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규제완화와 투자촉진 차원에서 꺼내든 영리의료법인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대표적인 보수우파 인사가 좌파와 비슷한 주장을 펴는 이유가 뭔가.


“여기 와서 직접 살펴보니 대한민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은 세계 일류 수준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삼성의료원이나 서울대학병원 같은 최고 병원을 별다른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스웨덴에 가서 그곳의 한국 의사들과 조찬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심지어 자신들조차 동료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4~6개월 기다리는 것은 예사라고 했다. 치과는 도저히 안돼 한국에 와서 진료 받는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도 오바마정부가 국가적 재앙으로 떠오른 의료보험 시스템을 영국이나 한국 같은 단일보험 시스템으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지 않나. 단일보험에 대해 워낙 반대가 극심해 공보험을 만들어 사보험과 경쟁시키려 하지만 이것도 공화당과 보험업자들의 반대 등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요컨대 시장에 맡겼다가 실패한 시스템을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영리의료법인 도입이 병원의 대형화를 유도해 질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 건보 시스템 훼손과는 상관없다는 주장도 많다.


“영리의료법인을 제한 없이 허용한다면 지금의 건강보험시스템은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 뻔하다. 대형 보험회사들이 앞다퉈 영리의료법인을 설립해 엄청난 연봉을 주며 인기 의사들을 데려갈 것이고 환자가 몰리면 일본처럼 간호원 7~9명이 따라붙는 초특급 병실을 만들어 무한 영리추구 경쟁을 벌일 것이다. 그러면 사회는 결정적으로 양극화될 수밖에 없다.


모든 의료기관이 건보 시스템의 적용을 받도록 한 당연지정제는 무너지고 건보 시스템은 별 볼일 없는 비영리병원하고만 계약하는 초라한 존재가 될 것이다...”


주간 조선 기사.

이게 도대체 내가 알던 그 정형근이가 한 발언이 맞나? 장성민 전의원과의 라디오 인터뷰 후 장 전 의원이 "정형근이가 살아남기 위해 무섭다... 무서워"라고 얘기했는데, 정형근이 정말 무섭게 변했다. 정형근 부임 이후에 건강보험공에서 별 말이 없어서 죽은 듯이 지내나 했더니 이렇게 변했네. 이 정도 인식이면 같이 토론하면서 일할 만 하겠다.

그래 인정한다. 한국의 의료보험은 진보개혁세력의 투쟁이 아닌 보수 우파의 시혜로 이룬 복지라는걸. 이거, 니네들의 훌륭한 성과 맞으니까 쭈~욱 잘 지켜라.

추가로,

현재 미국에서는 1% 상위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 전국민 의료보험을 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시벨리우스 보건 장관이 전재희 장관에게 한국의 의료보험을 한 수 가르쳐달라는 기사도 얼마 전 나왔다.

이에 대해 클린턴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라이시의 칼럼이 읽을 만하다. 1% 부자에게 추가 과세해서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자는 제안을 라이시는 "담대하고", "공정한" 아이디어라고 칭찬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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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just wanted you to know that this assignment got me out of a traffic ticket this morning.

La Cienega was shutdown to due an accident and I was trapped. So, I made a u-turn which included driving over a curbed median. A motorcycle cop pulled me over and gave me a lecture about how this isn't Texas (I have texas plates) and "cowboy driving" is not acceptable....whatever that means. So I told him that I had to get to campus for the mid- term and I had a limited amount of time to complete the homework assignment. I pulled out assignment #3 to make my story credible and he took it with him when he went back to his motorcycle.

When he came back he told me that it seemed like the assignment was going to be enough punishment and he let me go.

"숙제만으로도 충분한 처벌이 된 것 같다." ㅋㅋㅋ

USC의 부동산개발학 석사과정의 얘기랍니다.

별 관계없는 얘기지만, USC는 캘리의 어려운 경제 때문에 경쟁하는 주립대들이 찌그러져서 오히려 학생수급이나 교수 채용에서 유리할지 아니면 망가지는 캘리 경제의 어려움에 같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재작년인가 교수 채용하면서 자기네는 하버드를 경쟁상대로 삼고있다는 식으로 멘트를 날려서 약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죠. 하긴 예전에 김태희나오는 하버드 학생들 드라마 찍을 때 USC에서 찍기는 했습니다만.

캘리주립대는 해고는 물론이고, 10개 캠퍼스 중에 하나를 문닫는 것도 논의중이라는군요.

소스는 http://real-estate-and-urban.blogspot.com/2009/07/rigors-of-usc-masters-in-real-estate.html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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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분들과 달리 부가세 인상에도 죄악세 인상에도 동의한다는 입장이고, 이 거 하면 명박통을 훨씬 덜 미워하겠다고까지 했는데, 결국은 말을 안듣는군요.

죄악세 인상 인한다는 연합뉴스 기사

노대통령이 예전에 국가를 위해 자기 지지기반을 돌보지 않았던 모범 사례로 캐나다의 멀루니를 든 적이 있죠. 멀루니가 도입한 세금이 연방부가세입니다. 부가세를 늘리는 것 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말만 그렇게 하고, 정치적 신뢰만 잃었지만요... 

어쨌든 우리나라도 OECD 평균 따라갈려면 부가세를 지금의 거의 두 배쯤 더 걷어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하면 특히 자영업자들로 부터 외면받고 정권을 잃게될 가능성이 크겠죠.

하지만 영세자영업자의 몰락은 어떤 면에서는 중과부적인 일입니다. 용산참사처럼 밀어붙이지 않아도 영세자영업자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자영업자의 비율은 줄이고, 이들에게 괜찮은 임노동직을 제공하는게 저는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임노동직은 창출하지도 못하면서 밀어붙여서 목숨만 앗아가는 법질서 확립 말고요.

제3세계는 non-standard employment라고 얘기되는 비정규직보다, informal worker라고 얘기되는 비공식 부문 노동자 문제가 더 큽니다. 우리나라는 비공식 부문 문제가 거의 없지만, 대신 자영업자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인구의 30%가 자영업자라고 마치 우리나라는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것처럼 사탕발림으로 얘기하지만, 이거 사실 골치거리죠. 안정적 수입보장이 안되는 계층이 많아서 위기시에 무척 위태롭거든요.

명박통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원한다면, 세금을 올리고, 사회서비스업을 늘려서, 자영업으로 갈 인력이 사회서비스업의 임노동직에 흡수되도록 하는게 좋다고 생각되는군요. 시장통가서 세상 좋아졌다고 산지 직거래 드립을 칠게 아니고요.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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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게임의 맥아리 없는 시구로 인기 좀 깎아묵었겠다.

잠바 안, 청바지 속에 두툼한 방탄복 입은 거 너무 티난다. 이 더운 여름에.

경호팀에게 대규모 스테디움에서의 시구는 악몽과도 같다더니만.

한국 대통령들은 시구하면서 방탄복을 입었던 것 같지는 않다. 총이 없으니 대통령 시구도 가벼운 차림으로 할 수 있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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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이 예상보다 빨리 낙마하고, 청와대 민정수석도 재빨리 사퇴하는 걸 볼 때, 비하인드 스토리가 뭐가 되었든 명박정부가 이전보다 여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한나라당의 반응도 신속하게 청와대에 전달된 것 같고, 여의도연구소의 민심동향 체크도 순발력있게 보고되었다. 국정쇄신까지는 아니지만, 일하는 스타일에 (일시적인 변화일지라도) 변화가 있는 건 확실하다.

작년 촛불시위는 명박정부로 하여금 공권력에 기대는 공안정부가 되게 만들었는데, 올해 노전대통령의 서거 정국은 명박정부로 하여금 여론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연대 가능성이겠지. 대안 정치 세력이 없을 때는 자기 멋대로 할 수 있지만, 대안 정치 세력이 나오면 선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대안 세력 없이 개별적인 분노의 폭발일 때는 공안으로 억누를 수 있지만, 대안이 생기는 순간부터 일이 좀 복잡해진다.

이런 것도 견제라면 견제다. 천성관을 두고 버티는 명박통보다는 냉큼 짜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외치는 명박통이 그래도 남은 3년반 동안의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서 나으니까.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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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다

기타 2009. 7. 15. 09:01
조선일보 기사

박기성 원장은 객관적 데이타 분석이 좌파 해방구로 보이나?

내가 읽은 노동연구원 발행 논문은 노동법 관련 논문 외에 모든 분석이 통계 분석이었다. 비정규직이 50%가 넘는다는 주장이 득세할 때, 그렇지 않다고 논리와 자료로 반박했던 기관이 노동연구원이다.

노동연구소에서 90년대 말에 시작한 한국노동패널은 한국에서 전무하다 싶이 했던 패널자료구축의 시초다. 연구를 위한 통계자료 구축의 한 획을 그엇다고 할 수 있다. 노동패널 이후에 국책연구기관마다 패널자료 구축에 나섰다.

명박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이 도대체 왜 이 모양이냐. 연구소장의 임무가 연구 촉진이 아니고 "좌파적출"이라는 완장질이니.

환율은 때에 따라 600원으로 계산하고, 해외 순방 성과는 15억불쯤으로 대충 짐작해서 발표해야 명박정부의 학자적 양심에 따르는거냐.




쿠키뉴스: "박원장은 특정 이념을 대표하는 외부 학자를 연구과제에 참여시킬 것을 강요하고, 연구진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연구원에서 집필하지 않은 보고서를 연구원 것인양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매일노동뉴스: 박원장, “상황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그에 맞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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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변화를 20세기 산업 구성의 최대 변화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조업은 20세기 초반에도 선진국에서는 이미 25% 정도에 달했다. 현재의 제조업의 비중은 선진국에서 20세기초에 제조업이 차지했던 비중이 비슷하다. 제조업 비중은 1960-70년대에 약 35%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그 다음에 줄어드는 탈산업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변화는 농업의 감소와 서비스업의 증가다. 농업이나 서비스업의 변화에 비해서 제조업의 비중은 20세기 전반에 걸쳐서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탈산업화와 더불어 나타난 서비스산업의 증가를 마치 새로운 현상처럼 얘기하지만, 서비스업은 20세기를 통틀어 꾸준히 늘어났다.

여기서 의문은 BRICS를 비록한 제3세계의 발전과 더불어 선진국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더 줄어들 것인가 여부. 참여정부시절에 그럴거라고 생각하고,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얘기들을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정말 그럴까 의문이다. 제조업을 지키겠다는 전략이었다면 대기업 노조의 투쟁도 덜 전투적이었을거다. 자기 밥그릇만 챙길려는 경향도 좀 덜해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도 조금은 더 쉬웠을거고.


위 그래프는 Feinstein (1999)에서 캡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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