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의 저명한 흑인 교수 Gates(63세)가 중국 여행에서 돌아와 대학에서 제공한 자기 집에 들어갈려는데 문제 제대로 열리지 않자, 흑인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아 강제로 문을 열었다. 이를 지나가다본 누군가가 도둑이 의심된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Crowley라는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아이디를 요구했고 게이츠 교수는 하버드 아이디를 제공했다. 아마도 게이츠 교수는 여행의 피로든, 경찰이 자기집에 와서 아이디를 요구하는게 화가 나서든, 경찰에게 큰 소리로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경찰의 이름과 뱃지번호를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수는 경찰을 인종주의자라 불렀으며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했다고 한다. 게이츠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게 아니라, 자기가 흑인이라서 무조건 취조한다고 의심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게이츠 교수를 Crowley라는 경찰은 Disorderly Conduct 혐의로 집에서 체포한다.

이 문제는 미국의 인종 문제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폈고, 오바마는 어떻게 자기 집에서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체포할 수 있냐며, 경찰의 행동을 "멍청"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에서 stupid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것보다 대단히 강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대해 경찰들이 들고 일어났고, 심지어 통수권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오늘 오바마는 갑자기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자기의 말이 경솔했다고 사과 비슷한 얘기를 하고, 경찰, 교수 모두 백악관에 불러 맥주마시며 화해하자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 문제에 대한 첫 번째 발언은 실망스럽고, 두 번째 발언은 씁쓸하다. 그는 모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채 첫 발언을 해서, 쓸데없이 문제를 키웠다. 첫 발언에서의 단어의 사용도 평소의 그답지 않게 과격했다.

하지만 게이츠 교수를 체포한 경찰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의 행동에 인종주의적 편견이 들어있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가 비열한 경찰임에는 확실하다.

비록 나중에 혐의를 벗었지만, 게이츠 교수가 자기 집 안방에서 체포되어 수갑을 차고 경찰서로 끌려갔던 이유는 Disorderly Conduct다. 이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동을 하거나 경찰의 지시에 불응해야 한다. 게이츠 교수가 온갖 욕을 하고 경찰을 기분나쁘게 했다 할지라도 그 행동은 모두 게이츠 교수의 "집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이 혐의는 성립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캠브리지 경찰은 게이츠 교수를 현장체포했던 혐의를 나중에 무혐의 처리했다.

더욱이 게이츠 교수는 경찰에게 "꺼지라"고 요구하기 까지 했다. 타인이 주인의 허락없이 자기 집을 침입하면 범죄다. 경찰이라도 게이츠 교수의 신분이 확인된 이상 아무리 욕을 먹었더라도 그 집에 머무를 권리가 없다. 경찰은 게이츠 교수가 하버드 아이디만 주었는데, 거기에는 집주소가 없어서 그 집에 게이츠 교수 집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다. 신분이 확인되었으면 왜 추가 확인은 경찰 패트롤카로 돌아와서 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게이츠 교수가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며 경찰에게 이름과 뱃지번호를 요구할 때, 경찰이 게이츠 교수에게 응답한 내용은 "밖에 나가서 얘기하면 이름과 뱃지번호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이츠 교수는 "니 엄마와 밖에서 얘기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그 경찰은 인터뷰에서 말한다. 게이츠 교수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일삼는 몰상식한 인간이라는 비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게이츠 교수가 경찰에게 한 욕설의 내용이 아니라, 경찰이 게이츠 교수를 밖으로 나오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게이츠 교수가 밖으로 나와서 소리를 높여대면 Disorderly Conduct 조건을 충족시켜 체포할 수 있게 된다. 그 경찰은 게이츠 교수가 기분 나쁘게 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범죄사실이 없는 게이츠 교수를 Disorderly Conduct로 체포할 수 있는 조건을 의도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게이츠 교수와 많은 흑인들이 열 받은 이유는 60대 백인 노인 교수가 캠브리지 도시에서 하버드 교수 신분증을 제시했을 때도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의문이다.

오늘 오바마의 두 번째 발언으로 부적절했던 경찰의 행동은 용서되고 게이츠 교수만 저질 인간이 되는 듯하여 씁쓸하다. 차분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으면, 경찰에 대한 비난이 훨씬 컸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60대 노인 교수가 자기 집에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가려다가 체포된다는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런 행동을 한 Crowley는 경찰에서 인종 편견을 가지지 말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라고 가르치는 사람이란다. 아마 자신은 절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평소에 생각했기에, 자신을 인종주의자로 비난하는 게이츠 교수에게 화가 나긴 했겠지.

이상의 내용은 캠브리지 경찰 보고서를 분석한 요 블로그를 주로 참조해서 작성한 것이다.

그저 미국에서 소수 인종으로 안전하게 살려면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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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기사.

미국 얘기다. 실업보험료를 주정부가 제까닥 줘야하지만 주정부가 돈이 없어서, 실업보험 신청서를 처리할 인력이 없어서 보험료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

한국과 달리 가족 안전망도 없고, 전세 시스템도 아니고, 월세 못내도 실업자라고 불쌍하다고 봐주는 것도 아니라, 몇 달 임금 못받으면 바로 거리의 부랑자가 되는게 미국시스템이다. 원래는 실업보험료를 받아서 몇 달 간 생활해야 하지만, 일처리가 늦어져서 졸지에 홈리스가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도는 있지만 그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금 징수를 소홀히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 그 동안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왔고, 게다가 세금을 깎아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감세를 한 결과다.

이 사례는 동시에 복지시스템이라는게 국가 전체의 경제 위기가 아닌 평상시의 국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는 것도 보여준다. 위기의 규모가 기대를 넘어서면 복지국가고 뭐고 간에, 대책에 없다는 것.

그런 시스템의 역량을 넘어서는 위기는 보통 자본의 투자과정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과거에는 중복과잉 설비투자에서, 이 번 위기는 금융 상품을 이용한 돌려막기에서. 잉여를 쫓는 무분별한 행위를 막는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비슷한 위기를 맞을 수 있고, 그 때는 대책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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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총사퇴를 강행할만한 이유는 네가지가 있다.

(1) 미디어법 처리의 절차적 문제가 크게 잘못되어서 헌재에서 미디어법 통과 무효라는 결과가 나올거라는 판단

(2) 미디어법의 의미가 한나라당 영구집권이 될 것으로 정치인들 사이에서 대략적인 합의가 있다는 것.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3) (2)와 연관되어 있기도 한데, 갈등분위기 고조로 야권의 분열을 차단하고, 민주당 중심의 단결을 이뤄서 지방선거에 대비하는 원모심려.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미디어법의 실질적 효과는 정치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이 생김 (기린아님의 글 참조).

(4) 오판.


어제 변하는 민주당의 분위기로 봐서는 (1)의 가능성이 커보이기는한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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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국가기관들

기타 2009. 7. 24. 08:49
1. 국회사무처: 표결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의결정종수에 미달하는 수에서 투표종료 버튼이 눌러졌다.

2. KISDI: 2006년 환율은 600원대이고 이게 더 신뢰할 만한 자료다.

3. 청와대: 에릭슨에서 15억 달러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4. 국정원: DDoS 공격의 진원지는 북한이다.

5. 경찰: 김석기 청장은 경찰특공대 투입 보고만 받았다. (사인한 서류는 뭥미?) 보너스--경창청장 후보: 사무실에 있었지만 무전기를 꺼두었다.

6. 검찰: 미네르바 수사는 12월29일 이후에 시작했다. (자료는 12월5일날 넘겨받았는데? 응?) 보너스--검찰총장 후보: 스폰서로 의심받는 사람과 비행기는 같이 탔지만 같이 여행한 것은 아니다.

7. 국세청: 다운계약서는 관행이다. 보너스--국세청장 후보:강남오피스텔은 책 보관할려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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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사.

눈에 확 띄는 대목.

"동희 자동차는 2004년 부터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을 생산하는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동희자동차는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900명의 노동자 중 누구도 고용하고 있지 않다. 조립라인 노동자들을 모두 노동자를 1년 단위로 계약하는 16개 인력회사에서 제공받는다. ...

누군가 노동조합을 만들자고 하면, 동희자동차는 그 인력회사와 계약을 종료해 버린다. ...

동희자동차에서 일했던 이정우씨는"동희자동차는 경영자들에게는 꿈의 공장이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의 장소"라고 말한다."



고용없는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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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기사.

미국에서 온라인 데이트 회사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객은 얼라들이 아니라, 50대 이상의 고객들이다. 기사에서도 80대 노인의 인터넷 데이트 사례를 소개한다.

젊은 애들이 인터넷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보고 노인들도 따라하더니 이제는 그들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

나이들고 사회적 관계의 지평에 한계가 있는 노인 분들이 조건만남을 성사시키기에는 인터넷이 짱.

90년대 인터넷 영향력에 대한 논의 초창기, 인터넷,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혼자 고립된 "폐인"으로 살아가는 삶을 염려했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오히려 사회적 관계의 확장을 가져오는 것 같다. 10대 얼라부터 80대 노인분들까지. 기술비관론자들의 염려는 또 한 번 틀린 듯.

온라인 데이트 회사의 조언자가 워싱턴대 사회학자 슈와츠라는게 나는 눈에 띈다.

이제 진짜 효도는, 아버님 댁에 인터넷 깔아드려야겠어요~



피에쑤: 이 글의 분류를 인구내지 기타로 할까 하다가, "복지"로 하기로 했다. 노년, 장애인, 기타 사회적 소수자의 "성"도 이제는 복지의 하나로 다루는 명랑한 사회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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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에 가는 이유는 거기서 뭔가를 배워서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성취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겠지만, 좋은 대학의 합격생은 매년 몇 천명이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연례 행사에 불과하다.

요즘 조선에서 미국 대학 입학을 무슨 거대한 성취나 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학생되는게 그렇게 뉴스거리인가? 기대에 걸맞는 "성과"는 아무 것도 없는데?

하버드에서 수석했다고 뻥친 "77장"의 저자, 모당 의원은 하버드 졸업하고 뭐했나? 한국와서 까페 주인하지 않았던가. 무슨 대단히 혁신적인 까페라도 만들었나?

조선일보 보다보면, 한국인이 할 수 있는 최대 성취가 마치 미국 대학 "입학"같다. 부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뭔가를 이루었다는 얘기가 나오기 전에는 대학 입학 가지고 기사쓰지 마라. 짜증만빵이다. 과거의 추억을 먹고 사는 20대 후반 청년을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대학합격했다고 수기 쓰는 촌스런 짓거리좀 안했으면 좋겠다. 대학입시 교육에서 한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하는 한국 교육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꼭 그렇게 촌스러운 책을 쓰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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