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회담이 열릴 때 덴버에서 미인구학회 참석 중이었음. 이 회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여러명이 물어봄. 


작년 8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미국 사회학회에서는 전쟁 가능성 때문에 올해 5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불평등 학회를 가기 망설여 진다는 말들이 많았음. 불평등 연구의 대가 중 한 분은 2018년 5월에 서울에 오시라고 하니, 농담 삼아 "만약 2018년 5월에도 서울이라는 곳이 있다면..."이라는 말도 함. 


그 때와 비교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상전벽해. 


미국에서 내가 아는 분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라 트황상이 대북문제로 성과를 올리는 것을 보고 짜증 만땅인 상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는 거의 미칠 지경. 트럼프는 엉망인데 한국 대통령 때문에 일이 잘되고 있다고, 트럼프가 크레딧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애써 말하는 중.


트럼프 행정부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 프로세스가 엉망이라는 불만이 워싱턴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함. 


지식인들은 그래도 남북평화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반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응은 홍준표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수준. 북한의 김정은을 어떻게 믿냐며, 일련의 회담은 미련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속는 것이라고 주장. 북미 회담 파토나라고 정화수 떠놓고 기도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짐. 


대북문제로 미국 공화당 지지자와 더 편하게 얘기할 날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전체 논문


지금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논문인데, 


3명의 경제학자들이 전세계 44개 대학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cv의 퀄러티에 대한 실험 조사를 실시. 다섯가지 종류의 cv를 랜덤하게 뿌린 후 레쥬메의 퀄러티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함. 다섯가지 cv에는 아래와 같은 논문 출간 실적이 적혀 있었음. 


(1) top 5 경제학 저널 논문 실적이 있으면서 area top journal 등 우수저널에만 총 8편을 출간한 경우. 

(2) 위에서 말한 8편의 논문 실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이에 더하여, 랭킹이 낮은 저널에 실린 6편을 추가하여 총 14편을 출간한 경우. 

(3) top 5 경제학 저널에 논문이 없지만 area top journal 등에 총 8편을 출간한 경우

(4) top 5 저널이 없지만 (3)에서 리스트된 상당히 훌륭한 저널 8편이 있고, 랭킹이 낮은 저널에 실린 6편을 추가하여 총 14편을 출간한 경우.

(5) 랭킹이 높지 않은 저널에만 14편을 출간한 경우


그랬더니 평가가 아래와 같음. 랭킹이 낮은 저널에 6편을 추가로 출간하는 것보다는 랭킹이 높은 저널에 8편만 출간하는게 더 훌륭한 레쥬메로 평가됨. 


낮은 랭킹 저널에 출간한 추가 논문의 marginal effects는 음의 효과를 가짐. 



이걸 두고 일부 사회학자들이 경제학은 이러구 있다고 욕하던데 사실 사회학도 마찬가지임. 


10년 전에 대가에게 들었던 충고 중의 하나가 (area) top journal에 정기적으로 출간할 능력이 되면 2번 정도 reject 먹은 논문은 랭킹이 낮은 저널에 다시 보내기보다는 논문을 버리라는 것이었음. 


그렇게 하는게 옳아서라든가, 랭킹이 낮은 저널은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저널의 랭킹에 대한 편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그에 근거해서 학자들을 평가하기 때문.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행위가 중범죄는 아님. 반복적인 행위가 있었겠지만 물컵을 던져 쥬스를 끼얹은 정도로 구속하고 실형을 살릴 정도의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함. 


하지만 조현민 전무의 행위는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고 사회적 미풍양속을 침해하는, 나아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한국 항공 산업의 생산력을 침식하는 대단히 좋지 못한 짓임에는 틀림이 없음.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는 유승준의 선례를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함. 


조현민 전무는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니라고 알려져 있음. 이렇게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심대한 해악을 끼칠 때, 주권 국가로써 한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는 조현민 전무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하면 법무부 장관은 몇 가지 근거에 의해서 외국인의 입국을 금할 수 있는데 그 중 조현민 전무에 해당하는 것은 다음 두 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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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4.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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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항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4항은 너무 명확하지 않음?


국민은 자기 국가에 거주할 권리가 있기에 이렇게 자의적인 판단에 의거해 국민의 입국을 막을 수 없고, 반대로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외국인의 출국을 막을 수는 없음. 


반면 출입국은 주권사항이라 자의적 판단이라 할지라도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법무부 장관의 명령에 의해 외국인의 입국을 막을 수 있고, 자국인의 출국을 막을 수 있음. 유승준의 입국이 금지된 이유는 딱 요거 하나임. 




언론기사에 의하면 조현민 전무는 현재 출국정지 상태인데, 만약 이 번 사태로 인해 "특수폭력"의 유죄가 인정되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추방도 가능함.


상당수의 재벌2~3세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현민 입국 금지 조치는 이들 재벌 자녀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됨. 


청와대에 조현민 입국 금지 국민청원 넣어볼만하다고 생각함. 




Ps. 찾아보니 이미 입국 금지 국민청원이 진행중.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07440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아래 그래프는 LIS 트위터에 올라온 그림을 다운 받은 것. 2018년 3월에 측정한 것으로 소득불평등 국가 비교의 가장 최신 자료. LIS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자료는 정부에서 제공한 것이기에 여기에 올라온 불평등 지수가 공식 불평등 지수와 크게 다르지 않음. 


이 그래프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참여 국가들 중에서 한국이 세전 시장소득 불평등 정도가 가장 낮다는 것. 


지니계수가 36.5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음. 한국 다음은 대만과 일본이 각각 38.1, 38.2임. 전세계에서 동아시아 3국의 시장 소득 불평등이 가장 낮음. 전세계에서 세전 소득 지니가 40 미만인 국가는 딱 요 세 국가임. 


독일의 시장소득 불평등 지니가 52.6이고, 미국은 51.1.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도 각각 47.0, 49.1, 47.7에 달함. 한국, 대만, 일본은 도대체 얼마나 평등한 국가인 것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게 이 숫자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 


만약 이 숫자가 맞다면 낮은 시장 소득 불평등으로 복지 국가 없이도 낮은 생활수준 불평등을 유지하는 <동아시아 불평등 모델>이 있다는 것임. 





그런데 여기서 계산하는 소득은 개인 소득도 아니고, 가구별 소득도 아님. 가구 소득을 가구원수의 제곱근으로 나눠준 균등화 소득(equivalized income)임. 가끔 한국 통계청에서 이렇게 불평등을 계산한다고 하면 통계사기라는 분들도 있는데, 이 방식이 국제기구의 표준적인 소득 계산 방식임. 균등화 소득이 중요한 이유는 균등화 소득이 개인의 실질적 well-being을 가늠할 수 있는 최선의 소득 지표이기 때문.  


동아시아 3국의 시장 소득 불평등이 낮은 이유가 개인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낮아서인지, 가족 구성원의 경제 참여 구조가 달라서인지 (=중산층은 가구주의 단일 소득원, 저소득층은 다수 가구원의 경제활동 참여), 가구 소득 조사의 오차가 커서인지 알지 못함. 동아시아 국가들의 낮은 시장 소득 불평등의 비밀을 전세계 학자들이 달려들어서 연구해야 하는데, 현실은..... 자료가 없음. 


한국에서 개인소득, 가구소득, 가처분소득을 "모두" 연구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아예 없음. 일본은 우리보다 더함. 


한국의 불평등이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은 많지만 이들은 대부분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여러 가정에 근거하여 개인 소득을 추정한 것. 가구 균등화 소득이 아닌 개인 소득이기 때문에 국제 비교가 가능한 표준적인 측정이 아님. 개인 소득 불평등이 곧바로 균등화 소득의 불평등인 것도 아니고. 


개인소득과 균등화소득의 관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깜깜이 상태. 


불평등에 대해서 말은 많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 자료 수집은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한 적이 없음. 얘기해도 관심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주간현대 기사



보통 H 교수라고 칭해지지만, 기사에서도 실명을 썼으니 이제 실명으로 불러도 되겠지?


이 사건은 여러가지로 할 말이 많은 사건임. 징계가 확정되고 난 후에 좀 천천히 얘기할려고 했는데, 징계는 계속 미뤄지고 학생들이 천막농성을 시작했기에, 뭐라도 얘기를 하는게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듦. 


이 분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에는 별 이견이 없을테고, 이슈는 잘못의 정도, 상당성임.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3개월 징계를 권고한 것으로 보았을 때, 과거의 선례에 비추어 해임이나 파면을 할 정도의 내용은 당시에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이 경우 해임이나 파면을 하면 정식 재판 절차를 통해서 교수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 교수는 교원법에 따라서 징계를 받는데, 법이 허용하는 징계가 파면, 해임, 그 다음이 3개월 정직임. 해임에 이를 사안이 아니면 아무리 괘씸해도 3개월 이상의 징계가 불가능한게 현재의 법. 이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징계를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과도한 징계를 먹이기도 함.  


의도적으로 과잉징계를 한 사례는 아니지만, 해임 후 징계취소로 복귀한 사회학과의 전례도 있음. 2000년에 동국대 ㄱ 교수의 경우 성폭력을 행사했고, 학교에서 해임까지 했지만,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를 통해 해임 취소 처분을 받고 복귀하였음. 경찰조사도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대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된 나향욱 교육부 기획관도 재판을 통해서 복직이 거의 확정된 상태. 재징계를 한다지만 파면은 불가함. 아마 최대 강등일 것. 신상필벌은 그 절차를 지켜야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 그게 근대사회의 근간인 죄형법정주의 아니겠음? 





그런데 도대체 왜 서울대는 징계를 계속 미루고 있을까? 가능성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함. 


하나는 학생들이 의심하듯이 3개월 징계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학생들의 반발이 지속되니까 분위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린다는 것. 하지만 조직의 위기 관리 대응의 일반적 사례로 봤을 때 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함. 


다른 하나는 대학 본부에서 얘기하듯 일부 징계사항에 대한 외부 조사의 결과를 기다라고 있기 때문. 외부 조사 내용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기된 의혹으로 보았을 때 횡령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성희롱이나 갑질은 서울대 내부 조사로 충분하겠지만, 횡령은 펀딩을 준 주체가 있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문제. 


횡령이 확실해지면 대학본부 입장에서는 교육공무원 징계양형기준에 의거해 해임이나 파면을 의결할 근거가 생김. 2014년 법률 개정을 통하여 "연구비의 부당 수령 및 부정 사용"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도 해임이 가능해졌음. 반복적 연구비 부정 사용이 확실하면 설사 그 액수가 적더라도 해임이 가능함. 실제 어떤 징계를 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인권센터의 권고인 3개월 정직을 넘어 파면-해임을 고려할 근거는 명확해짐. 


하지만 성희롱 및 기타 품위유지의무의 경우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만 파면-해임이 가능함. 그렇지 않으면 정직이 최대 징계임. 갑질은 웬만큼 심하지 않으면 해임이 불가능함. 좋든 싫든 이게 현재의 징계 양형 기준임. 


아마도 파면-해임에 대한 요구가 실제로 관철될지는 대학본부에서 말하는 외부의 조사 내용이 핵심이 될 듯. 횡령 의혹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사회학이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다른 독특성은 사회학은 관계의 학문이라는 것. 1인 사회는 형용 모순임. 무인도의 로빈슨 크루소로도 경제학을 할 수 있지만 사회학은 불가능. 사회학자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민감도가 다른 사람들 보다 높은 편임. 그런 입장에서 H 교수의 행위를 용납하는 사회학자는 거의 없을 듯. 


앞으로 교육공무원 징계 수준도 바꿀 필요가 있음.  


다른 이슈도 있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에.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