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가 132억불 (한화로 15조8천억)의 이윤을 얻었다고 한다. 이 이윤은 162억불 (한화로 19조 4천억)의 보너스를 제외한 수치다. 골드만 삭스 종업원 1인당 약 5-6억원의 보너스를 받을 예정 (NYT 기사).

이 보너스의 규모는, 150만명에 이르는 뉴욕시 전체의 빈곤자 (미국 3인 가족 기준으로 1년 수입 2천만원 이하)를 없앨 수 있는 수준(NYU 사회학자 Shaka의 주장)이란다.

실업률 1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런 뉴스가 들리는데, 열 받는게 인지상정이다. 평소에 들어도 괜히 부아가 치미는게 사람인데,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 친구는 실업 상태에서 골드만 삭스에 얼마나 많은 공적 자금=내가 낸 세금=내 돈이 들어갔는지 생각해보면 더 열뿔따구 나게 된다.

열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집권 여당에 대해서 분풀이를 한다. 미국 민주당 후보가 매사추세츠 선거에서 패배한 요인은 이런 상황--월스트리트는 잘나간다는데 자신의 경제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 상태, 주식은 오르는데 자신의 수입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부터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화당 후보가 들고나온 의료보험 반대 구호가 먹힌 이유는, 골드만 삭스 같은 데는 국민 세금으로 돈 퍼주고 잘 나가는 데, 우리 같은 (이미 의료보험이 있는) 중산층 서민 돈을 긁어서 의료보험을 확대할려고 하냐는 반감에서 비롯되었다는 데 한 표.

실업률과 중위 임금 수준으로 측정되는, 보통 사람들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오바마가 뭘 해도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민주당 30년 집권 시대를 연 루즈벨트가 대공황 당시 얼마나 악랄하게 부자들로 부터 돈을 뜯어내고, 얼마나 엄청나게 가난한 사람과 지역에 돈을 퍼주었는지 기억해야 할 것.
Posted by sovidence
,
Pinkovskiy & Sala-i-Martin의 새 논문 (요약은 요기; NBER 논문은 요기). 세계 불평등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살라이마틴은 피해갈 수 없는 양반.

Parametric Estimations이라는 별로 새로울 것 없는, 하지만 자신이 직접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40여년간의 변화에 대한 추적 작업을 할려면 완전 노가다인 방법론을 이용해서 세계 불평등과 빈곤율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추정하였다.

그래서 결과를 보니, 지난 40년간 세계 불평등이 꾸준히 감소해왔고,


절대 빈곤(하루 1달러) 속에서 사는 인구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러한 변화의 상당 부분은 70-80년대 동아시아의 발전과, 최근 중국 인도의 발전 때문. 하지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절대 빈곤은 상당수 감소하였다.

해석하자면, 세계 경제의 발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경제적 삶의 개선을 가져왔다. 발전해봤자 소용없음 내지는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식 발전은 선진국에만 좋은 것이라는 주장은 그리 근거가 없어 보인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빈곤 감소율이 줄었기 때문에 (이것도 flooring effect로 볼 수도 있지만), 신자유주의가 빈곤퇴치에 "덜 효율적"이라는 주장은 동의한다만.

개인적으로, 추세에 대해서는 과거의 연구와 상당히 일치하기 때문--사회학에서는 Penn State의 Glenn Firebaugh의 1999년 AJS, 2000 ARS 논문에서 비슷한 결론을 제시--에 믿어주지만, 절대적인 빈곤 인구 숫자가 지난 40년간 한 번도 10억 이상인 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글쎄요"다. 매우 강한 가정에 근거한 추정치로 너무 쎄게 나오는거 아닌지.
Posted by sovidence
,
극소수만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 하나 없는데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가 뭘까?

위스콘신 대학과 아이오와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탑 정치 블로거들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처음에는 (1) 열받아서 (저도 그랬음); (2)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런 생각도 약간은 있었음); (3) 자신의 사고의 흐름을 추적해보기 위해서 (요건 해당사항 없음)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런 초기의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더해서 (1) 정치적 감시자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나, (2) 대중의 의견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블로그질을 계속하게 된다. 즉, 자기 블로그를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어떤 사명감이 생겨서 돈이 안되도 블로그질을 계속한다는 것.

저자들에 따르면 블로그질을 하는 이유가 (A) 정보제공자나, 미디어에 대한 감시자의 역할이면 설사 블로거가 강한 당파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치인들에 대해 전체적인 면을 제시하지만, (B)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장이나, 이미 확립된 자신의 관점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해서 블로그질을 할 때는, 다른 의견도 때론 합리적이라는 것을 점점 인정하지 않게 된다고 함.

소개글은 요기.
논문(유료)은 요기.


ps. 오늘의 교훈: 너무 논쟁에 몰두하면 (B)로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임. 블로거, 네티즌 끼리 죽어라고 키배해봤자 남는 거 별로 없음. 정보제공이나 대안 언론 기능을 늘 염두에 두는 게 망가지지 않는 블로거가 되는 길.

pps. 내가 블로그질을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계속하는 이유: 마땅한 오락거리가 없어서.
Posted by sovidence
,
현재 한국의 실업률은 3.3%로 매우 낮다. 이는 물론 구직 단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비현실적이고, 공식 실업률에 구직 단념자, 18시간 미만 노동자를 모두 포함하면 사실상 백수 4백만명이라고 하는데, 이 통계는 공식실업률과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통계가 아니다. 의도적인 왜곡이 아니라 공식 실업률 통계가 가지는 한계다.

올해 실업자수가 100만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염려가 있었지만 92만명인가를 정점으로 그 이상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도 아마 구직 단념자의 증가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구직 단념자의 비율이 작년과 같다면 현재 실업자수는 얼마나 될까?

아주 거칠게 추정해서, 한국의 인구 증가 정도를 고려하면 실업률의 변동이 없을 시, 매년 약 12-13만개의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업률의 변동이 없다면 인구증가분 때문에 매년 약 5천명의 실업자수가 증가한다. 하지만 작년에 일자리수는 1만6천개 감소하였다. 약 12-14만명의 추가 실업자가 발생했다는 얘기.

공식 실업자가 88만9천명이라니, 구직 단념자의 증가가 없었다면, 현재의 실업자수는 약 100-102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Posted by sovidence
,
http://www.nytimes.com/2010/01/18/arts/18liberal.html

왜 미국 교수들의 정치적 성향은 친 민주당, 리버럴, 좌파적일까?

보수적인 논객들은 교수들이 자기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만을 뽑기 때문. 즉, 교수 채용 시 이념적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두 사회학자(Gross & Fosse)가 연구한 결과, 교수들이 좌파적인게 아니라, 좌파적인 사람이 교수가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파들은 교수보다는 다른 직업을 선호한다는 것.

직업 이미지의 스테레오 타입이 있고, 직업 선택 시 이 스테레오 타입과 개인의 성향의 친화성에 따라 강한 선택편향이 있다는 얘기.

남자가 간호사가 안되는 이유는 남성 차별 때문이라기 보다는 간호사는 여성의 직업이라는 이미지 때문. 경찰이나 군인이 보수적인 이유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경찰이나 군인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

그로스가 지적한 아이러니는 보수파에서 "교수들은 좌파적이다"라고 지적하고 이슈화할수록, 점점 좌파는 교수가 될려고 하고,우파는 교수직을 피해서 교수사회의 좌파성은 강화된다는 것.


Posted by sovidence
,
갤럽에서 직업별로 웰빙 정도를 측정해보니, 교직(초중고 교사 및 대학 교수 포괄)이 전반적인 만족도도 높고, 생활의 건강성, 감정적 측면, 의식주, 의료보험 등의 종합지수에서 1등.

http://www.gallup.com/poll/124778/Teachers-Score-Higher-Professionals.aspx#1

2등은 자본가! (Business owner)

3등 관리직

4등 전문직

.
.
.

꼴등은

생산직 노동자
Posted by sovidence
,
아바타 영화는 안봤지만 (무슨 영화는 본게있나 ㅠㅠ),

이 영화가 그렇게 유행한다고 하니, 예전에 봤던 논문 소개글이 하나 생각난다. 노스웨스턴의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했는데, 똑같은 아바타에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의 색깔만 바꿔서, 무작위로 응답자를 선정하여 질문을 했다. 처음에는 한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을 같이 하자는 요청을 하고, 이를 거부하면 훨씬 간단한 일을 같이 하자고 한다. 간단한 일은 다음과 같다.

"듀바 해변으로 이동해서 사진 한 장 찍으시겠어요?" ("Would you teleport to Duda Beach with me and let me take a screenshot of you?")

부담스러운 요청은 50군데서 사진찍자는 요구였다고 한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 간단한 일을 요청하면 그러겠다는 긍정적 응답률이 부담스러운 요청보다 높아진다.

그런데, 피부색깔이 하얀 아바타는 간단한 일을 요청했을 때, 긍정적 응답률이 20% 높아졌는데, 피부색깔이 검은 아바타는 단지 8%만 높아졌다.

똑같은 얼굴의 아바타랑 같이 사진 찍는 것도 피부색깔이 중요하다!


왼쪽 아바타랑은 사진 찍어도 오른쪽이랑은 노!
내 눈에 가운데 아바타가 가장 이뻐보이는 이유는?


보다 자세한 건: http://www.northwestern.edu/newscenter/stories/2008/09/virtualworld.html
그림소스는: http://www.racismreview.com/blog/2009/11/10/racism-in-virtual-worlds/

Posted by sovid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