소스가 아시아계 학생들 사이에서 계급과 출신 국가를 넘어(cross-class & class ethnic groups) 배타적으로 공유. 다른 인종은 이 문화와 리소스를 향유하지 못함 → (d) 그 결과 가족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아시아계 학생도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은 학생과 유사한 교육 성취. 그래서 가족배경이 교육성취에 영향을 끼치는 전통적 계층 이론(status attainment theory)이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음.
그런데 이 이론을 주창한 Jennifer Lee & Min Zhou에 따르면 아시아계 이민자가 hyper-selected된 시기는 1965 년 이민법 개정 이후다. 1965년 이민법은 미국에서 이민 정책을 드라마틱하게 바꾼 역사적 시점이다. 그 전에는 아시아계 이민자가 hyper-selected 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는 hyper-selected 된다.
그래서 이 번 연구에서 1965년 이민법 개정 이전, 아시아계가 hyper-selected 않았을 때는 이들의 학력 성취가 어땠는지, 1965년 이민법 개정 전후 시기에 아시아계 학생들의 교육 행동에 차이가 있는지, 지역적으로 hyper-selected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은 곳에서 가족배경이 낮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교육 행동이 더 좋아졌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1) 1940년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hyper-selected 되지 않았고, 아시아계 부모들의 평균 학력 수준이 백인 부모보다 낮고, 아시아계 대한 편견과 인종주의적 차별이 만연했던 시기에, 아시아계 학생들의 학력 성취는 동일한 조건의 백인 학생보다 높았다. 특히 가족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학생들의 성취가 비슷한 배경의 백인보다 더 뛰어났다.
(2) 1940-60년대와 1980-90년대를 대비해서,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hyper-selected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유입된 이후, 아시아계 학생들이 백인 학생보다 학교에 등록해서 다니는 확률이 더 높아졌는지 DID 기법으로 살펴봤는데, 그런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 1965년 이민법 개정 전후에서 달라진 것은, 그 전에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고등학교 재학 확률이 확실히 높았는데, 교육팽창이 이루어지면서 아시아계 학생들의 우위가 대학 재학 확률도 바뀌었다는 정도다.
(3) 그렇다면 지역별로는 어떨까? hyper-selected 이민자의 유입이 지역별 아시아계 사회 문화와 리소스의 원천이므로, hyper-selected 이민자 유입이 많은 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교육행동이 더 좋아졌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패턴은 나타나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교육행동은 hyper-selected 이민자 유입 정도와 무관했다.
(4) 사용된 자료가 패널이 아니라 동일한 개인을 추적할 수는 없지만, 지역별 평균은 추적할 수 있다. 그래서 아시아계를 출신 국가별로 나누어서 각 출신국가별로 미국 내 거주 지역의 평균 변화와 hyper-selected 이민자 유입이 관련있는지 살펴봤는데 그런 경향이 없다. 거의 모든 출신 국가의 아시아계가 백인보다 학교를 다니는 확률이 높지만, 그 확률은 hyper-selected 이민자 유입과 무관했다.
(5) 아시아계 중 hyper-selected 되지 않고,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집단이 동남아계 출신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보통 캘리포니아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뉴욕/뉴저지가 그 다음이다. 그런데 동남아계는 특이하게 캘리포니아 다음이 텍사스다 (예를 들어, 휴스턴의 유명한 베트남계 집단 거주지). 그래서 텍사스에서는 동남아계가 아시아계 중 인구 비중이 가장 높다. 따라서 텍사스에서는 hyper-selected 동아시아 내지 인도계 이민자가 형성한 지역 문화와 리소스가 부족하다. hyperseletivity 가설이 맞다면 캘리 거주 하위계층 동남아계 학생은 많은 교육을 받고, 텍사스 거주 학생은 상대적으로 교육을 받는 정도가 낮아야 한다. 하지만 텍사스 거주 동남아계 학생의 성취가 캘리포니아 거주 동남아계 학생 보다 오히려 약간 높았다.
아시아계 학생들의 교육 성취는 지역 사회의 인구학적 구조적 요인에 의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통시적으로 공시적으로 일관되어 있다. 이 모든 결과는 아시아계 미국 학생들의 높은 교육 성취를 hyperseletivity 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뭘로 설명하는가? 문화적 차이의 가능성이 높지만, 그건 다음 논문에서.
Ps. 사용한 자료는 1930-1940년 인구 전체 센서스, 1950, 60, 70, 80, & 90 public use 센서스, 그리고 ACS다. 종속변수는 1940년대 자료는 학력 성취고, 그 이후 자료는 현재 고교와 대학 재학 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